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자민 총재選 후보군만 11명…'추천인 쟁탈전' 전망
"출마 포기자는 누구 지지?…선거 구도 바꿀수도"
[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일본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를 약 한 달 앞두고 '포스트 기시다' 후보군들이 출마 표명을 위해 막판 조율을 하고 있다. 파벌 없이 치러지는 첫 선거인만큼 입후보 의욕을 보인 후보군만 11명에 달한다. 후보들 간 '추천인 20명' 쟁탈전을 벌일 전망이다.
19일 아사히신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 현지 언론이 정리한 데 따르면 총재 선거 입후보에 의욕을 나타낸 후보는 11명이다.
후보군은 ▲고노 다로(河野太郎·61) 디지털상 ▲고바야시 다카유키(小林鷹之·49) 전 경제안보상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63) 관방장관 ▲이시바 시게루(石破茂·67)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68) 전 관방장관 ▲가미카와 요코(上川陽子·71) 외무상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63) 경제안보상 ▲노다 세이코(野田聖子·63) 전 총무상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68)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43) 전 환경상 ▲사이토 겐(齋藤健·65) 경제산업상 등이다.
이들 가운데 고바야시 전 경제안보상이 19일 오후 2시 기자회견을 열어 첫 출마 표명을 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그가 "조기에 입후보를 표명해 언론 노출을 늘려 과제인 지명도 부족을 보완"할 목적이 있다고 분석했다. 총재 선거 출마를 위해서는 당 소속 추천인 20명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날 사이토 경제산업상도 기자들에게 "나에게 기대하고 있는 목소리가 계속돼 멈추지 않고 있기 때문에 확실히 받아들이겠다"며 출마에 대한 의욕을 강하게 드러냈다.
해산이 결정된 기시다파 출신 가미카와 외무상도 이날 인도로 출국하기 전 기자들에게 "지난주 말에 기시다 총리에게 결의를 전달했으며 입후보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미카와 외무상은 지원를 얻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며 의원들에게 전화를 걸고 있다고 했다.
같은 기시다파 출신이자 기시다 총리의 측근인 하야시 관방장관도 친한 의원들에게 출마 방침을 밝혔다.
파벌이 존재했더라면 한 파벌에서 후보가 2명이나 나올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파벌 해체로 선거에 도전하는 후보가 많아졌다.
자민당은 파벌 비자금 스캔들로 아소파를 제외한 다른 파벌들이 모두 해산을 결정했다. 해산 후 파벌 단위로 행동하면 비판을 받을 위험이 있어, 파벌의 결속력이 느슨해졌다고 닛케이는 분석했다.
신문은 또한 선거가 '혼전' 모습을 보인다며 "파벌없는 자민당 현재 상황을 반영한다"고 했다. 아사히는 후보군이 11명이나 되는 것은 "실력자들을 틀어막고 있던 병뚜껑이 열리며 당내에 떠도는 해방감을 상징"한다고 풀이했다.
당내 유일하게 잔존한 파벌 아소파에서는 고노 디지털상이 입후보할 전망이다. 다만, 아소파 내에 고바야시 전 경제산업상을 추대하는 움직임도 있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모테기파(해체)에서도 2명의 후보가 나올 전망이다. 모테기파의 수장이었던 당내 2인자 모테기 간사장은 출마할 방침이다. 모테기파 출신 가토 전 관방장관도 지난 16일 한 TV 방송에서 "움직이겠다"며 출마할 생각을 드러냈다.
여론의 인기가 높으나 당내 비주류인 이시바 전 간사장도 이번 주 내로 출마를 표명할 생각이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그는 추천인 확보 작업을 진행 중이며 준비가 되는 대로 돗토리(鳥取)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입후보 표명을 할 예정이다. 이번이 5번째 출마가 된다.
당내 총재 후보자가 많으면 추천인 쟁탈전이 격해지게 된다. 이에 따라 당내 일정 영향력을 가진 아소 다로(麻生太郎) 부총재,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전 총리, 기시다 총리 등의 움직임이 후보자들의 출마 여부를 좌우할 수 있다.
추천인 20명을 확보하지 못한 후보자들은 출마를 포기할 가능성도 있다. 이들 탈락 후보자가 어느 후보를 지지하느냐에 따라 선거 구도가 변할 수 있다고 닛케이는 짚었다.
총재 선거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지지통신이 당 간부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9월12일 고시, 9월27일 투개표하는 방향으로 최종 조율되고 있다. 오는 20일 총재선거관리위원회가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내각제인 일본에서는 집권당의 총재가 총리가 된다. 이번 선거는 기시다 총리의 총재 임기 만료로 치러지는 것이다. 기시다 총리의 불출마로 현직 내각 각료들도 입후보 의향을 보이며, 후보군만 10명이 넘는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자민당은 총재 선거에서 국회의원표와 당원 표를 똑같이 산정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는 자민당 국회의원 367명에게 각 1표씩 부여할 전망이다. 전국 당원으로부터 투표를 받아 각 도도부현(都道府県·광역지방자치단체)이 집계한 후, 득표수를 당 본부에서 정리하게 된다. 이를 최고평균방식으로 367표로 축소, 후보자에게 배분하는 형식이다.
따라서 1차 투표는 총 734표가 된다. 1차에서 과반수를 차지한 후보가 없을 경우 득표수 상위 2명이 결선투표를 치르게 된다. 의원표 367표와 도도부현에 1표씩 할당한 47표 등 총 414표로 새로운 총재를 결정하게 된다.
자민당 파벌 해체 전에는 보통 파벌 수장들이 특정 후보를 지지하고, 파벌 의원들이 이를 따라 표를 던졌다. 언론들은 파벌 규모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어 어느 정도 득표 수를 예상할 수 있었다. 하지만 파벌 해체로 전망이 어려워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aci2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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