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 사태 후폭풍에 1300k도 "영업종료"

김수연 2024. 8. 19.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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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N위투, 4개 플랫폼 정리
수익 악화·시장 위축에 영향
"입점업체 정산 차질 없을 것"
알렛츠 영업종료 공지. 알렛츠 홈페이지 캡쳐
1300k 서비스 종료 공지. 1300k 홈페이지 캡쳐

티메프(티몬·위메프) 환불 지연·미정산 사태의 여파로 중소 이커머스 플랫폼들이 잇따라 문을 닫고 있다. 대형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쏠림이 심해지면서 소비자와 판매자의 선택권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된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NHN 자회사인 NHN위투가 운영하는 다수 플랫폼들이 서비스 종료를 결정한데 이어 가전·가구 플랫폼인 알렛츠까지 운영종료를 공지했다. NHN위투가 운영을 종료하는 플랫폼은 1300k, 위투MRO, 소쿱(SOKOOB), 1200m 등 총 4개로, 오는 9월 30일자로 문을 닫는다.

이 중 국내 최초 디자인 상품 전문 쇼핑몰로 문구, 디지털, 가구 등을 취급해 온 1300k는 티몬·위메프에 모두 입점했었다. 또 1200m와 소쿱은 티몬에 입점돼 있었다.

1200m는 인테리어 리빙 전문 큐레이션 쇼핑몰이며, 소쿱은 키덜트·디자인소품 등 취미 셀렉트숍이다. 세 플랫폼 모두 미정산 사태 피해를 입은 것이다. 티메프에 입점하지 않은 것은 개인·법인 사업자를 위한 MRO(소모성 자재)전문몰인 위투MRO뿐이다.

이들 4개 플랫폼은 쿠팡, 알리익스프레스 등 대형 플랫폼으로의 쏠림 현상이 심화하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적자를 보고 있던 상황이라, 내부적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던 터였다. 그러던 와중에 터진 티메프 사태가 NHN 커머스 사업 슬림화의 촉진제가 된 것으로 분석된다.

NHN 관계자는 "티메프 미정산 사태가 해당 플랫폼들을 운영종료하게 된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다"면서도 "티메프 사태로 인해 전반적으로 시장이 위축되고 있어 그 영향이 아예 없다고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부터 본사 사업들에 대해 슬림화를 진행하고 있었던 상황에서 수익성에 기여하지 못하는 사업에 대한 정리·합병을 진행 중이며, 이번에도 그 차원에서 결정한 것"이라면서 "정산을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고 입점업체들에게 공지했고, 관련 대책을 이미 세운 상태에서 서비스 종료를 공지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9월 20일부터 가입·주문이 종료된다는 공지를 했기 때문에 서비스 종료에 따른 환불 이슈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인터스텔라가 운영하는 가전·가구 플랫폼인 알렛츠도 지난 16일 영업종료를 공지했다. '부득이한 경영상 사정으로 8월 31일 자로 서비스를 종료하게 되었음을 안내드린다'는 내용이다.

알렛츠의 미지급금은 지난해 기준 267억원으로, 1년전의 2배 수준이다. 자금 보충이 필요한 상태에서 투자 유치에 실패해 서비스 자체를 중단한 것이다.

피해자들이 공유한 인터스텔라 대표의 임직원 대상 발송 메일에는 "불과 2~3일 전만 해도 어떻게든 잘 버티면서 티메프로 시작된 여러 상황을 잘 이겨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며 "최근 논의됐던 마지막 투자유치가 8월15일 최종 불발되면서 더 이상 회사를 운영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는 내용이 적혔다.

특히 알렛츠 영업종료 건의 경우 '제2의 티몬·위메프 사태'를 우려한 판매자들과 소비자들이 인터스텔라 사무실을 찾아가는 등 티메프 사태와 흡사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알렛츠는 60일 정산주기로 판매대금을 셀러(판매자)들에게 입금하는 구조로, 현재 셀러들은 7월에 판매한 제품에 대한 정산금을 아직 못 받은 상태다.

전문가들은 티메프 사태를 시작으로, 그간 승자독식 구조의 이커머스 시장에 누적돼 온 문제가 계속해서 터져 나오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구진경 산업연구원 서비스산업연구본부 서비스미래전략실 선임연구위원(박사)은 "티메프 사태와 이후 이어지고 있는 플랫폼 영업종료 사태는 시장 확대, 성장 중심으로 전략을 수립해 온 이커머스가 수익성 악화로 인해 누적된 문제가 터지고 있는 것"이라면서 "한 두개 기업이 승자독식하는 플랫폼 시장에서 구조조정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1~3위를 벗어난 소위 '세컨드 티어' 기업들에서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시장경쟁에 의한 구조조정 자체는 막을 수 없지만 특정 기업들의 폐업으로 인한 고용·소상공인·국가경제 등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건전한 유통·거래구조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그래야 이런 문제가 발생했을 때, 개별 기업의 문제로 끝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형 플랫폼 위주로 이커머스 시장이 빠르게 재편되면서 결국 소비자에게 불리한 구조가 굳어질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티메프 사태로 인해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대형 플랫폼을 중심으로의 쏠림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 과점 체제에선 플랫폼이 이용료, 수수료 등을 인상해도 소비자, 셀러로선 선택지가 없어 마음에 안 들어도 수용할 수밖에 없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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