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부정적 인식 확산 속상"…신림동 주민들 '불편한 속내'

정윤미 기자 임여익 기자 장시온 기자 2024. 8. 19.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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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다 장사하는 사람들이고 생계가 달려 있어 문을 열 수밖에 없어요."

그런데도 자신의 동네가 부정적으로 인식되는 데 대해 신림동 주민들은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신혼 때부터 20년간 신림동에 거주하며 택시를 운전하는 변 모 씨(45)는 "주변에서 '왜 그런 동네에 사냐'고 자꾸 뭐라고 하는데 주민으로서 그런 인식이 짜증이 난다"고 토로했다.

신림동 거주 15년 차 윤 모 씨(47)도 "우리 동네가 칼부림·살인 이런 쪽으로만 집중되는 거 같아서 그런 프레임이 생길까 봐 주민 입장에서 걱정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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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프] 상인들 "손님 줄어들까" 노심초사…어떻게 버티나
전문가, '주민 협력 치안프로그램' 지역 이미지 개선 가능
16일 오전 8시30분쯤 서울 관악구 신림동 당곡사거리 인근 건물 1층 계단에 이틀 전(14일) 발생한 '지인 살해 사건' 흔적(모자이크)이 남아 있다. 2024.8.16/뉴스1 ⓒ News1 장시온 기자

(서울=뉴스1) 정윤미 임여익 장시온 기자 = "우리 다 장사하는 사람들이고 생계가 달려 있어 문을 열 수밖에 없어요."

지난 16일 오전 8시30분쯤 '신림동 지인 살해'가 발생한 건물 1층 노래바 직원 A 씨. 그는 이번 사건에 대해 안타까움을 전하면서도 한숨을 푹 내쉬며 이같이 말했다. 사건 가해자와 희생자는 모두 이곳 노래바 직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건물 앞 노래바 간판은 네온사인이 반짝였고 안에서는 손님들의 노랫소리가 흘러나왔다.

이날 서울 관악구 신림동 당곡사거리 일대는 불과 이틀 전(14일)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는 사실이 무색할 만큼 여느 때와 다름없는 모습이었다. 대부분 가게가 문을 열고 영업 준비에 한창이었다. 다만 열린 문틈 사이로 사장님들 깊은 한숨 소리가 새어 나왔다.

노래바 건물 맞은편 포장마차에서 일하는 30대 남성 권오영 씨(32)는 "이런 사건이 터지면 몇 달간 손님이 팍 줄어들어 장사가 잘됐던 가게도 망한다"며 "특히 작년 조선 칼부림 이후 가게들이 많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조금 조용하나 싶었는데 또 터졌다"면서 "장사하다 보니 매출이 제일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부동산중개업자 B 씨는 "보통 개강 전 12~1월쯤 지방에 사는 갓 스무 살 된 학생들이 부모님이랑 집 보러 온다"며 "작년 기준 하루 4~5명 왔는데 올해는 1~2명 수준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처럼 손님 수가 줄어든 데 대해 작년에 연달아 발생한 묻지마 범죄 영향이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번 '지인 살해'는 개인 간 시비에 의해 벌어진 보편적인 사건에 해당한다. 지난해 '조선·최윤종 사건'은 이상 동기에 의해 불특정 상대를 대상으로 했다. 다소 이례적이고 예측 불허하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과 큰 차이가 있다.

그런데도 자신의 동네가 부정적으로 인식되는 데 대해 신림동 주민들은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신혼 때부터 20년간 신림동에 거주하며 택시를 운전하는 변 모 씨(45)는 "주변에서 '왜 그런 동네에 사냐'고 자꾸 뭐라고 하는데 주민으로서 그런 인식이 짜증이 난다"고 토로했다. 신림동 거주 15년 차 윤 모 씨(47)도 "우리 동네가 칼부림·살인 이런 쪽으로만 집중되는 거 같아서 그런 프레임이 생길까 봐 주민 입장에서 걱정된다"고 했다.

경찰 관계자도 "관악구에서 살인 사건이 발생하면 '신림동' 이렇게 인식하니까는 주민들이 엄청 스트레스받고 힘들어한다"고 말했다.

배상훈 우석대 경찰행정학 교수는 "신림동에서 일어났다고 다 같은 사건은 아니다"라며 "'신림'이라는 지역적 키워드에만 매몰돼 모두 같은 사건처럼 보는 경향은 경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전문가들은 지역 이미지 개선을 위해서는 '지역 주민 간 협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는 범죄 예방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훈 조선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 집합이 함께 합의·합심하는 능력인 '집합적 효능감'이란 경찰학 개념을 소개했다. '동네 주민과 함께하는 치안 프로그램' 등 경찰이나 지방자치단체가 지역의 집합적 효능감을 끌어 올릴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진행·홍보할 것을 제안했다.

이 교수는 "주민들의 범죄 공동 대응 능력을 끌어올리면 범죄율 저하에도 도움이 된다"며 "모두가 동네 안전을 위해 노력한다는 게 알려지면 이미지 개선에도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도우 경남대 경찰행정학 교수는 "지역 이미지가 개선되면 범죄율이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며 반면 "부정 이미지는 치안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주민 커뮤니티 활성화 등을 통해 지역사회 공동체 의식을 끌어올린다면 장기적으로 범죄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younm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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