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히 경적 울려?” 시민 때려 ‘전치 8주’ 상해 입힌 전직 조폭

부산지법,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선고…보호관찰 명령
공범도 집행유예…“피해자와 합의했고 폭력 전력 수년 지나”

법원 청사에 설치된 법원 상징물. 연합뉴스

경적을 울린다는 이유로 시민을 폭행한 전직 조직폭력배가 법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4단독 장병준 부장판사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공동상해)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A(40대) 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B(40대) 씨에겐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들에게 보호관찰을 받으라고 명령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4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A 씨와 B 씨에게 각각 징역 3년과 2년을 구형한 바 있다.

검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5월 18일 부산 부산진구 한 도로에서 C 씨가 차량 경적을 울리고 말대꾸를 한다는 이유로 C 씨의 머리채를 잡고 운전대에 수차례 내려치고, 머리와 복부 등을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또 범행을 말리던 D 씨를 폭행한 혐의도 받았다. B 씨는 C 씨의 목을 조르고, 왼쪽 다리를 걷어차는 등 A 씨의 범행을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

C 씨는 이들의 폭행 때문에 전치 8주 상당의 상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폭력 전과가 7차례나 있고, 과거 대전지역 폭력조직의 조직원으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당시 다른 폭력조직 행동대원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부산을 찾았다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장 판사는 "사소한 이유로 피해자에 대해 공동으로 수차례 폭행하고 상해를 가하는 등 죄책이 가볍지 않다"면서도 "피해자와 합의했고, 폭력 전력도 수년이 지난 점 등을 고려해 선처한다. 다만 재범의 우려가 있어 보호관찰을 명령한다"고 판시했다.

노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