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전세가율 1년8개월만 최고…갭투자 우려는 ‘글쎄’
서울 아파트의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 상승세가 1년째 이어지고 있다.
다만 빌라 등 전세가율이 70~80%에 육박하는 비 아파트와 달리 상대적으로 고가에 해당하는 아파트는 세입자의 전세 보증금만으로 집값을 메우는 데 한계가 있어 ‘갭투자’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19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 아파트 매매 대비 전세가 비율은 53.9%로 표본개편이 있었던 2022년 11월(53.9%) 이후 1년 8개월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주택전반의 역전세, 월세선호현상 등 영향으로 하락세를 보이며 지난해 4월 50.8%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지난해 7월(50.9%) 이후 지난달까지 1년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전세가율이 오르는 주 원인은 매매가격 상승폭보다 전세가격 상승폭이 더 크기 때문이다.
국민은행 시세를 보면 올해 들어 7월까지 서울아파트 매매가격 누적은 0.02%상승하는 데 그쳤지만 같은 기간 전셋값은 3.79% 상승했다.
구별로 강북구의 전세가율이 62.0%로 가장 높았고, 중랑구(61.6%), 금천구(61.4%), 성북구(61.0%), 관악구(60.4%), 은평구(60.2%) 등의 전세가율이 60%를 넘었다. 반면 고가 아파트가 많은 강남(42.7%)·서초(47.2%)·송파구(46.5%) 등 강남 3구의 전세가율은 50%를 넘지 않았다.
전세를 끼고 집을 매수할 경우 자기자본은 전세보증금을 뺀 차액만 갖고 있으면 되기 때문에 전세가율이 높을수록 매수자의 자금부담을 줄어든다. 때문에 전세가율이 높아지면 투자목적으로 전세를 끼고 주택을 매입하는 ‘갭투자’수요도 늘어날 수 있다.
다만 현재의 전세가율 상승이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묻지마 갭투자’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 전세보증금을 끼고 집을 매수하더라도 매수인이 갖고 있어야 할 자본금의 규모가 빌라 등 비아파트에 비해 크기 때문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이 집계한 서울 아파트 갭투자 비중은 2019년 6월 27%를 기록했지만 지난해와 올해 초는 10%대 초반을 밑돌고 있다.
류인하 기자 ac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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