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원 선거에도 퍼지는 해리스 효과…민주 ‘트라이펙타’ 기대도
오는 11월 미국에선 대통령 외에도 하원(435석) 전체와 상원(100석)의 3분의 1을 새로 선출한다. 현재 하원은 공화당이 상원은 민주당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민주당 대선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 상승세는 상·하원 선거에도 긍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 민주당이 백악관과 함께 상·하원을 모두 차지하는 ‘트라이펙타(Ttrifecta)’를 실현할 수 있을까.
17일(현지시각) 폴리티코는 “최근 며칠 동안 상·하원 중요 선거구에 출마한 민주당 후보 수십명이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 사퇴 이후 시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전달받았다. 정확한 수치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해리스 효과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들”이라고 보도했다.
폴리티코는 공화당 의원이 현직인 캘리포니아 45번째 선거구에 도전 중인 민주당 데릭 트란 후보 사례를 자세히 소개했다. 이 지역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2020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6%포인트 차로 꺾은 곳이지만, 이번 선거에선 바이든이 트럼프에게 6%포인트 차로 밀렸다. 그러나 지난달 말 민주당 자체 여론조사에서 해리스는 트럼프를 1%포인트 차로 앞섰다. 7%포인트 개선된 수치다. 트란은 “30살 이하 유권자들의 자원봉사 신청이 쏟아진다. 두번째 현장 사무소를 열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민주당내 중도 성향 의원 모임인 신민주연합(New Democrat Coalition)을 이끄는 앤 맥클레인 쿠스터 하원의원은 ‘연합 소속 현직 의원 20명과 후보 40명의 자체 여론조사 결과가 잘 나왔다’면서 “최대 5%포인트까지 지지율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폴리티코는 “바이든이 2020년 대선에서 승리한 특정 경합 지역에서 30%대 지지율을 기록 중이라는 내부 여론조사 결과가 몇주 전 당내에 공유됐다. 낸시 펠로시 전 미국 하원의장이 바이든 사퇴 직전 이 조사를 바이든 팀과 공유했다”고 보도했다.
상원의원 선거도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 15일 ‘쿡 폴리티컬 리포트’가 공개한 내용을 보면, 애리조나·네바다·미시간·펜실베이니아·위스콘신·노스캐롤라이나 등 6개 경합주에서 민주당 후보들이 공화당 후보들을 여유 있게 앞서고 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우리는 상원을 지킬 것이고, 어쩌면 한 석을 더 얻을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공화당은 공개적으로 위기감을 드러내고 있다. 공화당 하원 선거관리위원회 의장인 리처드 허드슨 하원의원은 최근 내부 회의에서 “민주당이 적절한 시기에 정점을 찍고 있다”며 “민주당과 재정적 격차가 충격적으로 벌어지고 있고, 여론조사도 민주당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말했다. 폴리티코는 “공화당이 지난달 전당대회에서 ‘바이든이 2020년 두 자릿수 차이로 이겼던 지역에서도 의석을 가져올 수 있다’고 자랑했지만, 지금은 기존 의석을 지킬 수 있을지를 걱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대통령선거 분위기가 좋아졌다고 해서 상·하원 선거 결과까지 낙관하는 건 무리라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워싱턴포스트는 “해리스가 애리조나와 네바다 같은 주요 주에서 바이든보다 낫지만 상원 선거 결과를 좌우할만큼 충분하지는 않다”고 평가했다. 공화당은 2석만 더 가져오면 다수당이 되는데, 공화당이 민주당 조 맨친 의원이 출마를 포기한 웨스트버지니아 주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크고, 오하이오 또는 몬태나에서도 승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몬태나 주 존 테스터 민주당 상원의원은 여론조사에서 계속 뒤지고 있다. 웨스트버지니아와 몬태나를 잃으면 민주당은 상원을 잃는다.
물론 민주당이 공화당 의석 중 1~2개를 찾아올 수도 있다.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텍사스), 릭 스콧 상원의원(플로리다)은 2018년 선거에서 각각 3%포인트와 1%포인트 차이로 신승했다. 민주당이 승부를 볼만한 곳이다.
하원 선거에 끼치는 영향은 더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있다. 뉴스네이션은 “대선 후보 교체로 민주당이 대선에서 유리해졌다해도 하원 선거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하원 선거 지역구는 게리맨더링 영향이 크다”며 “유력 대통령 후보의 반대 정당에 투표하는 심리도 강하다. 일부 보수적인 지역구에서는 해리스보다 바이든이 도움이 된다”고 보도했다.
김원철 기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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