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변희수’ 비극 없게…트랜스젠더 청년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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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트랜스젠더 당사자 13명이 모여 주제 없이 각자의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마련됐다.
'제2의 변희수' 비극이 없도록 고 변희수 하사 3주기를 맞아 설립된 변희수재단 준비위원회(준비위)가 마련한 관계망의 첫 모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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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이 어렵죠. 정체성을 알리면 ‘동료들이 불편해할 것 같다’며 취업이 잘 안 되고, 정체성을 숨기면 ‘남자인데 왜 이렇게 여성스러우냐’ 등 차별적인 발언에 불안 증세를 느껴요”
지난달 27일 트랜스젠더 당사자 13명이 모여 주제 없이 각자의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마련됐다. ‘제2의 변희수’ 비극이 없도록 고 변희수 하사 3주기를 맞아 설립된 변희수재단 준비위원회(준비위)가 마련한 관계망의 첫 모임이었다. 이 자리에선 취업 현장에서 겪는 트랜스젠더의 어려움 등에 대해 허심탄회한 얘기가 오갔다.
트랜스젠더 남성인 김현재(30·활동명 하루)씨는 “법적으로 성별을 정정하기 위해 기다리는 동안 일을 하기가 정말 어렵다. 호르몬 변화로 인한 외적 성별과 법적 성별이 일치하지 않는 문제로 취업이 잘 안 되거나 취업을 해도 어려움을 겪어 다시 직장을 그만둬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고 말했다. 모임에선 “이력이 노출되면 정체성이 드러날까 봐 경력이 단절된다. 안정적으로 직업을 유지하기가 어렵다”는 청년도 있었다고 한다.
준비위는 이러한 트랜스젠더 청년들이 ‘다시 시작할 기회를’ 얻게끔 긴급 생활비 지원사업을 한다고 19일 밝혔다. 이은실 운영위원장(순천향대병원 산부인과 교수)은 “환자 중엔 자신의 젠더 문제로 (가정에서) 일체 병원비를 지원받지 못하는 분도 있고, 젠더 문제로 직장 내 갈등이 심각해 그만둘 수밖에 없어 당장 월세를 어떻게 내야 할지 고민하는 분도 있었다”며 “큰 도움은 아니지만 한두 달 버텨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발판이 되면 좋겠다는 것이 저희의 바람”이라고 전했다. 정민석 공동대표(청소년성소수자지원센터 띵동 이사장)는 “변 하사가 군인이라는 신분을 잃고 다시 시작할 기회가 주어졌다면 지금의 모습은 많이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해보며 시작하게 된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사업 지원대상은 19∼39살 트랜스젠더 청년 5~6명이다. 긴급 지원금으로 현재의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는 사람을 우대한다. 1인당 최대 300만원으로 2차례 정도 나눠서 지원할 계획이다. 다음달 19일까지 신청을 받고 서류심사 뒤 면접을 거쳐 최종 선발할 예정이다. 지원항목은 주거비, 생활비, 의료비, 상담비, 자기계발비, 구직활동비 등이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현재 트랜스젠더를 지원하는 제도가 거의 없고, 트랜스젠더에 대한 사회권적 기본권이 보장되지 않아 사회적 소통이 부족한 상황을 고려해 지원 사업의 취지와 목적을 전달하는 자리를 마련했다”며 “만약에 선정이 안 돼도 다른 지원 사업에도 계속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김가윤 기자 ga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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