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난 속 영국 대학, 신입생 유치 경쟁 나서
“올해 영국 대학 40%가 재정적자” 관측도
재정 위기에 직면한 영국 대학이 늘어나면서 “대학의 황금기는 끝났다”는 경고가 나온다고 영국 매체 더타임스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대입을 앞둔 영국 학생들이 치르는 과목별 시험인 ‘A레벨‘ 성적이 지난주 발표된 가운데 영국의 일부 대학들은 노트북 컴퓨터나 체육시설 이용권, 심지어 기숙사 1년 무료 거주 조건 등을 내세워 신입생 유치 경쟁에 나섰다.
영국 대학은 재정의 절반가량을 등록금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정한 등록금 상한선은 10년 넘게 사실상 동결 상태다. 영국 정부는 매년 전국 대학에 같은 등록금 상한선을 정하고 있다. 이 등록금 상한선은 2011년 3290파운드에서 9000파운드(약 1559만원)로 오른 뒤 6년간 동결됐다. 2017년 9250파운드(약 1602만원)로 소폭 오른 금액이 유지되고 있다.
반면 대학이 부담해야 할 비용은 크게 늘었다. 더타임스는 “에너지 요금, 인플레이션, 강사들의 파업으로 피해를 본 학생들에 대한 보상금 등으로 대학 측이 부담할 비용이 급등했다”고 했다. 이 때문에 대학 측이 영국 국적 대학생 1명 당 3000파운드(약 519만원) 이상의 손해를 보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그간 영국 대학들은 재정 수입을 늘리기 위해 중국, 인도, 나이지리아 등의 유학생들을 대폭 받아들였다. 연간 3만8000파운드(약 6584만원)의 등록금을 내는 유학생들은 대학 재정에 큰 도움이 됐다.
그러나 최근 비자 제한 강화로 유학생 비자 신청이 급감했다. 학생 비자 신청은 올해 들어 33% 감소했는데 그중 동반 가족 비자 신청은 81% 줄었다. 올해 1월부터 대학원 연구 과정·정부 지원 과정을 제외한 유학생의 가족 동반이 금지됐고, 3월부터는 돌봄 노동자의 가족 동반 비자 발급이 폐지됐다.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대학 감독기구인 학생처(OFS)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해 영국 대학 40%가 재정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옥스퍼드브룩스대학교의 글렌 오하라 교수는 “몇몇 대학들은 이미 한계점에 도달했다”라면서 “학생처와 교육부의 중재하에 일부 대학이 합병될 수도 있다”고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밝혔다.
영국 대학의 재정적 위기가 높아지면서 정부가 개입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더타임스는 “대학의 황금기는 끝났다”면서 “대학들의 재정적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등록금 인상, 대학 간 합병, 파산을 막기 위한 정부 개입 등 모든 옵션이 고려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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