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삼호 하청노조 간부 2명 고용승계 안돼…“부당노동행위”

금속노조 전남조선하청지회가 19일 오후 2시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하청노조 간부 표적해고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금속노조 제공

HD현대삼호(옛 현대삼호중공업) 하청노조 간부 2명이 하청업체 변경 과정에서 고용승계가 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하청노조는 노조 무력화를 위해 핵심 간부를 ‘표적해고’한 것이라며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금속노조 전남조선하청지회는 19일 오후 2시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하청노조 지회장과 부지회장만을 골라 불이익을 준 것은 부당노동행위”라고 밝혔다.

최민수 전남조선하청지회장과 배준식 부지회장은 HD현대삼호 하청업체인 ‘신안산업’에서 파워공으로 일해왔다. 파워공은 선박에 페인트칠을 하기 전 철판의 녹이나 이물질을 제거하는 작업을 하는 노동자다.

신안산업은 지난 5월10일 경영난을 이유로 폐업 및 해고 예고 통보를 했다. 하청노조는 하청업체가 바뀌더라도 하청 노동자는 새 하청업체로 고용승계되는 관행을 고려할 때 최 지회장 등 2명도 고용승계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새 하청업체인 ‘에이치에스이레’는 면접 진행 뒤 최 지회장 등 2명에 대해 고용승계를 하지 않았다. 지회는 “사용자 측은 노동자 23명을 고용승계하지 못했는데 하청노조가 유독 핵심 간부 채용만을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한다”며 “하지만 23명은 조선소가 싫어서 떠난 노동자, 정년퇴직하거나 건강상의 이유, 이직, 창업 등을 위해서 자발적으로 퇴사한 노동자다. 노동할 의사가 있는 노동자는 전원 고용 승계했고, 표적인 핵심 간부만 해고했다”고 했다. 지회는 에이치에스이레를 상대로 부당해고·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제기했다.

신안산업은 지난 5월30일 영업종료일 이후 최 지회장 등 2명이 조선소에 출입한 것은 무단출입이라는 문자를 발송했다. 원청인 HD현대삼호는 최 지회장 등 2명을 건조물 침입 및 업무방해 혐의로 형사고소했다.

하지만 이 같은 조치는 대법원 판례와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법원은 정당한 노조 활동의 범위 내라면 ‘비종사자’의 사업장 출입권을 인정한다.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간부 2명은 2020년 7월16일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이 출입을 허가하지 않았는데도 옥포조선소 내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해 건조물 침입 혐의로 기소됐지만 대법원은 2022년 6월 이들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지회는 “HD현대삼호도 대법원 판례를 아는지 지난 6월17일 하청노조 활동을 위한 출입 횟수는 월 8회이며 방송차는 출입할 수 없다고 안내했다. 노조법과 판례 그 어디에도 노조 활동 횟수 제한과 방송차 사용 불가는 없다”고 밝혔다. 지회는 HD현대삼호가 사업장 출입 제한으로 하청노조 활동을 방해했다는 이유로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제기했다.

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