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車시장 둔화 우려에도…현대차그룹 올해 '21조 투자' 정공법
기존 계획보다 13.1%↑…현대차 2.5조원 늘려
HMGMA 건설, 포티투닷 추가 출자 등 영향
상반기 집행률 42.7%…2026년까지 68조 투자
[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를 비롯한 수요 둔화 악재 우려 속에서도 당초 예정했던 투자를 실행하며 ‘퍼스트 무버’(선도자)로서의 입지를 강화한다. 올 한해에만 현대차를 중심으로 한 계열사 신사업,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공장 등에 21조원 넘게 투자해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서 리더십을 굳건히 한다는 의지다. 최근 글로벌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신차 출시 일정과 투자를 늦추는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구체적으로 현대차 공장 신증설(3조5836억원)과 보완투자(2조1553억원) 부문 계획이 기존보다 1조3745억원, 5678억원씩 늘었다. 그룹 관계자는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 ) 등 공장을 짓는 과정에서 추가로 투자금액이 늘어난 영향”이라고 했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3분기 미국 전기차 전용 신공장 HMGMA 완공을 앞두고 있다.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에 연간 30만대 생산 규모로 지어지는 HMGMA는 올해 10월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이브리드차(HEV) 모델 생산 시설까지 갖추고 시장을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전략투자 부문 계획도 기존보다 약 7000억원 늘어난 2조5306억원으로 높여 잡았다.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투자를 위해 계열사인 포티투닷(42dot)에 추가 출자를 단행한 것 등이 영향을 미쳤다. 현대차와 기아는 포티투닷 인수 이후 약 1조원의 추가 투자 후속 조치로 지난 6월 2535억원을 출자하기로 한 바 있다.
현대차그룹의 투자 확대는 이례적이다. GM은 지난달 23일 실적발표에서 미시간주 조립공장의 전기 픽업트럭 생산 일정을 2026년 중반으로 연기하기로 했다. 지난해 10월 올해 말로 예정했던 생산 일정을 2025년 말로 미룬 데 이어 추가로 6개월 더 늦춘 것이다. 더 나아가 2025년까지 세계 전기차 생산량 100만대 달성 목표도 재검토하기로 했다.
포드도 대형 전기차 개발 계획을 재검토하는 한편 향후 전기차 투자를 소형차 위주로 재편한다. 대형 전기차의 경우 중국 기업을 포함한 새로운 사업 파트너를 물색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캐나다 온타리오주 공장에 계획했던 전기차 대형 다목적 스포츠유틸리티(SUV) 차량 생산 투자를 보류하고, 같은 공장에 휘발유 픽업트럭 생산 시설을 갖추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전기차 수요가 주춤한 건 사실”이라면서 “현대차그룹은 중저가 대중화 전기차 모델로 수요를 회복하고 전기차 시장 개화기 전까지 하이브리드를 출시해 시장 둔화를 타개하겠다는 정공법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올해 상반기까지 투자액 집행상황을 살펴보면 현대차는 15조146억원 중 총 6조8951억원의 투자를 단행했다. 기아는 1조2157억원, 현대모비스가 1조839억원의 투자를 집행해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 상반기 투자 집행률은 42.7%를 기록했다. 이외에도 기아는 올해 연구개발(R&D) 투자에 상반기 매출액의 2.6%인 1조3744억원을, 현대모비스는 2.74%인 7828억원을 집행했다. 현대차도 1조8591억원 투자를 단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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