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금투세 낼 가능성 있는 상위 1%, 전체 주식 53% 보유···1인당 29억원

국내 주식시장에서 1인당 5억원 넘게 주식을 보유한 상위 1%가 전체 내국인 상장주식 보유금액의 절반 이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소득세의 내년 시행을 앞두고 정부와 정치권에선 ‘담세력을 봐야 한다’며 폐지·유예론을 주장하지만, 실제 금투세를 낼 사람들은 세금 낼 여력이 충분한 초부자들인 셈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실이 19일 한국예탁결제원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금투세 납부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는 국내 5억원 초과 상장주식(코스피·코스닥·코넥스) 보유 인원은 지난해 말 기준 전체 투자자(1407만명)의 약 1%인 14만명이다. 이들 상위 1% 투자자들은 전체 내국인 주식 보유총액(755조4000억원)의 53.11%인 401조2000억원어치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1인당 평균 29억원어치의 주식을 갖고 있다.
금투세는 국내 주식·펀드 등에 투자해 연간 5000만원 이상의 소득을 얻은 투자자들에게 수익의 최대 25%(지방세 포함 27.5%)를 매긴다. 주식투자 수익률을 10%라 가정하면 적어도 5억원 넘는 주식을 보유해야 금투세 납부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 평균 수익률 10%를 달성하는 경우는 드물기에 실제 금투세 납부대상은 1%보다 줄어들 수도 있다.
수익률을 5%로 가정하면 10억원어치가 넘는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가 금투세를 내야 한다. 전체의 0.35%(4만9236명)에 속하는 이들은 전체 내국인 주식 보유총액의 44.89%를 갖고 있다. 주식 보유금액 기준을 100억원으로 올리면 인원은 상위 0.02%(3101명)로 줄지만, 보유 주식 금액 비중으로는 전체의 32%(241조7000억원)에 달한다. 100억원 이상 주식 보유자 중 상당수는 재벌 총수 일가일 가능성이 크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대거 주식시장에 뛰어든 20·30세대들은 대부분 개미투자자다. 20·30세대 인원 비중은 전체 투자자의 30.4%(426만명)에 달하지만, 보유금액은 전체의 8.4%(63조5000억원)에 불과하다. 100만원 이하 주식보유자도 전체투자자 1407만명 중 30.4%인 428만명에 달하는데, 보유금액은 전체의 0.15%(1조1000억원) 수준이다.
정치권에서는 금투세 시행을 둘러싸고 논란이 분분하다. 정부·여당이 금투세 폐지를 주장하는 가운데 야권 일각에서도 유예 주장이 나왔다.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7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금투세 문제는 우리 주식시장이 담세력을 갖추었는가의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차 의원은 “우리 주식시장도 다른 자산시장과 마찬가지로 최상위 고액 자산가 쏠림 현상이 심하다”며 “일각에서는 주식시장의 담세력이 부족하다고 주장하나 담세력은 시장 그 자체가 아니라 납세자를 두고 판단하는 것으로, 담세력이 부족하다는 것은 허상”이라고 반박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차이나 패러독스] 쿠팡도 쓴 회피 공식···‘중국인 탓’ 낙인찍는 순간 기업 책임은 가려진다
- 학교당 서울대 수시 합격 ‘50명’···왜 영재학교만 서울대를 이렇게 많이 갈까?[뉴스 물음표]
- 국힘, ‘민주당 의원에도 금품’ 통일교 전 본부장 진술에 “즉각 수사하라”
- 노벨상 못 받은 트럼프, 기어이 ‘평화상’ 받아냈다···신설 ‘FIFA 평화상’ 수상
- ‘쿠팡 외압 의혹’ 당사자 엄희준, 상설특검 첫날 “폭로한 검사 무고 혐의 수사해달라”
- 캐럴에도 안 밀리는 헌트릭스···케데헌 OST, 영국 싱글 차트서 여전히 강세
- [차이나 패러독스] “혐중? 그거 육지에서나 하지, 중국인 관광객 좀 데려옵서”
- “합법적 임무”라는 상관의 말, ‘우원식 체포조장’은 믿지 않았다[법정 417호, 내란의 기록]
- ‘월드컵 2차전’ 멕시코 감독 “한국 어려운 팀”···홍명보 “홈팀 이점”
- “계엄 극복한 국민 노벨평화상 자격 충분하다”…이 대통령 12·3 불법계엄 1년 특별성명 [신문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