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보증 사고 규모, 올해 3조원 넘어섰다

전세가율 80% 넘으면 ‘깡통전세’ 위험성 커져…강서·금천·강동 높아 

(시사저널=이주희 디지털팀 기자)

19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올해 1∼7월 발생한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사고액은 3조818억원, 사고 건수는 1만4250건이다. ⓒ연합뉴스

집주인이 전세보증금을 제때 돌려주지 않아 발생한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사고액이 올해 들어서만 3조원 규모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올해 1∼7월 발생한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사고액은 3조818억원, 사고 건수는 1만4250건이다. 올해 1∼7월 누적 전세 보증사고 규모는 작년 같은 기간(2조2637억원)보다 36.1% 증가했다. 

전세보증은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내어주지 않을 때 HUG가 자체 자금으로 먼저 세입자에게 반환한 뒤 2∼3년에 걸쳐 구상권 청구와 경매를 통해 회수하는 상품이다. 세입자의 전세금 반환을 요청받은 HUG가 올해 상반기 내어준 대위변제액은 2조4177억원이다. 지난해 상반기 대위변제액 1조6506억원보다 46.5% 늘었다.

월별 보증사고 액수는 지난 2월 6489억원을 정점으로 4개월 연속 감소했다. 그러나 6월 3366억원에서 7월 4227억원으로 다시 증가했다. 올해 7월의 경우 전세보증 잔액이 늘어 보증사고액 또한 증가한 것으로 HUG는 보고 있다. 

HUG는 올해 상반기까지 만기가 돌아온 전세계약의 보증 사고율이 높게 나타났으나, 하반기부터는 점차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집값과 전셋값이 정점이던 2022년 5∼7월 맺어진 전세계약의 만기가 지나면 빌라 역전세 문제가 어느 정도 가라앉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통상 전세가율이 80%를 넘으면 집을 처분해도 세입자가 보증금을 제대로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져 '깡통전세' 위험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7월 기준으로 전국에서 빌라 전세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강원 춘천으로 93.3%를 기록했다. 춘천에 이어 인천 미추홀(92.6%), 충남 아산(89.2%), 전북 익산(88.6%)의 전세가율이 높았다. 

서울 빌라의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은 올해 4∼5월을 기점으로 하락하는 추세다. 한국부동산원 임대차 시장 사이렌에 따르면, 서울지역 연립·다세대(빌라)의 최근 3개월 평균 전세가율은 4∼5월 두 달간 72.0%로 같았고, 6월 71.6%에서 7월 70.0%로 떨어졌다. 서울에서 빌라 전세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여전히 강서구(80.5%)였으며 가장 낮은 곳은 용산구(49.6%)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