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Gs·ESG를 통해 새로운 미래를

이창언 신경주대학교 SDGs·ESG 경영학과 교수 2024. 8. 19.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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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국가SOCIETY] SDGs·ESG는 실용주의적 사회혁신 전략이다

실용주의는 사람을 세계의 자발적 창조자로 간주하며, 인간의 사회생활에서 실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세계, 존재의 의미와 가치를 부여한다. 여기에 더해 실용주의는 교조와 공론, 소위 권위, 추상적인 지적 탐구와 이상적인 윤리와 책임의 강요가 아닌 우리 사회에서 괜찮고 바람직한 삶의 방식, 책임 윤리의 형성을 강조한다.

현장과 지역을 통해 지구적 변화를 모색하는 SDGs·ESG

실용주의가 세계를 초월하는 관점을 비판하고 현실 중심적이며, 인류의 번영을 소중한 가치로 설정한 것처럼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와 환경·사회·거버넌(ESG)도 미래지향적인 관점을 중시하니, 모든 것을 정해진 관념으로 환원하여 설명하려는 관념론과 거리두기를 한다. 그 이유는 인간의 노력에 의한 가치 창조를 확보하기 위해서이다. '행동을 통한 변화', '체계적 변화'로 '진정한 전환(real transformation)'이 시작되고, 지역과 현장에서의 활동을 통하여 전 지구적 변화를 모색해 나가는 것이 SDGs와 ESG의 기본 관점이다.

실용주의적 관점에서 보편적인 진리에 기초하는가의 여부는 핵심적인 논쟁 대상은 아니다. 실용주의 철학의 기본 관점은 '세계는 진화하는 것(Charles Sanders Peirce)', '인간의 창의적 활동'을 포함(제임스)하는 것, '초월적인 것이 아닌 인간의 경험을 포함하는 끊임없는 과정(듀이)'이다.

실용주의와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환경·사회·거버넌(ESG)의 기본 전제는 인간의 존재와 삶과 행동이다. 진리가 실천을 통해 증명되고 검증되어야 한다는 '실용주의 진리관'과 동일하게 SDGs와 ESG의 철학과 가치는 절대자와 고정된 체계를 부정한다. SDGs와 ESG는 현학적인 논리적 정합성을 추구하기보다는 모든 질문이나 문제를 열어놓고, 정서적으로, 지적으로 호소력 있는 실천과 구체적인 행동계획을 선호한다. SDGs·ESG를 둘러싼 논의와 이행·실천은 실용주의와 많은 부분의 결을 함께 한다.

SDGs·ESG는 인간의 창의적 노력과 자유의 공간을 확보하고자 한다는 점에서 세계에 대한 참여와 개선의 실천론적 성격을 가진다. SDGs·ESG의 핵심적인 정책과제는 ‘인간 중심적 발전(people-centered development)’이다. 인간 중심적 접근은 정의롭고, 살기 좋고, 포용적인 공동체 건설과 빈곤 해결을 위한 좀 더 가치 있는 솔루션을 만들기 위한 전략이자 일련의 과정과 방법들이다. 이것은 삶을 위한 자연 지원 시스템(the natural support systems)을 보호하는 '모두를 위한 포용적인 발전' 과정과 양식의 추구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생태주의와 대립하지 않는다.

SDGs의 5P(인간, 지구, 번영, 평화, 파트너십), ESG의 3요소(환경, 사회, 거버넌스)에서 확인되듯이 효율과 만족의 극대화가 아닌 생태계와 사회 전체의 균형과 지속가능성에 더 큰 비중을 둔다. 인간 중심적 접근은 사회구조 속에 다양성이 촘촘히 짜여있고 유·무형의 문화적 유산과 활동들이 중요한 자산으로 여겨지는 사람 중심의 안전하고 문화적으로 융성한 공동체를 만들고 유지하는 것이다. 그리고 기업은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 하에서 사회에 유용한 부가가치 및 고용 창출과 자율적이고 책임 있는 행동을 통해 지속 가능한 사회 실현을 견인하는 역할을 담당할 수 있도록 촉구한다. SDGs와 ESG가 지향하는 인간 중심 디자인 방법을 통한 가치 있는 해법 제안은 적합성(Desirability), 실현 가능성(Feasibility), 지속성(Viability), 이 세 가지 관점을 동시에 고려하여 도출한다.

