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민준의 골프세상] 김주형이 잃은 마지막 한 타의 의미
[골프한국] 한국 남자골프의 젊은 기수 김주형이 1타 차이로 페덱스컵 플레이오프(PO) 2차전 진출에 실패했다. 김주형은 18일(현지시간)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의 TPC 사우스윈드(파70·7243야드)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1차전 페덱스 세인트 주드 챔피언십(총상금 2000만 달러) 마지막 4라운드에서 1타를 잃고 최종 합계 1언더파 279타로 공동 50위로 떨어졌다.
플레이오프 2차전에 진출하려면 페덱스컵 포인트 랭킹이 50위 안에 들어야 하는데 대회 전 페덱스컵 랭킹 43위였던 그는 이날 1타를 잃는 바람에 페덱스컵 포인트 환산 순위가 51위로 밀려 50명이 출전하는 PO 2차전 BMW챔피언십 진출이 막혔다.
70명에서 50명, 다시 30명으로 압축해 치러지는 플레이오프 3차전의 가장 큰 특징은 스코어를 페덱스컵 포인트로 환산한 순위로 다음 PO 진출자를 결정한다는 점이다. 이미 쌓인 페덱스컵 포인트에 PO전의 실제 스코어를 페덱스컵 포인트로 환산한 점수를 더해 다음 PO 진출자가 결정된다. 이 때문에 스코어 상 같은 공동 50위라 해도 누적 페덱스컵 포인트의 차이에 따라 PO 2차전에 진출하는 선수도 있고 탈락하는 선수도 생긴다.
이번 세인트 주드 챔피언십에서도 모두 7명이 1언더파로 스코어는 공동 50위로 같다. 그러나 페덱스컵 포인트 환산 결과 당락이 엇갈리는 사태가 벌어졌다. 김시우는 같은 공동 50위였지만 페덱스컵 포인트 환산 결과 랭킹이 44위로 PO 2차전에 진출했다. 이밖에 브라이언 하먼, 애덤 헤드윈, 코리 코너스, 셰인 라우리, 크리스 커크 등이 페덱스 포인트 환산 결과 50위 안에 들어 2차전 진출에 성공했다. 스코어보드 공동 50위 선수 중 김주형과 벤 그리핀 등 2명이 탈락했다.
마지막 라운드를 페덱스컵 포인트 순위 공동 39위로 출발한 김주형은 15개 홀을 지나며 버디 4개를 잡아내며 20위권을 유지해 PO 2차전 진출이 무난해 보였다. 그러나 16번 홀(파4) 보기에 이어 17~18번 홀 연속 더블보기로 무너져 순식간에 공동 50위권으로 추락했다. 마지막 홀에서 한 타만 덜 잃었어도 PO 2차전 진출이 가능했던 그에게 마지막 18번 홀에서 티샷을 물에 빠뜨린 것은 결정적인 실수였다.
스코어 상 순위가 아니라 페덱스컵 포인트 환산 순위를 염두에 두었더라면 마지막 두 홀에서 안전한 플레이를 펼쳤을 텐데 순위를 끌어올리겠다는 욕심해 무리한 공격을 감행해 탈락을 자초한 감이 없지 않다. 그의 골프 역정에서 두고두고 아픈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PO 1차전에서 단 1타 차이로 나머지 PO 2개 대회 진출 기회를 모두 잃은 김주형에게 '잃어버린 1타'는 그의 골프 인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하다.
한국 선수로는 합계 4언더파를 공동 33위에 오른 안병훈이 페덱스컵 포인트 순위 15위, 3언더파를 쳐 공동 40위에 오른 임성재가 페덱스컵 포인트 순위 9위, 김주형과 같은 스코어(1언더파)로 페덱스컵 포인트 순위 44위에 오른 김시우가 오는 22~25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애틀란타 이스트레이크GC에서 열리는 PO 2차전 BMW챔피언십에 출전한다.
PO 1차전에서 일본의 마쓰야마 히데키가 견고하고도 겸손한 플레이로 17언더파 263타를 쳐 2타 차 우승을 차지했다. 2007년부터 시작된 플레이오프에서 아시아 출신 선수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것은 그가 처음이다. PGA투어 통산 10승째다. 최경주(8승)를 제치고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 10승 고지를 밟았다.
2021년 아시아선수 최초로 마스터스 챔피언에 올랐던 그는 2024 파리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고 미국으로 이동하다가 캐디와 코치가 여권을 도둑맞아 이번 대회에 동행하지 못하는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무서운 저력으로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의 대항마로 부상했다.
시즌 페덱스컵 포인트 8위로 플레이오프를 시작한 마쓰야마는 이번 우승으로 3위로 뛰어오르면서 스코티 셰플러, 잰더 쇼플리, 로리 맥길로이, 콜린 모리카와 등 페덱스컵 포인트 랭킹 탑5와 PO 최종전 투어챔피언십 우승을 놓고 격돌할 기회를 얻었다.
*칼럼니스트 방민준: 서울대에서 국문학을 전공했고, 한국일보에 입사해 30여 년간 언론인으로 활동했다. 30대 후반 골프와 조우, 밀림 같은 골프의 무궁무진한 세계를 탐험하며 다양한 골프 책을 집필했다. 그에게 골프와 얽힌 세월은 구도의 길이자 인생을 관통하는 철학을 찾는 항해로 인식된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골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길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로 문의 바랍니다. /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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