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소니 ‘XR 헤드셋’ 국내 출시 임박···삼성·메타도 하반기 출격
소니가 얼굴에 착용하는 확장현실(XR) 헤드셋을 조만간 국내 시장에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3차원(D) 콘텐츠 제작 등을 위한 전문가용 제품이다. 삼성전자도 올해 중 XR 플랫폼 출시를 예고하는 등, XR 디스플레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자·정보기술(IT) 업계의 경쟁이 무르익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소니는 지난 14일 XR 디스플레이 기기 ‘SRH-S1’에 대한 국립전파연구원의 적합성 인증을 완료했다. 전파인증은 전자제품 출시 직전에 이뤄지는 막바지 절차다. 소니코리아 측은 “현재로선 출시 계획은 없다”고 밝혔으나, 통상적으로 전파인증 뒤 1~3개월 내 제품이 출시되는 점을 고려하면 늦어도 연말쯤 국내를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 소개될 것으로 보인다.
SRH-S1은 소니가 지난 1월 세계 최대 전자제품박람회 ‘CES 2024’에서 개발 사실을 공개한 ‘XR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XR HMD)’다. 퀄컴의 XR용 프로세서 ‘스냅드래곤 XR2플러스 2세대’를 탑재했으며 총 6개의 카메라·센서를 이용해 사용자 주변의 공간을 인식한다. 정교하게 가상공간의 사물을 조정할 수 있도록 반지 및 손가락 형태의 컨트롤러도 갖췄다.
소니 XR HMD는 올해 초 출시된 애플의 ‘비전프로’처럼 스키 고글 형태를 띤다. 차이가 있다면 소니 제품은 일반 대중이 아닌 XR 콘텐츠 창작자나 제품 디자이너·엔지니어를 위한 전문가용이라는 점이다.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에서 실제 크기의 3D 모델을 제작할 수 있으며, 캐릭터의 얼굴 표정과 물체의 질감 등을 사실에 가깝게 구현해볼 수 있다. 이를 위해 독일 지멘스의 설계용 플랫폼 ‘NX 이머시브 디자이너’를 채택했다. 소니는 “공간 콘텐츠 제작을 위한 직관적이고 몰입적인 도구”라고 소개했다.
안경·헤드셋 등 얼굴에 쓰는 형태의 XR 기기 시장은 스마트폰의 뒤를 이를 차세대 제품군으로 꼽힌다. 특히 생성형 인공지능(AI)의 발전으로 컴퓨터와의 소통이 원활해지면서 각종 가상 콘텐츠를 구현하는 수단으로서 XR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올해 애플이 비전프로를 선보인 이후 대중의 관심도 부쩍 높아졌다.
다만 비싼 가격과 거추장스러운 외형 때문에 대중화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소니도 이를 고려해 전문가용 제품을 먼저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소니는 게임용 가상현실(VR) 플레이스테이션 헤드셋도 제품 포트폴리오로 갖추고 있다.
소니가 지멘스와 손을 잡은 것처럼, XR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동시에 확보하기 위한 기업 간 합종연횡도 활발하다. 삼성전자는 구글·퀄컴과 협력해 XR 헤드셋을 개발 중이다. ‘삼성 글라스’라는 이름의 XR 기기 상표권도 등록했으며, 게임·영상 콘텐츠 개발을 위한 ‘XR 플랫폼’을 올해 중 공개할 예정이다.
XR 기기 선두주자인 미국 메타는 저가형 XR 헤드셋 ‘퀘스트3S’를 다음달 25일 열리는 연례행사 ‘커넥트’에서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도 내년 연말을 목표로 비전프로의 저가형 버전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소니는 XR용 디스플레이로 주목받는 올레도스(OLEDoS·실리콘 웨이퍼 위에 OLED 소자를 심은 패널)의 강자이기도 하다. 애플 비전프로뿐만 아니라 삼성의 XR 기기에도 패널을 공급할 것으로 보인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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