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에 나오는 경제·금융] 배터리 분리막 손상 땐 양극·음극 부딪혀 열폭주
우리 주변에서 전기차는 이제 너무나 쉽게 볼 수 있게 됐습니다. 최근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전기차 화재가 발생하며 막대한 재산 피해를 야기했지요. 이 문제로 전기차에 대한 대중적 공포가 높아졌습니다. 전기차 화재는 주로 어떤 이유 때문에 발생하는지, 비문학 기술 관련 지문을 대비해 알아보도록 할게요. 또 전기차 화재를 이유로 규제를 강화하는 문제도 함께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배터리에 불붙는 이유
멀쩡하던 배터리가 왜 갑자기 터지듯 불붙는 걸까요. 이 문제를 이해하려면 우선 2차전지라 불리는 리튬이온 배터리에 대한 기본적 이해가 필요합니다. 전지는 전자의 이동으로 나타나는 화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장치입니다. 어떤 물질은 전자를 내보내고 싶어 해요. 또 어떤 물질은 전자를 얻고 싶어 하죠. 전자를 ‘양극재’, 후자를 ‘음극재’라고 합니다. 양극재에 있던 전자는 음극재가 있던 음극으로 이동해요. 그런데 그 높이가 다릅니다. 이를 ‘전위’라고 하는데, 높은 곳에서 물이 떨어지면 위치에너지를 얻듯 전자도 위치 변화에 따라 전기에너지를 발생시켜요.
전위차가 높으면 전압도 높아집니다. 그만큼 에너지가 세다는 얘기죠. 양극에서 한번 음극으로 넘어간 전자는 이미 에너지를 발생시켰죠. 충전을 통해 음극에 있던 전자를 다시 양극으로 옮겨 재사용이 가능하도록 한 게 바로 2차전지, 우리가 말하는 전기차 배터리입니다. 리튬이라는 소재를 이용해 가능하도록 해요. 리튬 같은 알칼리성 금속은 전자를 쉽게 내주는 특성을 지니고 있어요. 다시 외부의 전기에너지(충전)가 들어오면서 전자를 양극 쪽으로 이동시키게도 하죠. 왔다 갔다 하는 겁니다.
안전장치가 핵심기술
배터리에 불이 나는 이유는 대부분 양극과 음극이 접촉하면서 발생해요. 전자가 이동하면서 전기에너지를 발생시켜야 하는데, 양극과 음극이 직접 닿으면 전류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면서 불이 붙고, 열폭주를 일으켜요. 열폭주는 수초 내로 700~1000℃ 이상 열을 내며 화재 진압을 어렵게 합니다. 그 때문에 양극과 음극 사이를 가로막는 ‘분리막’이 안전에 가장 중요하죠. 분리막은 전자의 이동통로이자 동시에 양극과 음극이 만나지 못하게 해요.
분리막은 눈에 보이지 않는 1μm보다 작은 크기의 미세한 기공을 갖고 있어요. 이 구멍으로 전자가 통과해요. 기공의 크기가 균일하면서 효율이 높고 동시에 양극과 음극을 안전하게 분리할 수 있어야 좋은 분리막이죠. 분리막이 망가지거나 열로 녹아내리면 열폭주가 시작되는 겁니다. 분리막을 어떤 소재로 만드는지, 또 어떤 방식(습식 또는 건식)으로 만드는지에 따라 특성이 달라져요. 이 기술은 쉽게 따라오기 어려워 국내에서도 몇몇 기업만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요. 한국산 배터리가 중국 배터리 등에 비해 높은 안정성을 인정받는 것도 바로 분리막 기술과 깊은 관련이 있답니다. 최근엔 분리막을 코팅해 안정성을 높이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죠.
전기차 규제 목소리도
전기차 화재에 대한 우려가 나오자, 전기차의 충전량을 강제하거나 지하 주차장 출입을 금지시키자는 등의 주장이 나오고 있어요. 이는 모두 공공의 안전이 위협받을 것이란 우려 때문에 나온 얘기죠. 공공의 안전과 개인의 재산권 간 충돌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규제의 현실적 적용이 어렵거나 규제를 위한 보여주기식 규제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전기차 시대가 피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면 화재가 나지 않는 배터리에 대한 기술개발에 좀 더 에너지를 쏟을 시기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분리막 기술의 발전이나 전고체 배터리 등의 발전이 중장기적으로 필요하다는 얘기죠.
고윤상 기자
NIE 포인트
1. 리튬이온 배터리의 원리를 설명해보자.
2. 리튬이온 배터리의 안전장치엔 무엇이 있을까.
3. 전기차 화재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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