다중의 참여적 과정을 통해 만들어 가는 지속가능한 발전

실용주의는 변화와 참여를 중시하고 인간의 창의적 노력과 자유의 공간을 확보하려는 일련의 의식과 행동을 촉진한다. 나아가 학습과 탐구는 개방적 사고, 참여적 의사결정을 통한 적용 가능한 정책 대안 모색, 나아가 자기 성찰성을 강화한다. 자기 성찰성은 나와 현실의 문제를 드러내는 것, 합리적 비판에 항상 열려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SDGs와 ESG의 이슈는 다양하고, 상호 연계되어 있으며, 이행 과정에서 구체적인 지표를 통한 검증·평가와 환류를 수반하기 때문에 계획 수립과 실행을 위하여 학습과 탐구를 중시한다. SDGs·ESG는 이해관계자들의 토론을 통해 지식, 가치, 인식, 관점, 태도를 변화시키고, 집단적 맥락에서 '바람직한 것'과 '실현 가능한 것'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고,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한 공동의 행동을 구체화하는 과정을 중시한다. 이처럼 SDGs·ESG에서 학습과 탐구 의지는 생성(生成)과 변화(變化)의 세계관(世界觀)으로서 미래(未來)를 향한 열린 실용주의 철학의 기본 지향과 맞닿아 있다.

SDGs와 ESG는 총체적인 관점에서 사회의 의식 변화를 전제한다는 점에서 실용주의와 유사하게 '학제적(inter Disciplinary)', '초학문적(trans Disciplinary)' 접근을 선호한다. SDGs는 "모든 국가, 특히 개도국에서 목표 달성을 지원하기 위해 지식, 전문성, 기술 및 재원을 동원하고 공유하는 다 주체 파트너십에 의해 보완되는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글로벌 파트너십 강화(SDG Goal 17-16)"를 강조한다. SDGs는 개방성과 지식의 공유라는 방식에 의해 더욱 활발히 추진되고 종합적·다학제적(multi disciplinary)·통섭(consilience)적 해법을 추구한다. ESG도 장기목표를 설정하고 전략의 기업 내 보급뿐 아니라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협력을 강조한다. 해외 기업들은 이를 위해 위원회 설치, TF 설치, 부서 간 협력체제 구축, 다양한 전문가 그룹과의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ESG 이행과 실천, 달성도 평가를 위한 도구를 파악한다.

SDGs와 ESG는 공허한 탁상공론이 아닌 다중 참여적 과정을 거치면서 더욱 활성화되고 발전된다는 특징을 보여준다. SDGs와 ESG는 구체적인 사회관계들의 실천적 네트워크로서 인간의 역사-사회적 활동 과정을 통해 인간 존재의 의식적인 성찰과 혁신, 실천에 의한 창조되는 구조로서 사회를 이해한다. 실용주의가 다양성, 인간중심적 접근을 강조하는 개방적인 태도를 권장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SDGs·ESG는 세계관과 가치론은 인간주의적 태도를 취하며, 여러 사상을 포용하고 흡수한다.

참고로 SDGs와 ESG의 3대 정책 키워드는 다음과 같다. 그것은 첫째, 지구 공동 대응과 로컬 차원의 실천적인 양립을 목표로 하는 사고와 행동을 의미하는 지구 규모(Global scale)이다. 둘째, 미래상 도달을 위해 필수적으로 구체적인 전략을 끌어내는 백 케스팅(back casting)이다. 이는 지속가능한 미래 모습에서 역산하여 현재의 대책을 찾는 것을 의미한다(우선순위 탄력적). 셋째, SDGs 전체 테마로서 단 한 사람도 아무도 남겨두지 않는다(Leave No One Behind, LNOB)이다.

ⓒChristian Kaden

미래는 포용·협치·전환의 세계관에 달려 있다

SDGs와 ESG의 공통점은 첫째, 누구도, 어느 곳도 소외하지 않는 포용(包容)이다. 둘째, 정부, 기업, NGO 등 주요 이해당사자들의 거버넌스(協治)라고 할 수 있다. SDGs와 ESG 접근법의 특징은 목표 기반의 거버넌스(governance through goals)라고 할 수 있으며, 이는 장기간 국제사회 협동의 원칙이었던 '규칙에 따른 통치'를 넘어서는 시도로써 '자율분산·협조형 협동'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다. 마지막으로 SDGs와 ESG의 세계관은 '지구의 한계(planetary boundaries)'를 인정하는 '지구 우선 세계관(Earth-First Universe)' 그리고 '누구도 소외하지 않는다(no one left behind)'라는 인권과 참여 원리에 근거한 '사회 포용 세계관(Socially Inclusive Worldview)', 그리고 바람직한, 지금보다는 다른 미래 사회를 지향하는 세계의 전환(transforming our world)을 추구하는 '전환 세계관(Transformation Worldview)'으로 칭한다. SDGs와 ESG는 이런 세계관과 함께 '공유된 책임'을 강조하며 만국, 만인에게 적용되는 보편성과 형평성을 요구하는 실천 세계관을 갖고 있다.

