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길의 이슈잇슈] "장가 가고 싶어도 못 가요"…한국 남자들, 결혼 못하는 `충격적 이유`
한국 남성들에게 취업보다 더 어려운 관문이 있다면 바로 '결혼'이 아닐까. 치솟는 집값을 비롯해 많은 사회·경제적 제약 조건도 문제지만 미혼남녀 성비 불균형 때문에 결혼을 하고 싶어도 못 하는 남성이 점점 많아지는 게 현실이다.
실제로 최근 보건사회연구원의 분석을 살펴봐도 미혼 남성이 미혼 여성보다 20%가량 많을 정도로 미혼남녀의 성비 불균형이 심각한 수준이다. 가능한 많은 미혼 남녀가 매칭되더라도 많은 미혼 남성이 남게 되는 구조다 보니 짝을 찾는 남성들을 선택하려는 여성들의 '콧대'는 점점 더 높아지는 현실이다.
19일 결혼정보 회사 비에나래(대표 손동규)에 의뢰해 '한국 남성들이 결혼을 못하는 이유'에 대해 분석해 본 결과 미혼 남성들의 결혼 가능성을 좌우하는 가장 큰 요인은 역시 경제력이다. 월 소득과 고용 형태(정규직과 비정규직 등), 직종 등에 따라 결혼 확률에 상당한 차이를 나타낸다. 같은 연령의 남성이 월수입에 100만원의 차이가 난다면 결혼 확률은 9.6% 벌어진다.
30대 남성의 경우 정규직이 비정규직보다 결혼 확률에서 17.7∼18.5% 높다. 집을 보유한 남성이 집이 없는 남성보다 결혼에 성공할 가능성이 7.3배 높다. 직종에 따라서도 결혼 확률에 75%의 차이가 발생한다.
두 번째로는 MZ세대들의 이성 및 결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들 수 있다. MZ세대들은 남성은 남성대로, 여성은 여성대로 결혼에 대해 불만이 많다.
남성은 "여성들은 남녀 평등하다고 하면서 신혼살림을 준비할 때는 남성에게 기대려고 한다"라는 불만이 있고, 여성은 "남성은 맞벌이를 주장하면서 육아나 가사 등에는 소극적"이라고 주장한다. 다시 말하면 "결혼 비용, 왜 남성이 더 많이 부담해야 하나" 대 "독박 육아로 혹사당한다"로 요약할 수 있다.
이런 의식이 저변에 깔리다 보니 남녀 모두 결혼에 소극적이게 된다. 남성이 여성을 적대적으로 대하고 반대로 여성도 남성을 적대적으로 대하는 젠더 갈등도 남성들이 결혼을 망설이는 주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지금의 MZ세대 남성들은 결혼에 대한 욕구가 다른 연령층의 남성에 비해 약하다. 이들은 합계 출산율 1명대의 시대에 태어나 혼자 지내는 생활에 익숙하다. 태어나자마자 자신의 방을 배정받았고 디지털 원주민으로서 인터넷이 일상화된 시대를 살아왔다. 혼자 시간을 보내는 것이 습관화돼 혼술, 혼밥 등을 즐기는 반면 구속과 간섭에 민감하다.
어린 시절, 부모의 과보호 하에서 자랐기 때문에 자립심이나 끈기 등이 부족한 것도 결혼을 못 하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개인적이고 의존적이라 구태여 결혼을 하는 것보다 부모와 동거하며 보호 및 지원받으며 사는 삶에 만족한다.
여성들은 '결혼은 선택'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결혼이 필수가 아니기 때문에 이상형을 찾아야 하는데, 그만큼 깐깐하게 고르다 보니 웬만한 남자는 눈에 차지 않는 게 현실이다. 이외에도 과거와 달리 여성의 결혼 적령기가 늦춰진 것도 원인이 된다.
이경 비에나래 총괄실장은 "20대와 30대에는 남녀 모두 미혼율이 높지만 50대와 60대로 갈수록 미혼율은 계속 줄어든다"라며 "어차피 결혼을 할 바에는 눈높이를 조절해 너무 늦지 않게 결혼을 하는 편이 바람직하다"라고 설명했다.
재혼을 희망하는 '돌싱' 남성들이 결혼을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혼할 때 '반토막' 난 재산 때문이다. 요즘은 이혼을 할 때, 특히 혼인 유지 기간이 20년 이상 되면 재산을 50대 50으로 분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대부분 집 한 채를 보유하고 있다가 그것을 둘이서 나눠야 하는 것이다. 재산 분할 후 도심에 살던 남성은 이혼과 함께 외곽 혹은 근교로 나가든지, 아니면 전세나 원룸 등으로 집 규모를 축소해야 한다. 번듯한 집 한 채와 생활비, 노후 보장 경제력 등을 가진 배우자를 원하는 돌싱 여성들의 기대치에 한참 못 미치게 된다.
재혼의 필수 요소들을 잘 갖췄다 하더라도 '매력'이 부족하다면 재혼은 어렵다. 패션 감각이 대표적이다. 패션 트렌드, 미적 감각, 정성 등이 옷차림에 가미돼야 하나 개념조차 없는 돌싱 남성들이 많다. 첫 만남에서 여성들이 가장 많이 지적하는 불만 사항이 다름 아닌 옷차림입니다. 불결하고 후줄근한 옷차림으로 미팅에 나타나기 일쑤다.
비만이거나 너무 야윈 신체도 상대에게 호감을 주지 못한다. 유머 감각과 위트는 대화의 촉진제가 될 수 있고, 상대의 대화에 귀를 기울이고 적극적으로 맞장구를 치는 등의 자세도 매력 포인트가 된다. 카리스마와 리더십 등도 호감도를 높여준다. 다만 이런 장점을 가진 남성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손동규 비에나래 대표는 "돌싱(돌아온 싱글)들은 남녀 불문하고 재혼을 희망하면서도 재혼 상대를 찾지 못하여 장기간 싱글로 지내는 경우가 많다"라며, "재혼 조건을 합리적으로 설정해야함은 물론 만남을 가질 때도 이성의 입장을 이해하고 배려해야 재혼이 성사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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