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가 돈"이라던 윤 대통령... 개인 건강정보 민간보험사 넘기나?

전아름 기자 2024. 8. 19.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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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여개 시민사회단체 모인 '건강보험 빅데이터 민간개방 저지 공동행동' 출범

【베이비뉴스 전아름 기자】

19일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실에서는 '국민 동의 없는 개인정보 활용 절대 반대! 건강보험 빅데이터 민간개방 저지 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 출범 기자회견이 열렸다. ⓒ빅데이터민간개방저지공동행동

윤석열 정부가 제2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에 따라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민간보험사에 제공하고,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보유 중인 개인정보 빅데이터 개방을 추진하려는 시도에 시민사회가 거세게 반대하고 나섰다. 

19일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실에서는 '국민 동의 없는 개인정보 활용 절대 반대! 건강보험 빅데이터 민간개방 저지 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 출범 기자회견이 열렸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월 11일 민생토론회에서 "언제 개인 동의를 받아가면서 이 정보를 활용하냐, 데이터가 돈이다"라고 발언했는데, 이에 대해 공동행동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보유하고 있는 개인정보 빅데이터는 20여년간 구축된 시계열적 자료로 개인의 가족관계, 재산 및 소득은 물론 의료행위별 상세 진료 및 처방내역, 건강검진결과 등을 포함한 의료정보까지 망라한 데이터다. 즉, 모든 국민의 매우 민감한 개인정보를 개별 동의 없이 민간보험사에 제공하는 것"이라며 몹시 위험한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공동행동은 이어 기자회견에서 2023년말 기준 민간보험사의 실손보험 가입자는 3997만명으로 대다수의 국민이 가입한 상황임을 알리고, 이미 개별 보험사는 가입 고객에 대한 엄청난 정보를 축적한 상황이며, 이를 이용해 사고위험 평가를 통한 보험료 산정, 언더라이팅, 보험금 청구 및 지급관리 등에 활용해 오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 건강보험 빅데이터가 추가된다면 민간보험사는 사실상 전국민의 모든 개인정보를 보유하게 되는 것이다.

공동행동은 "빅데이터가 민간보험사에 제공된다면, 민간보험사의 보험료 인상, 보험금 지급 거부 등 지금보다 더 많은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라며 "최근 보험사는 새로운 수익창출 모델로 빅데이터를 활용한 헬스케어, 의료 및 바이오산업 등의 진출과 빅데이터 판매를 추진 중인데, 건강보험 빅데이터까지 제공된다면 민간보험사는 땅집고 헤엄치는 수준으로 막대한 이익을 보게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공동행동은 "정부는 민간보험을 국민건강보험을 보완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민간보험은 국민건강보험을 보완하지 못한다. 오히려 국민건강보험을 약화시키고, 궁극적으로는 미국식 의료민영화로 이어질 수 있다. 건강보험 빅데이터 제공은 민간보험사를 더욱더 키우기 위한 지원정책임과 동시에 의료민영화-영리화의 시작을 알리는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건강보험 빅데이터 민간개방 저지 공동행동은 노동조합, 시민사회단체, 진보정당 등 500여개 단체가 참여했다. 이들이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2일까지 진행한 전화 설문조사에서는 응답한 1015명 중 75.0%가 빅데이터 개방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전종덕 진보당 의원은 "의료정보는 민감정보로 분류해 원칙적으로 사용을 금지해야 한다. 만일 사용하더라도 정보 제공자의 명시적 동의와 완전한 익명처리를 거치도록 법률로 강제해야 한다. 국가가 전 국민의 민감정보를 국민 동의없이 기업에 제공한다는 건 심각한 기본권 침해"라고 지적했다. 

김철중 국민건강보험노조 위원장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데이터는 민간보험사에 제공되는데 왜 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만 제공하지 않냐는 질문이 많다. 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는 심평원 데이터와는 다른 몇 가지 특수성이 있다"고 운을 떼었다. 

김철중 위원장에 따르면 우선 건강보험공단은 단일보험자로서 전 국민의 사회경제적 데이터 및 전체 의료 공급자의 의료서비스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 대표적인 공공기관이다. 건강보험 급여에 해당하는 행위, 의약품 등에 국한된 심평원 데이터와 범위의 수준이 다르다. 

이어 공단이 보유한 개인진료 내역은 '완결성'이 갖춰진 정보다. 언제 병원이나 약국, 검진센터에 갔고 어떤 진료와 처방을 받았는지 등 일련의 데이터는 개인에 대한 종합적 분석이 가능한 정보로 사생활이 공개될 우려가 아주 높은 민간함 정보다. 시간의 흐름에 따른 변동의 원인을 해명하고, 인과를 분석해 미래 예측도 가능한 시게열적 정보로 활용도도 높으며, 이 정보를 건강검진 결과와 결합할 경우 정보 가치가 훨씬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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