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윤정환 감독의 부자 몸조심…“우승이란 말 쓰고 싶지 않다”

김창금 기자 2024. 8. 19.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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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이란 말 쓰고 싶지 않다."

윤 감독은 18일 광주FC와 강릉종합운동장에서 벌인 안방 대결(3-2 역전승) 전 인터뷰에서 우승 관련 질문이 나오자, "우승이란 말 쓰고 싶지 않다. 아직 시합이 많이 남았다"며 바짝 경계했다.

윤 감독은 "다른 선수가 튀어나올 수도 있다"며 국내 선수들에 대한 신뢰감도 드러냈다.

윤정환 감독은 올 시즌 두 차례 이달의 감독상을 수상하는 등 지도력을 인정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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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강원 공격 축구로 선두 돌풍
윤 감독 용병술에 선수단 똘똘 뭉쳐
윤정환 강원FC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우승이란 말 쓰고 싶지 않다.”

만년 중하위권 강원FC가 올 시즌 선두 돌풍을 몰아치면서 우승 전망 얘기가 나오고 있다. 최근 4연승에 구단 최다 관중 돌파, 역대 최다승 신기록(15승), 구단 매출 급증 등 각종 지표에서도 새 역사를 쓰고 있다. 하지만 윤정환 감독은 부자 몸조심이다.

윤 감독은 18일 광주FC와 강릉종합운동장에서 벌인 안방 대결(3-2 역전승) 전 인터뷰에서 우승 관련 질문이 나오자, “우승이란 말 쓰고 싶지 않다. 아직 시합이 많이 남았다”며 바짝 경계했다. 주변의 기대감에 정색하는 이유는 K리그에서 한 경기 승리한다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27라운드 현재 선두(15승5무7패)를 달리고 있지만, 앞으로 11경기가 더 남아 있다. 자원이 풍부한 부자 구단도 아니고, 선수들이 마지막 힘까지 짜내며 분투하고 있는 상황에서 윤 감독은 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지난해 강등권에서 생존경쟁을 펼쳤던 강원의 급부상은 예사롭지 않다. 시즌 51골(40실점)로 12개 팀 가운데 가장 많은 골을 터트렸고, 공격축구의 재미를 선보이면서 팬들도 흥분하고 있다. 일본 J리그 사령탑 시절 수비 조직력과 압박을 강조하던 윤정환 감독의 스타일이 더 진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윤 감독의 전술 특징이 달라졌다. 과거에는 지지 않는 수비지향적 축구를 선보였다면, 지금은 공격축구를 펼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승점을 따려면 수비 조직력은 기본이다. 윤 감독은 이 바탕 위에 공격축구의 색깔을 입혔고, 탄탄한 전력이 완성됐다. 2부 리거 이상헌(10골)을 영입해 대박을 친 것은 감독의 감식안을, 구단 유스 출신의 양민혁(8골)의 토트넘 이적(내년 1월) 성사는 스타 산출을 위한 감독과 구단의 합작 사례를 보여준다.

윤정환 강원FC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미드필더 황문기와 이기혁이 수비수로 보직을 바꾸고, 풀백인 이유현이 중원에서 활약하는 등 선수들의 위치 변경을 통해 전력을 극대화하는 것은 개개인 분석과 맞춤형 전술 운용에서 나온다.

득점원 야고가 울산 현대로 이적하면서 공격력에 공백이 예상됐지만, 크로아티아 출신 프란코 코바체비치와 호주의 헨리 호어 등 급히 수혈한 외국인 선수들이 골로 기여하고 있다. 윤 감독은 “다른 선수가 튀어나올 수도 있다”며 국내 선수들에 대한 신뢰감도 드러냈다.

구단 관계자는 “감독이 선수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많이 이해해 준다. 선수들도 먼저 실점해도 기죽지 않고,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경기를 뒤집는다. 팀 분위기가 아주 좋다”고 전했다.

윤정환 감독은 올 시즌 두 차례 이달의 감독상을 수상하는 등 지도력을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공은 늘 선수들에게 돌린다. 그는 “작년 말 너무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올해는 선수들이 잘 따라주고 있다. 지금은 마음의 동요 없이 해온 대로 꾸준하게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투쟁적이고 헌신적인 모습으로 팬들에게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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