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 협상 난항에 직접 등판한 블링컨…빈손 귀국할까

김서영 기자 2024. 8. 19.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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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왼쪽)과 아이작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가자지구 휴전 협상을 타결시키기 위해 직접 나섰다. 그러나 이스라엘과 하마스 모두 기존 요구사항을 양보하지 않으며 이번에도 협상 결과를 낙관하기 어렵단 관측이 나온다.

19일(현지시간) 알자지라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이날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도착했다. 그는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을 만나기에 앞서 지금이 가자지구 휴전 및 인질 석방 협상에 ‘결정적 순간’이며 “아마도 최선의, 어쩌면 최후의 기회”라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이스라엘에서 헤르초그 대통령을 비롯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 등과 만난 이후 오는 20일 이집트 카이로로 건너가 중재에 나설 예정이다. 그는 협상 당사자들 간의 이견을 메울 제안을 내놓아 돌파구를 마련하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0월 가자지구에서 전쟁이 발발한 이후 블링컨 장관이 이스라엘을 찾은 건 이번이 9번째다. 지난 15~16일 카타르 도하에서 진행된 협상이 아무런 매듭을 짓지 못하자, 이스라엘을 압박하고 중재안을 끌어내기 위해 직접 셔틀 외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블링컨 장관을 파견한 이유로 “협상 타결을 위한 집중적인 노력을 계속하는 것 외에도, 협상이 목전에 다가온 지금 어느 누구도 이를 훼손하는 행동을 취해선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하마스와 이스라엘은 블링컨 장관의 방문에도 태도를 바꾸지 않았다. 18일 이스라엘 총리실은 이스라엘군이 필라델피 회랑에 남기를 원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필라델피 회랑은 가자지구와 이집트 사이 국경 지역으로, 이스라엘은 휴전 이후에도 자국군이 이곳을 일종의 완충지대 삼아 머무르며 안보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네타냐후 총리는 “협상은 ‘주고받는’ 것이지 ‘주고 또 주는’ 것이 아니다. (이스라엘이)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일이 있고 유연하게 대처할 수 없는 일이 있는데, 우리는 이를 고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중재국의 노력을 방해하며 협상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반발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자꾸 새로운 요구사항을 추가했으며, 가자지구에서 군대를 철수하고 휴전하는 안에 합의하려 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스라엘군 가자지구 철수와 영구 휴전은 하마스가 협상 초기부터 고수했던 안이다.

국제사회가 협상 압박을 높여가고 있음에도 양측이 이처럼 버티는 건 각 지도자의 계산속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가디언은 분석 기사에서 “네타냐후는 (연립정부 내) 극우인사들이 협상에 반대하며 연정을 붕괴시킬 수 있어서 협상을 서두르지 않는다. 하마스 최고지도자 야히야 신와르 역시 버틸수록 하마스가 협상에서 유리해진다고 믿고 있는 듯하다”고 진단했다.

현재 진행 중인 협상은 기본적으로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5월31일 제시한 ‘3단계 휴전안’을 기반으로 한다. 이 안대로 간다면 가자지구 휴전, 이스라엘 인질과 팔레스타인 포로 교환 등이 포함된다. 협상안이 도출되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승인을 거친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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