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한동훈·이재명 첫 회담, 민생 앞에서 조건 달아선 안돼

연합뉴스 2024. 8. 19.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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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9일 이른 시일 내에 만나기로 했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제3자 추천안'에 대해 수용 의사를 밝힌 데 대해 "제보 공작까지도 수사 대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하더니 이날엔 민주당이 위헌성이 훨씬 강한 법안을 내놓고 다른 한편으론 대법원장 추천 특검을 받는다고 한다며 진의를 따졌다.

야당에 타협안을 던져놓고 이제와서 이런저런 조건을 다는 것은 한 대표가 누누이 강조하는 국민 눈높이에도 맞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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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제105주년 3.1절 기념식에서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9일 이른 시일 내에 만나기로 했다. 두 사람은 의제에 구애받지 않고 마음을 터놓고 대화하겠다고도 했다. 민주당의 쟁점 법안 강행 처리에 국민의힘이 대통령 거부권 행사로 맞서는 대결 정국에 돌파구가 열릴지 관심을 모은다. 이미 양당은 이견이 적은 민생 법안에 대해선 정쟁과 연계하지 않고 오는 28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여야는 비쟁점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내는 것은 물론 국가의 미래가 걸린 법안에 대해 하루속히 대화와 협상을 틀을 갖출 필요가 있다. 연금 개혁이 특히 시급하다. 때마침 정부가 젊은 층은 보험료를 덜 내고 장년층은 더 내도록 하는 내용의 정부안을 최종 검토를 거쳐 조만간 제시할 예정이라고 한다. 여야는 이해관계가 중첩된 연금 개혁의 민감성을 감안해 국회 내 특위 구성에 즉각 나서야 한다. AI(인공지능) 및 반도체 산업 진흥에 필수적인 국가전력망확충법과 고준위(방폐장) 특별법 처리도 더는 늦춰선 안 된다. 산적한 현안 처리의 열쇠는 민주당이 쥐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취임 후 첫 최고위에서 "정치의 목적은 뭐니 뭐니 해도 먹고사는 문제, 즉 먹사니즘"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의 '먹사니즘'이 허울뿐인 구호가 아니라면 당장이라도 실천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 조건 없이 여야정 협의체에 참여하는 방안부터 적극 검토하길 바란다.

여야 간 큰 틀의 합의가 이뤄지려면 우선 내부 의견부터 정리해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한 대표는 전당대회에서 '채상병특검법'의 타협안으로 '제3자의 특별검사 추천안'을 제시했다가 대표가 되자 어정쩡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제3자 추천안'에 대해 수용 의사를 밝힌 데 대해 "제보 공작까지도 수사 대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하더니 이날엔 민주당이 위헌성이 훨씬 강한 법안을 내놓고 다른 한편으론 대법원장 추천 특검을 받는다고 한다며 진의를 따졌다. 야당에 타협안을 던져놓고 이제와서 이런저런 조건을 다는 것은 한 대표가 누누이 강조하는 국민 눈높이에도 맞지 않는다. 민생 회복의 첫 과제로 '전국민 25만원씩 지급'을 내세운 이 대표의 태도도 민생 협치의 진정성을 의심케 한다. 야당은 여당의 극력 반대에도 '25만원 지급법'을 국회에서 단독 처리했으나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에 따라 국회 재의결을 앞두고 있다. 재의결 정족수(과반 출석에 3분의 2 찬성) 미달로 폐기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굳이 대표회담 의제로 제시한 것은 상황을 원만히 풀려는 자세라고 보기 어렵다.

여야는 총선 후 첫 전당대회를 계기로 각각 '한동훈 친정체제'와 '이재명 일극체제'로 거듭났다. 차기 대선 출마를 노린 무리수가 성공으로 이어졌지만, 팬덤 정치의 결과물이란 점에서 중도 이반의 위험성은 더 커졌다고 볼 수 있다. 대표회담은 두 사람의 순항 여부를 가를 첫 시험대다. 이전의 퇴행을 되풀이한다면 국민의 눈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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