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군’ 김강우 “영어대사 하느라 고생, 느끼해보이지 않으려 노력”[EN:인터뷰①]

박수인 2024. 8. 19.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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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뉴스엔 박수인 기자]

배우 김강우가 '폭군' 폴을 연기할 때 중점을 둔 부분을 짚었다.

김강우는 8월 19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폭군'(각본/연출 박훈정) 인터뷰에서 한국인이자 미국인 폴을 맡으며 고민했던 지점을 털어놨다.

김강우는 폭 역할을 제안 받았을 당시를 떠올리며 "(박훈정) 감독님이 '귀공자'가 끝나고 얼마 안 있어서 전화를 주셔서 '추어탕 한그릇 하시죠' 하셔서 만났다. 그 중에 역할을 말씀하시더라. 대본을 읽지 않은 상황이니까 '감독님이랑 또 하면 너무 좋죠. 읽어보겠습니다' 했다. 역할을 보고는 쉽지는 않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왜 이 캐릭터를 주셨는지 보다는 재밌는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연기를 하면서 어렵고 재밌는 부분이 물론 있지만 약간 더 준비해야 할 거리들이 많구나 해서 흥미로웠다. 겁도 좀 났다. 잘 할 수 있을까. 대사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잘못하면 느끼할 수 있지 않나. 공중에 떠있는 캐릭터가 될 수 있으니까 어떻게 바닥에 붙이는지가 숙제였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의도적인 페이크를 넣는 건 아니지만 처음에는 한국어를 아예 못할 거라는 설정으로 시작해서 시청자들도 검은머리 외국인이라고 생각했을 거다. 그런데 한국어가 나왔을 때 너무나 자연스럽게 넘어가길 바랐다. 그 타이밍이 아주 작은 순간인데 거기서 이질감이 나면 웃길 수 있다. 한국인이구나 하는 느낌이 들도록. 최국장(김선호 분)과 붙는 신이 많았는데 현실적인 얘기들을 많이 하지 않나. 현실에서 볼 수 없는 인물이 아니라 마주치지 않은 인물이구나 하는 느낌을 내게 하고 싶었다. 영어 대사적인 부분도 그랬고 폴이라는 인물이 전체적 극에 대해서 설명하는 신들이 굉장히 길다. 취조실에서 최국장한테 얘기하는 걸 보면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쭉 얘기한다. 지루해지면 극에 안 좋은 영향을 끼쳐서 리듬감을 살리고 제 화술보다 훨씬 더 스피디 하게 들어갔다. 스피드의 차이를 뒀다. 대신 정확하게 들려야 해서 딕션에도 신경 썼다. 시청자들이 극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문제가 생겨버리면 안 됐다"고 말했다.

특히 취조실 장면에 대해서는 "NG는 안 났다. 소위 말해 한 번 절기 시작하면 리듬감은 완전히 떨어진다. 높낮이까지 계산해서 디자인을 다 해놓는 거다 자칫하면 시간이 어마어마하게 걸리고 상대방도 힘들도 스태프들도 힘든 상황이 되는 거다. 한 번에 쭉 가지 않으면 서로 곤란해지지 않으려면 그렇게 해야 했다"며 "배우 생활을 하다 보면 어떤 신은 정말 집중해서 열어 놓고 가는 경우가 있다. 사극이 아닌 이상. 개인적으로는 한 작품에서 한 두 신 정도다. 그 안에서의 살짝의 애드리브는 있어도 속도감 높낮이까지 다 결정하고 가는 편이다. 혼자 떠들고 리액션이 적은데 제 책임이 크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털어놨다.

영어 대사의 어려움도 따랐다. 김강우는 "하루 종일 듣고 따라하는수밖에 없었다. 사무적인 대사가 아니었기 때문에 비속어가 섞이고 깔끔한 느낌이라서 그런 뉘앙스를 따라하는 게 어려웠다. 샤워하면서 화장실에서 녹음본을 계속 들었다. 러시아 갱 두목으로 나오는 배우가 있는데 특기가 영어다. 그 친구가 녹음을 해줬고 저는 계속 들으면서 따라 했다. 그 친구는 러시아어 하느라 고생했고 저는 영어 하느라 고생했다"고 전했다.

