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런하는 크리에이터는 모두 하고 있다는 이것
스트리머, 콘텐츠 소재 고민 적고 팬덤 형성에 유리
미스터비스트·아이쇼스피드·침착맨도 스트리머 출신
인기 얻으면 롱런하는 경우 많아…수익 모델도 다양
매일 방송해야 성공할 수 있어…사생활 공개 부담도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10년 이상 인터넷 상에서 유명인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사람들은 한 명도 빠짐 없이 라이브를 하고 있었어요. 제 아무리 스토리가 많은 사람도 결국엔 고갈이 돼요. 하지만 라이브는 시청자들이 하는 얘기에 응답하거나 게임을 하거나 하면 소재가 끊이질 않기 때문에 이걸 시작해 봤어요."
유튜버 육식맨이 최근 튜브가이드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고기 요리를 소재로 한 편집 영상을 주로 제작해 왔던 그는 올해 들어 라이브 방송 등 다양한 분야에 도전했다. 이렇게 크리에이터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시청자들과의 접점을 넓혀가는 것은 장기적인 생존과 성장에 대한 고민 때문이다.
육식맨의 말처럼 편집 영상을 주로 만드는 크리에이터들은 몇 년이 지나면 아이디어가 소진돼 어려움을 겪는다. 자신과 비슷한 소재를 다루는 경쟁자들도 플랫폼 내에 끊임 없이 유입된다. 시청자들의 취향과 콘텐츠 트렌드도 빠르게 바뀌기 때문에 유튜버가 롱런하기는 생각만큼 쉽지 않다.
그런데 라이브 방송을 주된 활동 영역으로 하는 '스트리머'의 경우에는 콘텐츠 소재에 대한 고민이 상대적으로 적다. 이들은 시청자들과 댓글창을 통해 실시간으로 대화를 나누고 의견을 반영해가며 방송을 진행한다. 시청자들이 콘텐츠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등 기획자의 역할도 하는 셈이다. 또 라이브 방송 진행 중 벌어진 재미있는 상황을 편집한 영상으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할 수도 있다.
스트리머의 또 다른 장점은 팬들과의 결합 강도가 강하다는 것이다. 긴 시간 동안 시청자들과 소통하고 사생활의 상당 부분까지 공유하기 때문이다. 또 라이브 방송은 스트리머 개인의 매력에 호감을 느끼고 찾아온 시청자들이 많기 때문에 한 번 팬층이 형성되면 상대적으로 오래 인기가 유지되는 편이다.
수익 모델도 다양하다. 크리에이터들은 주로 광고를 통해 수익을 거두지만, 스트리머들은 팬들의 직접적인 후원 비중도 상당하다. 충성도 높은 팬층을 보유하고 있어 굿즈 판매나 팬미팅 등 다양한 수익 활동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인기 유튜버의 상당 수는 스트리머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구독자 3억1000만명을 보유한 세계 1위 유튜버 미스터비스트(MrBeast)와 미국 젊은층 사이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아이쇼스피드(IShowSpeed)는 모두 스트리머 출신이다. 국내에서도 침착맨, 감스트, 오킹 등 유명 크리에이터들이 자신의 라이브 방송을 기반으로 콘텐츠를 만든다.
이제는 유튜브, 아프리카TV, 치지직, 인스타그램, 틱톡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라이브 방송을 하는 크리에이터들을 만날 수 있다. 헬스 유튜버 흑자헬스나 '꽈뚜룹'으로 잘 알려져 있는 유튜버 장지수는 최근 스트리머 활동을 병행해 성공한 케이스로 꼽힌다.
하지만 상당한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유튜버나 연예계 스타라고 할지라도 스트리머로 성공하는게 쉬운 일만은 아니다. 육식맨의 경우에도 치지직에서 라이브 방송을 진행해 상당한 반응을 이끌어냈지만, 전문 스트리머의 길은 사실상 어렵다고 판단한 상태다.
육식맨은 "라이브는 일주일에 5일 아래로 방송하는 사람은 인정해주지 않는다. 그리고 한 번 방송할 때는 5시간 아래면 쳐주질 않는다. 거기서 일류라고 하는 분들은 일주일에 최소 6일, 하루에 12시간씩 방송을 한다. 이걸 해낸 사람만이 메인에 들어가는 시장이다. 나는 유튜브 영상에 내 모든걸 걸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걸 키우는건 너무 힘든 일이었다."고 설명했다.
스트리머로 성공하려면 대부분의 시간을 방송을 위해 할애해야 한다. 꾸준함을 유지하지 못하는 사람은 생존하기 어렵다. 개인 크리에이터가 편집 영상 콘텐츠를 만들면서 라이브 스트리밍까지 병행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또 시청자들과 심리적 거리가 가깝다는 부분은 큰 단점으로 변하기도 한다. 스트리머의 팬이 한 순간에 악플러로 바뀌는 경우는 비일비재하다. 또 일상의 상당 부분을 시청자들과 공유하기 때문에 스토킹 등의 피해에 더 쉽게 노출된다.
여성 유튜버 A씨는 스트리머로 활동하다가 숏폼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전환한 경우다.
A씨는 "스트리머로 인지도가 어느 정도 생기면 다른 촬영이나 광고, 행사 참여 등의 기회가 많아지는데, 많은 팬들은 이렇게 다른 일정이 늘어나서 라이브 방송을 줄이게 되는 상황에 거부감이 있다. 극단적인 경우에는 팬이 안티가 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부 시청자들은 내 영상에서 얻어낸 단서를 이용해 사는 집을 찾아내고 실제로 찾아오는 분도 있다. 이사를 해도 내 동선을 추적해 다시 다시 찾아내는 경우도 있어 솔직히 두려웠다"고 덧붙였다.
라이브 방송은 팬들과의 친밀감을 형성하는데 매우 효과적인 수단이기 때문에 요즘은 크리에이터들 뿐만 아니라 연예계 스타들도 인스타그램 라이브 등을 통해 팬들과 만난다.
하지만 전업 스트리머로 성공하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다. 크리에이터 개인이 가지고 있는 능력과 자질에 따라 영상 제작이 더 잘 맞을 수도, 방송 진행이 더 어울릴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라이브 스트리망은 방송 진행 능력, 유머 감각, 게임 실력, 외모, 전문성 등 개인이 가진 매력을 시청자들에게 어필하기 가장 좋은 수단"이라며 "개인 경쟁력이 충분하고 꾸준히 방송을 진행할 수 있는 지구력이 있다면 스트리머가 잘 맞는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혼자서 영상 제작과 방송 진행 모두 잘 해내는 경우는 드물다"며 "자신의 캐릭터보다는 기획력, 아이디어, 편집 능력 등이 강점인 경우에는 일반적인 크리에이터가 더 잘 어울린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ah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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