'이스라엘 보복 계획' 이란도 가자 휴전협상 물밑 개입
이종훈 기자 2024. 8. 19. 17:00
▲ 알리 바게리-카니 이란 외무장관 대행
중동 지역 확전을 막기 위한 가자 전쟁 휴전 협상에 이란이 다각도로 개입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18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이란이 이번 휴전 협상 기간 중재 당사국과 여러 차례 접촉해 왔다고 밝혔습니다.
ISW에 따르면 알리 바게리 이란 외무장관 대행은 15일과 16일 이틀에 걸쳐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 겸 외교부 장관과 전화 통화를 했습니다.
온라인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알사니 총리는 바게리 장관 대행과 통화에서 휴전 협상 진행 상황을 전하고, 이란이 협상 타결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방해할 수 있는 어떤 조치도 하지 않도록 촉구했습니다.
바게리 장관 대행은 또 17일에는 바드르 압델라티 이집트 외무장관과도 통화를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란은 이번 휴전 협상에 직접적인 중재 당사국이 아닙니다.
카타르 도하에서 15∼16일 열린 회담에도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중재국들과 물밑 접촉을 통해 진행 상황을 민감하게 파악하고 있는 것은 협상 타결 여부가 이란으로서도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가자지구 휴전은 하마스 정치지도자 하니예가 지난달 31일 테헤란에서 암살된 이후 이란이 공언해 온 대이스라엘 보복을 억제하거나 그 수위를 완화할 열쇠로 여겨집니다.
이란 고위 당국자들은 최근 가자지구 휴전 협상에서 합의가 도출될 경우에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의 직접적 보복이 자제될 수 있다는 입장을 피력했습니다.
이란으로서는 하니예 암살을 그냥 넘기기 어렵지만, 이스라엘을 겨냥한 군사행동은 이스라엘의 추가 반격으로 이어지며 중동 전체를 더 큰 전쟁으로 몰아넣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부담스러운 선택지입니다.
특히 서방의 오랜 제재로 경제 상황이 극도로 악화한 상황에서 전면전이 벌어질 경우 이란에 최악의 상황이 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이란은 당장 보복에 나설 것처럼 위협하면서도 가자지구 휴전 협상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취하며 출구전략을 위한 명분을 찾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처럼 이번 휴전 협상 결과가 확전을 가를 중대한 문제가 된 만큼 이란도 중재국과 접촉을 통해 막후에서 논의에 개입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익명의 미국 당국자는 악시오스에 "이란은 카타르에 가자지구의 휴전과 역내 긴장 완화를 원한다고 주장했다"며 "이제 직접 행동으로 보여줄 때"라고 말했습니다.
휴전 협상은 하마스의 중재안 거부로 당장은 교착상태에 빠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미국은 불씨를 살리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이날 이스라엘을 찾아 확전을 막기 위한 외교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19일에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 등 이스라엘 측 주요 인사들과 만나고 20일에는 이집트를 찾을 예정입니다.
오는 21일에는 이집트 카이로에서 후속 협상이 재개될 전망입니다.
(사진=AP, 연합뉴스)
이종훈 기자 whybe0419@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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