실용주의가 초자연성을 인정하지 않으며 '경험의 충만(充滿)'으로 표현되는 과학적 방법에 의거, 사회문제에 접근하는 것처럼 SDGs와 ESG도 시대와 상황의 변화가 새로운 문제를 낳는다라는 인식에서 출발하며 포괄적인 접근법, 다양한 데이터와 측정 가능한 방법론과 과학기술을 활용한다.

SDGs·ESG는 실천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시민사회를 포함한 국가, 광역, 지방 단위의 정부, 다자기관, 국제단체, R&D 기관의 공동행동이 필요하다는 것과 재정, 역량개발, 연구, 그리고 혁신을 포함한 모든 수준의 글로벌-국가-도시-기업 단위의 접근과 행동을 요구"한다. 그 이유는 좋은 정책의 기본은 과학적인 근거와 실무자의 전문성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SDGs·ESG 이행 실천은 과학적인 합당한 지식과 정확한 정보를 모으고 창조하며, 확산시키고 이 과정에서 투명성과 신뢰성을 높일 수 있다. 확보한 정보는 각 도시, 국가뿐 아니라 국제사회와 공유함으로써 현실 실정에 맞는 합리적인 의사결정도 이룰 수 있다.

실용주의가 말하는 과학적인 방법은 객관적인 자료(지표)에 기초한 실질적인 성과 도출, 문제 해결 과정에서 합리적인 비판 수용, 현실 변화에 따른 목표나 수단 재조정, 해결책의 지속적인 수정, 보완을 허용하는 점진주의를 견지하는 것을 의미한다.

SDGs와 ESG 이행 체계 구축의 핵심도 이러한 과학적 방법을 따른다. SDGs·ESG는 이행 전략 및 이행계획의 수립을 위한 진단과 성과를 판단할 수 있는 지표 개발을 중시한다. 이를 위해 ESG는 평가도구 및 감사도구, 관리도구, 커뮤니케이션 도구 및 보고 도구를 가지고 있다. 한국도 글로벌 기준에 부합한 국내기업과 평가기관이 공통으로 활용할 수 있는 ESG 가이드라인을 마련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SDGs도 국가-도시 차원의 이행·실천·평가·환류를 위해 글로벌 지표(Indicators)와 방법론을 탐구하고 국가 단위의 다양한 지표와 데이터 수집하고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다. SDGs와 ESG 지표는 1)분명하고 간단한, 2)합의에 바탕을 둔, 3)시스템에 바탕을 둔, 4)정보와 광범위하게 일치하는, 5)잘 확립된 자료 원천에서 구축된, 6)구성요소로 분해되는, 7)보편적인 등과 같은 지표 설정 원칙을 둔다. SDGs와 ESG의 구성과 주요항목, 평가지표는 과학과 실험, 탐구를 중시하는 실용주의와 접합되는 지점이다.

SDGs·ESG를 통해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가야 한다

SDGs와 ESG 이행과 실천 과정에서 국가와 도시는 위기와 기회, 번영을 중심으로 그 지위가 격상되고 있다. SDGs와 ESG 이행 원칙과 이행 전 과정에서 실용주의 철학의 특성인 이원론적 분리주의를 거부하는 현실주의, 학습과 경험을 통한 성장을 중시하는 역사주의, 다양성과 소통을 긍정하는 다원주의, 실험과 탐색을 중시하는 과학주의를 내장한 SDGs의 모범적 사례가 빠른 속도로 도시에 확산하고 있다. SDGs·ESG 창조성은 SDGs·ESG를 자신의 삶터에 적용하고, 이를 실천하는 동시에 모니터링(monitoring)하는 과정인 현지화(localizing ESG)로 구현되고 있다.

SDGs·ESG 현지화는 실용주의적 사회·기업 혁신의 구체적 방법론으로서 SDGs·ESG 이행과 실천에 작용한다. SDGs·ESG는 글로벌-국가-도시-기업, 환경·사회·경제의 통합적 관리, 도농 일체화, 물질문명과 정신문명의 조화, 경제건설과 국방건설의 융합을 촉진한다. 그 결과 개발 이익이 모든 지역과 집단에 공평하게 배분되는 효과를 창출한다. SDGs·ESG는 지역과 기업의 독특한 맥락, 자원, 도전, 기회를 바탕으로 설정, 기획, 이행되는 전략을 구사하게끔 안내한다. 전략 수행 과정에서 정부(지자체 포함)는 가진 고유의 권한을 SDGs·ESG를 통한 도시개발계획에 통합해 내고 지역사회 파트너십, 재원, 기술적 지원에 대한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

▲이창언 신경주대학교 SDGs·ESG 경영학과 교수.

[이창언 신경주대학교 SDGs·ESG 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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