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 뉴욕 한복판 "FXXX MBC"…예능감 폭주한 '음악일주' 기안84
방송인 기안84의 예능감이 이번에도 '핸들이 고장난 8톤 트럭'처럼 폭주했다. 미국을 배경으로 음악일주를 떠난 그의 여정은 여전히 예측불허의 재미를 안겼다.
지난 18일 MBC 새 예능 프로그램 '태어난 김에 음악일주(연출 김지우, 이하 '음악일주')가 첫 방송됐다. 이날 방송에서는 "초등학생 때부터 가수가 꿈이었다"며 오랜 시간 동안 이루지 못한 꿈을 간직하고 있던 기안84가 홀로 미국 여행을 시작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태어난 김에 사는 남자'다운 특유의 자유분방함 역시 흥미를 끌어올렸다. 센트럴 파크 맨바닥에 앉아 밥을 먹고고 냅다 드러눕는 등 자신만의 자유로운 여행방식을 또 한 번 펼친 것.
마냥 웃지 못할 '급똥' 상황도 예측할 수 없는 재미를 안겼다. 대장에 급한 신호가 찾아온 기안84가 화장실을 찾아 센트럴 파크부터 주변 건물들을 다급하게 누비는 장면은 보는 이들까지 손에 땀을 쥐게 했다. 계속해서 화장실 찾기에 실패해 분노 게이지가 상승하던 그는 마트에서 자신을 알아본 시민 덕분에 급한 불을 껐고 그제야 환한 미소를 되찾아 폭소를 자아냈다.
웃음뿐 아닌 묘한 뭉클함도 안겼다. 힙합의 성지 브롱크스에서 랩 싸이퍼 대결을 참가하는 모습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것. 에미넴 주연 영화 '8마일' 속 랩 배틀을 직접 보고 싶었던 기안84는 수십 명의 래퍼 앞에서 영어로 랩에 도전하기도. 낯선 환경 속 부족했던 영어 실력에도 용기를 내서 자신의 속 이야기를 가사로 써 내려가는 모습이 울림을 안겼다. 그에게 인정과 존중의 박수를 보내는 래퍼들도 훈훈함을 더했다.
랩 배틀의 화룡점정, 킬링포인트는 강렬했다. 무아지경으로 랩을 하다 "FXXX the MBC"라며 디스 가사를 내뱉었고, 스튜디오는 웃음 폭탄으로 초토화됐다. 기안84는 "사장님 오해 말길 바란다. 내가 가장 아끼는 것에 F를 붙이게 된다"며 '웃픈' 해명까지 더하며 안방에도 원초적인 웃음을 선사했다.
기안84는 그간 '나 혼자 산다', '태계일주' 시리즈 등에서 꾸밈없는 솔직담백한 모습을 보이며, 존재 자체만으로 웃음이 나는 '웃수저' 예능인으로 발돋움했다. 독보적인 캐릭터성을 바탕으로 '태계일주' 지난 시즌에서 눈부신 활약을 보였던 기안84는 지난해 비연예인 최초 MBC 방송연예대상 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기도.
기세를 몰아 올해 백상예술대상 TV부문 예능 작품상까지 거머쥔 '태계일주'는 기안84가 그 강점을 십분 발휘하도록 만든 프로그램이었다. 일반적인 여행 프로그램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예능적 재미를 위해 재가공된 연출을 최대한 배제하고 기안84 본연의 모습에 더 집중하는 연출이 그의 매력을 더욱 돋보이게 한 것.
기안84의 '평범한' 여행이 그 자체로 '비범한' 이유는 낯선 세계와 거리낌 없이 하나가 되는 매력에서 기인한다. '태계일주' 지난 시즌에선 아마존 강과 갠지스 강에 거침없이 뛰어드는가 하면 결혼식, 장례식과 같은 현지인들의 문화에 스스럼없이 녹아드는 모습이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음악일주'에서의 랩 배틀 역시 '태계일주' 기안84에게 느꼈던 친숙함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MBC를 향한 비속어 디스 랩도 '기안84이기에' 용인되고, 꿈을 향해 달려가는 그를 오히려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게 만드는 사건이 됐다.
기안84는 이번 '음악일주'를 통해 자신이 직접 부른 음원도 발매할 예정이다. 최근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음악이 잘 되면 프로그램도 유기적으로 잘 될 것 같다"며 "가사를 내가 직접 썼다. 저작권료도 조금 주지 않을까. 잘 되면 기부를 하겠다"고 선언하기도.
그러면서 "가창력은 당연히 안되니까 얘기나 스토리에 공감해 달라. 사람들에게 울림을 주는 것이 개인적인 바람이다. 최대한 진정성 있게 하려고 열심히 했다"고 덧붙였다.
첫방부터 화제를 모은 '음악일주'는 '태계일주'를 뛰어넘은 스코어로 더욱 흥행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 18일 방송된 '음악일주'는 2049 시청률에서 2.3%, 2049 분당 최고 시청률 2.8%를 기록하며(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 매 시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던 '태계일주' 시리즈의 첫 회 시청률들과 비교했을 때 가장 높은 수치다.
다음 회엔 여행 파트너로 유태오가 새롭게 합류하는 것이 예고된 가운데, 기안84와는 다른 어떤 새로운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을지 기대를 모은다.
iMBC 백승훈 | 사진제공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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