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서도 엠폭스 발병···“아프리카에 관심 안 가지면 전 세계가 위험”
세계보건기구(WHO)가 급성 발진성 감염병 엠폭스(원숭이두창 바이러스)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다시 선포한 가운데 필리핀에서도 엠폭스 확진자가 나왔다.
필리핀 보건부는 19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PCR(유전자증폭) 검사 결과 33세 필리핀 남성이 엠폭스 양성 판정을 받았다”며 “증상은 일주일 전 발열로 시작됐고, 4일 후에는 얼굴·등·목덜미·몸통·사타구니·손바닥·발바닥에서 뚜렷한 발진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전날 이 남성의 감염 사실을 보고받은 보건부는 이 확진자의 해외 방문 이력은 없으며, 바이러스 전파 경로를 파악 중이라고 했다.
이번 감염 사례는 올해 필리핀에서 발견된 첫 사례다. 필리핀에서는 2022년 7월 첫 엠폭스 환자가 나온 후 지난해 12월 9번째 환자를 마지막으로 엠폭스 확진 사례가 나오지 않았다.
올해 아프리카국 이외의 나라에서 엠폭스 환자가 발견된 것은 스웨덴(지난 15일), 파키스탄(지난 16일)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엠폭스가 대륙을 가로질러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세계 보건 전문가들은 각국이 엠폭스 발병 중심에 있는 아프리카국과 연대하지 않으면 전 세계가 감염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에베레 오케레케 글로벌 보건 프로그램 부연구위원은 “(공중보건 비상사태에) 강력하게 대응하지 못하면 심각한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며 “더 위험한 변종이 더 많이 확산할 수 있다. 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아프리카뿐 아니라 전 세계가 위험해진다”고 가디언에 말했다.
앞서 WHO는 엠폭스 변이 ‘하위계통 1b’가 아프리카에서 급속도로 확산하자 지난 14일 비상사태를 재선언했다. 아프리카 55개국 중 최소 16개국에서 엠폭스가 발병했으며, 아프리카연합(AU) 13개 회원국에서 올해 들어 1만7541건(사망 517건)의 엠폭스 확진·의심 사례가 나타났다.
엠폭스는 주로 유증상 감염 환자와 접촉을 통해 전파된다. 동물과 사람, 사람과 사람, 감염된 환경과 사람 간 접촉을 통해 엠폭스에 감염될 수 있다. 감염 시 발열, 오한, 림프절 부종, 피로, 근육통 및 요통, 두통, 호흡기 등 증상을 시작으로 1~3일 후 발진이 나타난다.
https://www.khan.co.kr/world/world-general/article/202408181319001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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