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조한 밸류업 공시 참여율…당국, 고삐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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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보다 적극적으로 기업들의 밸류업 참여를 독려하고 나서고 있다.
금융당국 수장들이 직접적인 발언을 쏟아낸 데 이어 기업들의 참여를 푸시할 수 있을 실무적 차원의 작업도 추진되고 있다.
밸류업 참여 기업 수가 프로그램 시작 3개월이 다 돼 갈 동안 여전히 한자릿수에 머무르자, 참여율이 저조한 이유를 분석하고 나아가 공시 계획을 세우도록 압박하는 차원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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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수장들, 참여 독려
[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금융당국이 보다 적극적으로 기업들의 밸류업 참여를 독려하고 나서고 있다. 금융당국 수장들이 직접적인 발언을 쏟아낸 데 이어 기업들의 참여를 푸시할 수 있을 실무적 차원의 작업도 추진되고 있다. 장기적으로 기업들의 '자율적 참여'를 강조하던 시행 초기보다 고삐를 죄는 모습으로 풀이된다.
1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최근 상장사들을 대상으로 밸류업 공시 계획이나 일정, 관련 애로 사항 등을 점검하고 있다. 밸류업 참여 기업 수가 프로그램 시작 3개월이 다 돼 갈 동안 여전히 한자릿수에 머무르자, 참여율이 저조한 이유를 분석하고 나아가 공시 계획을 세우도록 압박하는 차원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지금까지 밸류업 공시가 금융권 중심으로 나오다 보니 다른 기업들은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현황을 파악하고자 의견을 듣고 있다"며 "애로사항은 무엇인지, 지금까지의 교육이나 간담회 등이 얼마나 도움이 됐고 이해됐는지 등의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은 기업들의 밸류업 참여를 높이기 위해 기관투자자인 자산운용사의 역할을 부각시키고 있다. 이복현 원장은 지난 6일 자산운용사 CEO 간담회에서 "자산운용사는 투자자의 자산 증식뿐 아니라 의결권 행사 등을 통해 기업의 체질을 본질적으로 개선해야 하는 역할과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의결권 행사가 미흡한 운용사를 실명 공개해 '망신'을 주는 방식도 처음으로 추진한다. 당국이 기업에 직접 압박을 가하긴 어려운 만큼 기관투자자들의 입김이 기업들의 밸류업 동참을 이끌어낼 수 있길 기대하는 취지가 깔려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간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에 기반한 자율적 참여를 강조해 온 당국에서 기류 변화가 감지된다는 시각도 나온다. 수년에 걸친 중장기적 과제라 했지만 공시 시작 3개월이 다 돼 가도록 공시 참여 기업이 10개에도 미치지 못하자 당국으로서도 점차 강수를 둘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이날 기준 밸류업 계획을 공시한 기업은 ▲키움증권 ▲에프앤가이드 ▲콜마홀딩스 ▲메리츠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신한지주 ▲DB하이텍 등 7개뿐이다. 밸류업 자율공시는 시작한 5월27일 이후 약 석달이 흘렀지만 예고공시까지 한 상장사 8곳을 합쳐도 참여율이 0.6% 수준이다.
금융당국 수장들도 밸류업 독려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8일 "상장사 최고경경자(CEO) 혹은 대주주께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밸류업 자율공시에 적극 참여해달라"고 했다. 12일엔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취임 후 자본시장 이슈에서의 첫 공식활동으로 상장사들을 만났다. 그는 "기업 밸류업의 핵심적인 성공 요인은 시장 참여자의 자발적·적극적인 참여"라고 역시 독려했다.
김 위원장의 취임 후 첫 해외 출장지도 국내 밸류업 프로그램의 모델이 된 일본으로 정해졌다. 김 위원장은 일본 내 밸류업에 성공한 기업들과의 면담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금융업 등 특정 업종을 제외한 상장사들은 여전히 밸류업 프로그램을 외면하는 상황이다. 밸류업 공시가 경영 계획을 수립하는 4분기 쯤에야 늘어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 상장사 업계 관계자는 "아직 어떠한 세제 혜택도 입법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기업들이 섣불리 공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혜택이 보다 가시화된다면 기업들의 자발적 움직임이 더 생겨날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자사주 소각이나 배당 등 주주 환원은 늘어나고 있는 추세지만 이를 공시하는 것엔 아직 부담이 있는 것 같다"며 "연중에 경영 계획을 내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기도 하고, 계획 공시를 올렸다가 지키지 않았을 때의 페널티도 확실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oincidenc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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