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이천포럼'에 모인 CEO들…"AI 리더십에 그룹 역량 총결집"
SK그룹이 AI(인공지능) 밸류체인 리더십 확보를 위해 전 그룹 차원의 역량을 모으기로 했다. AI 역량 강화를 통해 미래 시장에 대응하면서, 동시에 SKMS(SK 경영관리체계)를 바탕으로 내실을 다지는 게 목표다.
SK그룹은 19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2024 이천포럼'을 개최했다. 포럼은 오는 21일까지 사흘동안 진행된다. 이천포럼은 6월 경영전략회의, 10월 CEO세미나와 함께 SK그룹의 3대 연례행사로 손꼽힌다. 이날 개막식에는 최태원 회장을 비롯해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의장, 최재원 수석부회장,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 유영상 SK텔레콤 사장,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이석희 SK온 사장 등 그룹 주요 인사들이 총 출동했다.
첫 날에는 AI 분야에 대해 집중적인 논의가 이뤄졌다. 주요 의제는 △AI생태계 확장 과정에서 성공적 가치 창출 방안 모색 △AI기반 DT(디지털 전환) 촉진을 위한 변화관리 체계 △AI 시대, 구성원들의 일하는 방식 혁신 등으로 선정됐다. 다음날에는 SK그룹 고유 경영 철학인 SKMS의 실천력 제고를 위한 구성원 토의 세션이, 21일에는 최 회장의 클로징 스피치가 예정돼 있다. SK 관계자는 "급변하는 AI 시장 등 한치 앞을 전망하기 어려운 경영 파고를 넘기 위해서는 SKMS 정신 내재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SK그룹은 지난 경영전략회의 이후 AI를 일관되게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SK하이닉스는 AI 역량 강화를 위해 향후 5년간 103조원의 투자를 단행하겠다고 예고했다. 최 회장도 지난 경영전략회의에서 "미국에서는 'AI' 말고는 할 얘기가 없다고 할 정도로 AI 관련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며 임직원에 변화를 당부했다. 이같은 흐름은 이천포럼을 거쳐 CEO세미나 등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실제 SK그룹은 내년 1월 예정된 CES에서도 AI와 반도체를 전면에 배치할 계획을 갖고 있다.
이날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은 "AI 골드러시 상황에서 SK그룹은 멤버사가 보유한 역량을 총결집하겠다"며 "AI 서비스부터 인프라까지, 밸류체인 리더십을 강화해서 AI로 인한 변화의 기회를 빠른 속도로 잡아내겠다"고 밝혔다. 또 "AI 밸류체인은 AI 칩, AI 인프라, AI 서비스로 이어지고 있다"며 "AI 칩 분야는 이미 SK하이닉스가 HBM을 필두로 승기를 잡고 있는데, 향후 5년간 82조원 이상을 투자해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유 사장은 "AI 인프라 분야에서는 AI 데이터센터 시장에 과감히 투자해 리딩 컴퍼니(선도 기업)로 올라설 것"이라며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AI에 접근할 수 있는 슈퍼 하이웨이를 조성하고 그 위에 AI 생태계를 꽃피울 수 있다면 대한민국이 AI G3(주요 3개국)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힘을 줬다. "정부도 한국형 IRA(인플레이션감축법)라든지, 투자 세액공제 같은 부분들을 지원을 해 준다면 빠른 시간 내에 세계에서 가장 AI 인프라가 발달된 나라가 될 수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밖에 △'현대 인공지능의 아버지'로 불리는 위르겐 슈미트후버 사우디 왕립 과학기술대(KAUST) 교수 △잭 카스 전 Open AI GTM 담당 임원 △윤풍영 SK㈜ C&C 사장 △짐 스나베 지멘스 이사회 의장 등이 AI 관련 세션에 참석했다. AI 시대에 맞춰 구성원의 일하는 방식을 어떻게 혁신할지에 대한 논의 역시 이뤄졌다.
한편 그룹의 배터리 사업을 책임지는 SK온의 이석희 사장은 이날 포럼에 참석하며 최근 전기차 화재 문제와 관련해 "하반기에 잘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하반기 중 흑자전환 가능성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OI(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내부에서 열심히하고 있다"고 답했다.
김도균 기자 dkkim@mt.co.kr 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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