외형적인 변화로는 "옆머리를 바짝 쳤고 살은 안 찌웠다. 아무래도 기름기 보일 수 있는 걸 원했다. 그 캐릭터가 시나리오로 봤을 때는 더 느끼했을 거다. 깐족거린다는 게 최국장 대사에 있더라. 제 나름대로 하면서 기름기가 조금씩 제거된 것 같다. 표현방식이나 제스처는 또 다르니까. (비주얼이) 전작과 완전히 달랐으면 했다. 비주얼은 그 사람의 삶이 묻어나지 않나. 유니크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김강우 맞아?' 할 정도로 가고 싶었는데 그렇게까지는 못 했다. 차승원(임상 역) 선배도 신경을 많이 쓰시지 않았나. 최국장도 피곤함에 쩔어있어야 했고 저는 그 반대 느낌이 있어야 해서 종합적으로 고민을 많이 했다"고 했다.

폴을 어떻게 해석하려 했느냐는 질문에는 "한국인이자 미국인이라는 점은 일부러 고민하지 않았다. 그 지점을 고민하며 오히려 인위적으로 보일 것 같아서 머릿 속에만 뒀다. 부모님은 한국인이었을 거고 이민을 갔을 거고 미국 국적일 거고 미국에서 일하는 게 행보에 더 좋을 거고 최국장과 우열을 가지기 힘든 능력을 가지고 있고 라이벌이라 생각하면서도 존중하고 라는 전사를 넣었다. 일부러 설정했으면 만화적인 캐릭터가 됐을 거라고 생각했다"며 "동선이 없는 신들은 더 힘들다. 디테일 싸움이다. 제스처, 뉘앙스 하나도 느낌이 달라지기 때문에. 이런 작품 같은 경우에는 파트들이 다 다르지 않나. 내가 가는 길 다 다르니까 내 노선 안에서 정확하게 집어주고 가야 하는 신은 준비를 오래 한다. 재미도 있지만 오히려 임팩트를 크게 가야 하니까 부담감은 있었다"고 답했다.

폴을 연기하면서는 어떤 이미지를 떠올렸을까. 김강우는 "이 포인트에서 웃어야지까지는 생각하지 않는데 나중에 보니까 웃음이 많이 들어갔더라. 폴은 여러 가지가 다 섞인 짬뽕같은 느낌이었다. 어떨 때는 냉혈한이고 어떨 때는 허술함이 있고 어떨 때는 조울증도 있는 것 같고 느긋할 때는 한없이 느긋하고 평범하지는 않았다. 그래야 극 안에서 움직일 때 재미가 있는 것 같았다. 럭비공 같은 느낌이었다. 허당미를 표현할 때는 과하지도 감하기도 않고 시나리오 그대로 갔다. 감독님이 설계하신 그대로 갔다. 이 캐릭터에서는 그런 부분은 건들이면 안 될 것 같았다. 최대한 애드리브도 줄였다"고 밝혔다.

특히 영화 '귀공자'의 기시감을 줄이려는 노력을 많이 했다고. 김강우는 "전작 캐릭터와 비춰봤을 때 새로운 느낌을 내야 하는 게 과제였다. 감독님이 같고 장르도 겹치는 부분도 있었고 그때도 빌런에 가까운 느낌이었기 때문에. '귀공자'와 비슷한 느낌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안 됐다"며 "저희는 최대한 노력을 한다. 감독님도 걱정을 하셨을 거다. (김)선호 씨에게는 결이 많이 다른 캐릭터를 주신 것 같고. 최대한 노력하지만 같은 사람이 뜯어고치지 않는 이상 완전히 다르게 보일 수 없지 않나. 저희 입장에서는 최대한 노력했다. '귀공자' 때 감독님과 얘기를 많이 하면서 캐릭터를 만들어갔는데 이번에는 포인트가 되는 부분들만 이야기했다. 합의점을 금방 찾은 느낌이었다"고 덧붙였다.

(인터뷰 ②에서 계속)

뉴스엔 박수인 abc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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