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모르던 너마저...' 흔들리는 편의점 업계, 1·2위도 '휘청'

김민우 기자 2024. 8. 1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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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4사 매출 및 영업이익 추이/그래픽=윤선정

불황을 타지 않아 대표적 경기 둔감 업종으로 분류되는 편의점이 부진의 늪에 빠졌다. 업계 1, 2위를 다투는 CU는 4개 분기 연속 영업익이 감소(전년동기대비)하는 추세다. GS25는 이미 지난해 연간 영업익이 전년(2022년)보다 줄었다.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는 적자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CU의 올 2분기 매출은 2조1743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4.4% 늘었다. GS25도 같은기간 4.9% 증가한 2조193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CU와 GS25 모두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이 늘며 외형적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편의점 업계에서는 위기감이 감돈다. 편의점은 경기 불황을 타지 않아 대표적인 경기 둔감 업종으로 분류되는데 최근 편의점 업계의 성장세가 눈에 띄게 둔화하고 수익성이 갈수록 악화하는 것이 수치로 드러나면서다.

올해 2분기 CU의 영업이익은 69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8% 감소했다. GS25는 같은기간 0.5% 감소한 649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은 늘었어도 수익성은 나빠지고 있다는 얘기다.

위기의 징후는 이미 지난해부터 나타나고 있다. 업계 1,2위를 다투는 CU와 GS25는 매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늘려오며 성장기조를 이어왔는데 지난해 처음으로 영업이익이 줄어들었다. 지금과 같은 기조가 이어진다면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2년 연속 영업이익이 감소하게 된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매년 성장해 오던 편의점 시장이 지난해부터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며 "성장세 둔화가 1년째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큰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편의점 업계는 1년째 이어진 영업이익 축소가 단순한 일시적 불황인지 추세적 하향국면으로 접어드는 시점인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3, 4위 업체인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의 상황은 더 열악하다. 세븐일레븐의 올해 2분기 매출액은 1조3867억 원, 영업손실 98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매출 규모는 전년 동기(1조4844억원) 대비 6.6% 줄었고 흑자(2023년 2분기 44억 원)였던 영업손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세븐일레븐은 2022년 4월 미니스톱을 인수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겠다는 목표였지만 인수 후 업황이 달라졌다. 미니스톱 점포 2600여개를 흡수해 규모가 커졌지만 시장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수익을 내지 못하는 부실 점포도 함께 늘어난 것이다.

부실 점포는 세븐일레븐의 수익성을 악화했고 이로 인해 2021년 흑자(16억원)였던 세븐일레븐의 영업이익은 인수 첫해인 2022년 49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에는 551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적자 폭이 더 커졌다. 이 때문에 세븐일레븐은 최근 신규 점포 확대보다 부실 점포 정리에 집중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신규 점포 출점 자제령까지 내린 상황이다.

이마트24 역시 시장 상황이 변하면서 역풍을 그대로 맞았다. 2013년 12월 신세계그룹이 '위드미'를 인수한 후 2017년 브랜드명을 바꾼 이마트24는 2022년 연간 매출 2조1181억원, 영업이익 68억원을 기록하며 첫 연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그러나 지난해 영업손실 230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만 131억원의 영업손실 내며 적자 늪을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올해 2분기에는 매출 5654억 원으로 전년 대비 1.6%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27억 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이마트24의 공격적인 무인점포 전략이 부메랑이 돼 돌아오고 있다고 평가한다. 무인 편의점에서는 담배와 주류를 판매할 수 없다 보니 사실상 고객 유인 효과가 크지 않고 이 무인점포들이 부실점포화 되고 있다는 평가다.

담배는 편의점 매출의 약 40% 안팎을 차지하고 있다. 매출 비중도 크지만 고객 유인 효과가 크기 때문에 편의점 사업의 핵심 상품으로 분류된다.

이마트는 출범 당시 다른 경쟁사들과 달리 로열티 대신 월회비 방식으로 가맹점을 운영해왔다. 하지만 최근 수익부진으로 인해 가맹사업 모델로 전환했다. 또 이마트24에 노브랜드를 접목한 노브랜드 가맹모델을 확대해 수익성 개선을 꾀하고 있다.

김민우 기자 minu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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