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뉴스] "업무 너무 힘들어요"... 제보자 정직 때린 회사

YTN 2024. 8. 19.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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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통신사 자회사 소속인 인터넷 설치 기사 A 씨.

통신사 고객들의 집을 방문해 인터넷과 TV, 전화 등을 연결하는 작업을 합니다.

그런데 같은 시간대에 12건의 작업이 배정되는 등, 시간 내 처리하기 힘든 양의 작업이 할당된다며 언론사에 제보했습니다.

[인터넷 설치기사 A 씨 / 대형 통신사 자회사 소속 : 1건을 빠르게 처리한다고 하면 30~40분은 걸려요. 많은 건수가 있으면 마음이 급해서 회사에서는 최우선 서비스를 하라고 이야기하는데 전혀 이뤄질 수가 없는 거죠.]

보도가 나가자 회사는 기사에 나온 업무일정표 사진과 전산 시스템을 비교해 A 씨를 찾아냈고, 징계위원회에 회부했습니다.

[인터넷 설치기사 A 씨 / 대형 통신사 자회사 소속 : 아무 연락도 없이 오셔서 본부에서 상담하러 나왔다고 그러면서…. 이런 기사 때문에 왔다고….]

결국, 지난 5일 A 씨에게는 정직 3개월의 중징계가 내려졌습니다.

사측은 A 씨가 사실과 다른 왜곡된 내용을 제보해 회사 이미지에 손상을 입혔다며 징계 이유를 밝혔습니다.

업무 배정만 한번에 됐을 뿐 한 시간 안에 12건을 모두 처리하라는 게 아니라며 방문 시간은 조정하면 된다는 입장입니다.

또 업무일정표를 유출해 회사의 정보보호 규정을 어겼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A 씨는 회사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며 합당한 문제 제기였다고 반발합니다.

고객들은 배정된 시간에 방문하는 것으로 아는 만큼 시간 조정이 쉽지 않아 업무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인터넷 설치 기사 A 씨 / 대형 통신사 자회사 소속 : '4시에 예약을 했는데요. 그때 오셔야 될 것 같아요'라고…. 이제 온종일 집에 계시는 분들이 아니니까요.]

업무 환경 개선을 촉구하기 위한 제보를 이렇게 처벌하는 게 타당한지도 면밀하게 들여다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한 만 목 / 노무사 : 중한 징계를 내리려면 영업비밀이나 정보가 중징계를 내릴 만큼의 가치가 있어야 하거든요. 공익적 제보의 경우에는 징계양정에 반영해야 한다는 판례도 있는 만큼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A 씨는 회사를 향해 징계에 앞서 근본적인 업무 시스템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라는 요구를 이어갈 계획입니다.

YTN 표정우입니다.

촬영기자 | 진수환

자막뉴스 | 안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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