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서기장, 시진핑과 정상회담... 취임 후 가장 먼저 중국 방문

베이징/이벌찬 특파원 2024. 8. 19.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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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국빈 방문한 또 럼(가운데 왼쪽) 베트남 국가주석 겸 공산당 서기장이 18일 광둥성 광저우 바이윈 공항에 도착해 손을 흔들고 있다./AP연합뉴스

베트남의 새 최고 권력자 또럼 공산당 서기장이 취임 보름 만에 시진핑 국가주석의 초청으로 중국을 국빈 방문해 극진한 예우를 받고 있다. 지정학적 요충지라는 특성을 활용해 열강들 사이에서 ‘대나무 외교’로 불리는 균형·실용 외교를 펼쳐온 베트남의 마음을 얻기 위해 중국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럼은 중국 방문 이틀째인 19일 오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시진핑과 배우자 펑리위안 여사가 인민대회당 건물 밖에서 직접 또럼 부부를 마중했다. 시진핑은 정상회담에서 또럼에게 “서기장이 취임 후 첫 방문지로 중국을 택함으로써 양당·양국 관계를 고도로 중시한다는 점과 중국·베트남 관계의 높은 수준, 전략성을 충분히 나타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둘이 좋은 업무 관계와 개인적 우정을 쌓아 중국·베트남 운명 공동체 건설이 더욱 깊고 실질적으로 이뤄지도록 하고 싶다”고 했다. 또 “중국은 항상 주변국 외교에서 베트남을 우선순위로 여겨왔다”고 했다.

또럼은 “시 주석이 중국을 강하고 번영하는 국가로 이끌었다”면서 “평화와 협력, 지역 및 세계 발전에서 중국의 발전하는 역할에 대해 찬사를 보낸다”고 화답했다. 베트남 권력 서열 2위인 국가주석이었던 또럼은 지난달 재임 중 세상을 뜬 응우옌푸쫑 공산당 서기장의 후임으로 이달 3일 취임했다. 중국은 취임 보름 만에 첫 해외 순방지로 자국을 택한 또럼을 각별하게 예우했다. 전날 오후 베이징에 도착할 때 왕이 외교부장이 직접 공항에서 영접했다. 베이징에 오기 전에 들른 광저우에서는 도착할 때 왕웨이중 광둥성 성장과 순쯔양 광저우시 시장이 맞이했다.

또럼은 광저우를 방문하는 동안 베트남의 국부로 추앙받는 호찌민이 1920년대 활동했던 혁명청년회 본부 유적지, 1924년 6월 광저우를 찾은 프랑스의 인도 차이나 총독을 겨냥해 폭탄을 던졌던 베트남인 팜홍타이 기념비 등을 찾았다. 이 같은 일정을 통해 ‘공산당 국가’라는 공통점을 가진 두 나라 지도부의 결속과 우의를 강조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럼은 중국에 이어 다음 달에는 미국 방문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을 찾으면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도 정상회담을 가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블룸버그는 “또럼이 중국과 미국을 잇달아 방문하는 것은 두 나라와의 관계를 동시에 관리하려는 베트남의 외교 전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인도·태평양에서 패권을 다투는 미국·중국뿐 아니라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러시아까지 경쟁적으로 베트남에 손을 내밀고 있다. 지난 6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베트남을 찾았고, 앞서 지난해 하반기 바이든(9월)과 시진핑(12월)이 베트남으로 날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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