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전기차 화재 3차 합동감식…경찰 “국과수 정밀감식 꽤 걸릴 듯”
지난 1일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벤츠 전기차 화재 원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3차 합동감식이 진행됐다.
인천경찰청은 19일 서부경찰서에서 국과수와 서부소방서, 메르세데스 벤츠, 자동차안전연구원과 함께 처음 폭발과 함께 화재가 시작된 벤츠 전기차의 배터리팩 내부를 분해하는 합동감식을 벌였다고 밝혔다.
지난 5일에는 배터리팩 분리에 실패했으며, 지난 8일 2차 감식에서는 배터리팩에 있는 배터리 관리 장치(BMU)를 분리해 정밀감정을 맡긴 데 이어 이번엔 셀과 모듈을 분리했다. 불이 난 벤츠 전기차는 중국 ‘파라시스 에너지’의 배터리가 탑재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이날 합동감식은 배터리팩을 셀하고 모듈을 분리해 정확한 발화지점을 특정할 수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라며 “국과수의 벤츠 전기차 정밀감식 결과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 수사도 본격화되고 있다. 경찰은 지난주 벤츠 자동차의 차주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벤츠 전기차 차주는 경찰에서 “벤츠 전기차에 대한 정기 점검에서 차량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고, 주차를 시켜놨는데 59시간만에 불이 났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화재 당시 스프링클러를 꺼 피해를 키운 아파트 관리소 직원은 아직 소환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벤츠 전기차가 기계적인 사고 때문에 불이 난 것에 집중하고 있다며, 아파트 관리소 직원들은 나중에 불러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천 서부소방서는 불이 났을 당시 소방시설이 정상적으로 작동됐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또한 인천시 소방본부 사법팀은 불이 난 아파트의 스프링클러를 임의 조작한 아파트 관리소 직원에 대해 소방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 조사할 계획이다.
소방본부 사법팀 관계자는 “스프링클러를 끈 아파트 관리소 직원이 지시를 받아서 껐는지, 아니면 임의로 조작했는지 아직 특정은 안 됐다”며 “조만간 아파트 관리소 직원들을 불러 조사하면 누가, 왜 껐는지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일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 아파트 지하 1층 주차장에 있던 벤츠 전기차에서 폭발과 함께 화재가 발생해 주민 등 23명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옮겨졌다. 또 차량 87대가 불에 타고 783대가 그을렸다. 특히 화재로 아파트 14개동 1581가구에 수돗물 공급이 끊겼고, 5개동 480가구는 단전돼 승강기 운행도 못 하다가 5~7일만에 공급이 재개됐다.
이날 기준 임시주거시설 2곳에서 생활하는 아파트 이재민은 84명이다.
박준철 기자 terry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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