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포커스] 글로벌 수소 시장 선점 속도… 2030년 PEM 수전해 자립화

이준기 2024. 8. 19.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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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수소 중점연구실' 출범
㎿급 수전해시스템 개발 목표
고체산화물 등 중장기 연구
2030년 ㎿급 수전해 국산기술 확보를 위한 개념도. 과기정통부 제공
알칼라인 수전해와 PEM 수전해 '국가 수소 중점 연구실' 운영 개념도.
고체산화물 수전해와 음이온교환막 수전해 비교도

'수소(H).'

수소를 둘러싼 기술 선점 경쟁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2050 탄소중립 실현과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달성을 위한 차세대 청정 에너지원으로 수소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근 들어 각국의 에너지 안보 강화 움직임 속에 수소가 전략적 에너지원으로 몸값을 높이고 있다.

수소는 산소와 화학반응을 통해 전기를 생산하고, 오염물질을 발생시키지 않는 무탄소 청정에너지원이다. 우리나라가 글로벌 수소 시장을 선점하고 탄소중립과 NDC를 달성하려면 재생에너지를 포함해 청정수소, 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등 다양한 무탄소 에너지원을 확대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수전해 핵심기술 확보를 통해 생산 단가를 낮춰 경제성을 확보하기 위한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연구개발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수소 생산 연구는 각 기관이 개별적으로 해 왔고, 연구 사업 간 연계가 부족해 협업 체계와 대형 연구성과 창출에 한계를 드러냈다. 이 때문에 수소 생산에 있어 기술 선도국과 기술 격차를 줄이고, 핵심·원천기술과 상용화에 집중하기 위해 통합적인 수소 기술개발 수행과 관리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2030년 ㎿급 알칼라인·PEM 수전해 자립화 목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수소기술 미래 전략을 바탕으로 국가 수소 연구 역량을 결집해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달 '5대 분야 국가 수소 중점연구실'을 출범시켰다. 국내 최초로 마련된 국가 연구실인 셈이다. 수소 중점 연구실은 메가와트(㎿)급 알칼라인 수전해·고분자전해질(PEM) 수전해와 차세대 수소생산 기술을 국산화하고, 이를 산업 현장에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연구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국가 수소 중점연구실 중 알칼라인 수전해와 고분자전해질(PEM) 수전해 분야는 기술 수준이 높고 단기간 내 상용화가 가능한 분야라는 점을 반영해 실증 기반 시설이 구축된 정부출연연구기관를 중심으로 3개 기관이 지정됐다. 이들 기관은 수전해 시스템을 구성하는 요소 기술 중 공백 기술을 분석, 확보하기 위해 개별 연구기관이나 기업과 공동 연구를 중점 추진할 예정이다.

알칼라인 수전해 연구단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을 주관기관으로, 한국생산기술연구원과 울산과학기술원(UNIST)이 참여해 2030년 가압형 10㎿급 수전해 시스템을 개발하는 게 목표다. 세부적으로는 스택·시스템·BOP(수전해 시스템의 구동, 제어를 담당하는 스택 외 구성장치), 분리판, 전극, 분리막 등을 대용량화·고효율화하는 것이다.

이를 기반으로 10㎿ 가압형 스택과 시스템 핵심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2.5㎿급 표준 스택 4개를 연계해 10㎿급 시스템으로 만들 계획이다. 이 시스템은 전력변환효율 96% 이상, 수소 손실 0% 달성을 통해 다량의 청정수소 공급이 필요한 수소전기차 연료생산과 석유화학·정제 등 산업공정과 연계한 대규모 플랜트 구축에 활용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독일 드레스덴 공과대학 등 해외 선진 연구기관과 공동연구를 추진하고, 자체 시험시스템을 구축해 시스템 실증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PEM 수전해 연구단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을 주관기관으로, 한국화학연구원, KAIST가 참여해 2030년 수㎿급 저가·내구성이 강한 PEM 수전해 기술 국산화를 목표로 연구개발에 나선다. 이리듐 산화물 전극의 귀금속 사용량을 줄이는 전극 및 촉매 구조 개발과 재생에너지가 갖는 변동성을 막고 높은 전도도를 가지는 저가형 전해질막 제조 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다. 또한 막전극접합체의 대면적화와 높은 전도성 및 고내구성을 가진 전해질막, 저가 소재 적용을 위한 산화물 코팅 기술 등 차세대 기술 개발도 추진한다. 이를 토대로 해상풍력과 연계하고, 재생에너지 변동성이 큰 지역에 청정수소 생산설비 구축에 활용할 방침이다. PEM 수전해는 독일, 미국, 영국, 노르웨이 등이 앞서가고 있다.

