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한국 편에"…트럼프와 차별화 내세운 민주당 정강 공개

윤세미 기자 2024. 8. 19.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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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의 정책 방향을 보여주는 강령이 공개됐다. 동맹국을 중시하는 외교 방침과 기후변화 대책, 부유층 증세 등 공화당과 차이를 분명히 한 점이 눈에 띈다. 한국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AFPBBNews=뉴스1

민주당은 전당대회 하루 전인 18일(현지시간) 웹사이트를 통해 2024년 민주당 정강을 공개하며 경제, 이민, 외교, 안보 등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이룬 업적을 강조하고 향후 4년 동안 민주당이 추구할 비전을 제시했다. 이번 강령은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직을 사퇴하기 닷새 전인 지난달 16일 초안이 통과됐다.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을 염두에 두고 작성된 만큼 "바이든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 같은 표현이 수십 차례 등장한다.

강령은 전당대회 첫째날인 19일 투표로 채택될 예정인데, NBC는 "의례적인 절차에 불과하다"며 "해리스 부통령과 입장이 다를 수 있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후보 변경에 따른 새 정책을 반영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CNN은 "민주당이 정강을 둘러싼 분열을 노출하고 싶지 않았을 것"이라며 "해리스가 모든 정책을 지지할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전했다.

총 92쪽 분량의 강령에선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이름이 150차례나 언급됐다. 강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비전은 "복수와 보복"이라며 트럼프가 개인의 자유를 빼앗고, 부자와 권력자를 우대하고, 민주주의를 약화하고, 정치적 폭력을 부추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공약과의 차이를 선명히 했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AFPBBNews=뉴스1

정강은 외교적으로 "동맹과 함께 민주주의 국가를 지지하고 권위주의 국가에 대항한다"며 "미국이 세계 무대를 계속 이끌어나갈 수 있도록 안보와 미래에 투자한다"고 적시했다. 아울러 "바이든 대통령은 절대 동맹에 등을 돌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과 관련해선 "트럼프 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에게 아첨하고 러브레터를 주고받은" 것과 달리 바이든 대통령은 북한의 위협에 맞서 한국, 일본과 관계를 강화해왔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언급했다. 강령은 "트럼프는 우리의 소중한 동맹인 한국에 무역 분쟁을 이유로 주한미군 철수를 직접 위협했다"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북한의 불법적인 미사일 능력 증강을 포함한 북한의 도발에 맞서 우리의 동맹국, 특히 한국 편에 서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에 대해선 "중대한 전략적 경쟁국"으로 명시하고 "미국 주도의 국제 질서를 근본적으로 재편하려는 의도와 이를 위한 군사적, 경제적, 외교적, 기술적 역량을 갖춘 유일한 국가"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국내 및 동맹국에서 미국의 힘을 기르는 데 투자"하고 중국과 디리스킹을 추구하며 "중국이 미국의 개방성을 이용하여 미국과 우리의 동맹국 및 우리의 이익에 반해 미국 기술을 사용하는 것을 경계할 것"이라고 했다.

강령은 경제 문제에 대해 "트럼프는 위에서 아래로 부가 향하는 정책을 추진하며 인프라와 교육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일자리와 돈을 해외로 보내는 대기업에 보상을 제공했다"며 트럼프 집권 당시 정책을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은 부가 밑에서 위로 올라가도록 하는 정책을 추진했다"며 부가 아닌 노동에 보상하며 앞으로도 중산층과 노동자를 지원하고 혜택을 제공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억만장자에겐 최소 25% 소득세를 물리는 등 부자 증세도 약속했다. 다만 이번 강령엔 지난주 해리스 부통령이 밝힌 경제 정책인 식품회사들의 가격 폭리 제재 연방법 추진 등의 내용은 담기지 않았다.

그 밖에도 기후변화 대책에선 청정에너지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이민 정책에선 합법 이민자를 환영하되 국경 안전은 확보하겠다고 했다. 또한 낙태권 보장, 총기 소유자의 신원 확인 강화 등도 약속했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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