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밸류체인 리더십에 역량 총결집"…머리 맞댄 SK 수뇌부(종합)
SKT "AI로 돈 버는 BM 추진"…SK하이닉스 "M7 다 찾아와 커스텀 요청"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SK그룹 멤버사 역량을 총결집해 AI 밸류체인 리더십을 강화해야 한다."
최태원 SK 회장과 최재원 SK수석부회장,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 SK그룹 수뇌부가 19일 지식경영 플랫폼 '이천포럼'에 총출동해 인공지능(AI) 생태계 확장과 고유 경영체계인 SKMS 정신 내재화 방안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SK그룹은 이날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SK 이천포럼 2024'를 개최했다. 이천포럼은 6월 경영전략회의(옛 확대경영회의), 10월 CEO세미나와 함께 SK그룹의 핵심 연례행사다. 올해는 AI와 SKMS를 주제로 21일까지 사흘간 진행된다.
포럼 첫날인 이날은 최태원 회장을 비롯해 최태원 수석부회장, 최창원 의장,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유영상 SK텔레콤 사장, 추형욱 SK E&S 사장, 이석희 SK온 사장 등 그룹 주요 계열사 경영진이 대거 참석했다.
'현대 AI의 아버지'로 불리는 위르겐 슈미트후버 사우디아라비아 공립공과대(KAUST) 교수, 잭 카스 전 오픈AI GMT 임원이 강연 및 토론 패널로 참석했으며, 국내 유망 AI 스타트업 연합인 'K-AI 얼라이언스'(K-AI Alliance) 소속 기업 대표들도 자리했다.
AI는 SK그룹이 반도체·배터리·바이오와 함께 미래 먹거리로 삼은 분야다. 최 회장은 지난 6월 출장길에 올라 오픈AI·MS·아마존·인텔 등 미국 빅테크 경영자들과 연쇄 회동한 뒤 "지금 미국에선 AI 말고는 할 얘기가 없다고 할 정도로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며 AI 밸류체인 리더십 강화를 주문한 바 있다.
지난 5일 SK하이닉스 본사인 이천캠퍼스를 찾은 자리에선 "AI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고 위기에서 기회를 포착한 기업만이 살아남아 기술을 선도할 수 있다"며 "차세대 제품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거듭 AI 경쟁력 강화를 강조했다.
이날 포럼에선 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AI 전략이 소개됐다.
SK수펙스추구협의회 ICT위원장을 겸하고 있는 유영상 SK텔레콤(017670) 대표이사 사장은 전 세계적인 'AI 열풍'을 19세기 미국 골드러시에 빗대면서 "SK그룹은 멤버사가 보유한 역량을 총결집하고 AI 서비스부터 AI 인프라까지 AI 밸류체인 리더십을 강화해 AI로 인한 변화의 기회를 빠른 속도로 잡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SK그룹은 글로벌 AI 시장 규모가 지난해 1500억 달러(약 200조 원) 수준에서 2030년 1조3000억 달러(약 1800조 원)로 10배 가까이 급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SK하이닉스는 2028년까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AI 분야에 82조 원을,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는 AI 데이터센터 사업에 2028년까지 3조4000억 원을 투입한다.
유 사장은 SK텔레콤의 핵심 전략인 'AI 피라미드'와 관련해 "지금 당장 돈 벌 수 있는 영역은 AI 데이터센터로, AI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세에 맞춰 기존 콜로케이션 BM(사업모델)으로 확장할 것"이라며 "AI 데이터센터를 더 싸고 효율적으로 구축할 수 있게 해주는 컴퓨팅 소프트웨어, 에너지 솔루션을 제공하고 돈을 버는 BM을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이석희 SK온 대표이사 사장은 이날 포럼이 시작되기 전 취재진과 만나 "AI 기술을 어떻게 (배터리에) 접목할까 고민하고 공부하려고 왔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연내 흑자전환 목표에 대해선 "지금 여러 가지 오퍼레이션 임프루브먼트(Operation improvement·공정 향상)를 내부에서 열심히 하고 있다"고 했다.
HMB 시장 1위인 SK하이닉스(000660)는 미국 빅테크들과의 추가 협력 가능성을 시사했다. 궁극적으론 HBM의 메모리 용량을 현재보다 20~30배 높이고, 전력 소모량은 20~30분의 1 수준으로 줄인 '차세대 HBM' 제품 개발을 목표로 제시했다.
류성수 SK하이닉스 HBM 비즈니스 담당 부사장은 "M7(애플·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아마존·테슬라·엔비디아·메타)에서 모두 찾아와 HBM 커스텀을 해달라는 요청이 나오고 있다"며 "주말에도 M7 업체와 콜을 진행하며 쉬지 않고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HBM은 과거 '커머디티'(범용 제품) 성격이 강했지만, 오늘날엔 '커스텀'(맞춤형)으로 수요 추세가 변화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상반기 5세대 HBM(HBM3E) 제품 양산을 시작했으며 내년에 6세대 HBM(HBM4)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HBM4부터는 고객사 맞춤형 제품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류 부사장은 향후 시장 전망에 대해 "AI 마켓 자체도 크게는 분할화(segmentation)할 것으로 본다"며 "HBM보다 20~30배 높은 성능, 20~30배 저전력을 달성할 수 있는 차별화한 제품으로 (사업을) 전개하는 방향으로 가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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