◇차세대 수소기술 선점 나선다

국가 수소 중점 연구실은 2040년 미래 글로벌 수소 시장에 대비해 차세대 수소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대학과 연구기관 등 개별 연구실 단위로 추진한다. 국내·외에서 본격 상용화되지 않아 세계적으로 선도가 가능한 고체산화물(SOEC) 수전해, 음이온교환막(AEM) 수전해, 액상유기수소운반체(LOHC) 등 3개 분야로 차세대 수소 기술 연구실이 정해졌다.

3개 연구실은 시스템을 구성하는 요소 기술별 연구역량이 뛰어난 연구 그룹들이 연합체를 구성해 세계 최고 수준의 핵심기술을 확보하고, 대용량 시스템을 조기에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원천·핵심기술 개발에 나선다.

고체산화물 수전해 연구실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을 주관기관으로, 한국과학기술연구원과 한국세라믹기술원, 한국원자력연구원, 서울대, 연세대, 광주과학기술원 등 11개 기관이 참여한다. 음이온교환막 수전해 연구실은 한국재료연구원을 중심으로 포항공대, 포항가속기연구소, 서울과학기술대, 중앙대, 국민대, 성균관대 등 23개 기관, 액상유기수소운반체 연구실은 한국화학연구원을 주관기관으로 고등기술연구원, 한양대 등 6개 기관이 힘을 보탠다.

세 개 연구실은 고체산화물과 음이온교환막 등 차세대 수전해 기술과 대용량 수소를 저장해 상온·상압에서 운송할 수 있는 액상유기수소운반체 등 미래 수소 기술 선점을 위한 유망 기술 확보에 주력한다. 고체산화물 수전해 연구실은 2040년 핵심 소재·부품 기술 국산화와 중온형(600∼700℃) 시스템 기술 선도를 위해 고내구성의 셀·전극 소재, 대면적 세라믹 셀·스택 제조 공정 관련 원천기술을 개발하는 게 목표다.

음이온교환막 수전해 연구실은 2040년 고분자전해질 수전해와 동일한 효율의 소재·부품 기술 국산화와 세계 최고 수준의 대용량(1㎿급) 시스템 개발을 개발할 계획이다. 현재 기술 선도국들이 2.4㎾ 이상 단일 스택을 개발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매우 도전적인 연구개발에 속한다. 액상유기수소운반체 연구실은 상압에서 대용량 수소를 저장·운송할 수 있고, 기존 화석연료 저장·운송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을 지닌 액상유기수소운반체 기술을 확보하는 데 목표를 뒀다. LOHC는 수소 저장에 필요한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이면서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어 높은 효율과 안정성을 가진 LOHC 물질 개발, 촉매반응 시스템 구축 등에 연구역량을 주력해 나갈 계획이다.

과기정통부는 산업계의 수요를 반영해 수소 중점 연구실을 중심으로 협력을 강화하고, 재생에너지와 청정수소 생산, CCUS 등과 연계한 R&D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이창윤 과기정통부 차관은 "수소 중점 연구실을 중심으로 R&D, 상용화, 시험·표준화, 국제협력 등을 결집해 대용량 수전해 국산기술 확보와 청정수소 경제성 확보 등에 기여해 무탄소 수소 경제사회로 전환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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