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작년 이후 인플레이션의 약 10%는 이상기후 탓"

지난해 이후 최근까지 우리나라 물가 상승분의 약 10% 정도는 고온 등 이상기후가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한국은행이 오늘(19일) 발표한 '이상기후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2001∼2023년 우리나라 이상기후지수(CRI)와 산업생산, 소비자물가상승률 간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대체로 이상기후가 성장(산업생산)은 늦추고 물가는 더 끌어올린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CRI는 이상고온, 이상저온, 강수량, 가뭄, 해수면높이 5가지 요소를 바탕으로 기준기간보다 얼마나 이상기후 정도가 심했는지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이번 연구에서 이상기후 충격은 발생 시점으로부터 약 12개월 뒤 산업생산 증가율을 0.6%포인트(p) 깎아내렸습니다.

반대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충격 후 약 3개월 만에 0.03%p 더 높아졌습니다.

물가 품목별로는 식료품, 과일, 채소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자유무역협정(FAT) 체결국과의 교역 비중 등을 활용해 수입을 통한 대체 효과를 배제하면, 이상기후에 따른 인플레이션 추가 상승 폭은 0.08%p(0.03+0.05%p)까지 커졌습니다.

아울러 1980∼2000년 시기보다 최근(2001~2023년) 들어 이상기후가 성장·물가 등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과 지속성이 더 커지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특히 2023년 이후 월별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한 요인별 기여도를 분석한 결과, 이상기후가 평균 약 10%를 차지했습니다.

지역별로 CRI 특징(2001∼2023년)을 나눠보면 이상고온은 강원·충북·제주, 강수량 증가는 경남·전남·부산·제주, 가뭄 심화는 전북·충북·강원 등에서 뚜렷했습니다.

정원석 한은 전북본부 기획조사팀 과장은 "2010년 이후 이상기후 현상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력이 통계적으로도 유의하다"며 "이상기후는 농림어업, 건설업 등 산업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연합뉴스)

유덕기 기자 dkyu@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