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800만원 벌어도 생계 막막"…홍콩이 모셔온 인재들 근황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2024. 8. 19.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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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격한 두뇌 유출을 막기 위한 홍콩정부의 노력 덕에 상반기 홍콩 인구가 소폭 반등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전체의 32.3%는 월 평균 가구소득 5만홍콩달러(약 866만원) 이하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실제 홍콩 정부가 지난해 11월 실시한 조사에선 영입된 외부인재 중 취업에 성공한 인원의 54%만이 금융과 혁신산업, IT(정보기술) 등 업종에 종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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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정부 인재영입 프로그램 집중 실시…
22%는 취업 실패해 '소득 제로'
17일 홍콩 '헝그리 고스트 페스티벌'을 맞아 누군가 거리에 향을 피우고 음식물을 받아 놓았다. '헝그리 고스트 페스티벌'은 '귀신의 달'인 음력 7월, 지옥문이 열리며 나온 혼령들을 달래려 음식을 바치거나 가짜 돈을 태우는 관습으로 중국남부지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홍콩 등 주로 화교 문화권에서 많이 행한다. 그중 음력 7월15일은 우리는 '백중', 중국은 '중원절', 일본은 '오봉'이라 부른다./AFPBBNews=뉴스1

급격한 두뇌 유출을 막기 위한 홍콩정부의 노력 덕에 상반기 홍콩 인구가 소폭 반등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외부에서 유입된 인재의 20% 이상이 실업상태에 빠진 것으로 집계돼 이들의 호구지책 마련이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다.

19일 홍콩 인구통계국은 상반기 잠정 인구가 753만1800명으로 지난해 말 대비 0.1% 늘어났다고 밝혔다.

홍콩의 인구는 최근 감소 일로였다. 우선 자연증감분은 당연히 마이너스다. 최근 12개월간 홍콩에선 3만4400명이 태어났고, 5만2400명이 사망했다. 더 큰 문제는 홍콩을 떠나는 인구다. 이 기간에만 3만여명이 홍콩을 떠났다. 중국 정부가 홍콩에 간섭하면 할수록 홍콩의 고급 두뇌들은 홍콩을 등지고 영국 등으로 떠나고 있다.

중국 중앙정부와 홍콩정부가 이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쓴 효과가 있는 모양이다. 같은 기간 홍콩으로 신규 이주한 인원은 4만4000명. 출생과 사망으로 인한 자연감소분을 상쇄했다. 이 결과가 상반기 인구의 전년 말 대비 소폭 증가다.

홍콩정부는 고무된 분위기다. 홍콩정부는 "최근 다양한 인재유치 프로그램 등을 통해 총 4만여명이 홍콩에 입국했으며, 이들은 배우자와 자녀 등 부양가족 4만3000여명을 동반했다"고 자평했다. 특히 홍콩의 유명한 고급두뇌 유치 프로그램인 가오차이퉁(高才通) 프로그램이 절대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냥 좋아하긴 어려워보인다. 홍콩으로 온 인재 중 20% 이상이 여전히 실업 상태라는 점이 문제다. 가오차이퉁 인재봉사협회 및 교사연맹이 지난 7월 홍콩 이주 인재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597명 중 약 71.5%가 가오차이퉁 프로그램을 통해 홍콩에 왔고, 전체 597명 중 21.6%가 실업 상태였다. 소득이 제로라는 의미다.

이들 전체의 32.3%는 월 평균 가구소득 5만홍콩달러(약 866만원) 이하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의 평균 가구소득이 약 540만원으로 추정되는 만큼 적은 금액은 아닌 듯 보이지만 홍콩의 상황은 한국과는 다르다. 어지간한 가족이 살만한 비좁은 아파트 월세가 보통 500만원이 넘는 홍콩 물가를 감안하면 모셔온 고급두뇌 대접이라고 하기엔 부족하다.

또 전체의 약 35.6%는 5만~10만홍콩달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가오차이퉁 프로그램으로 홍콩에 온 인재들 사이에서도 수입 양극화가 벌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 홍콩 정부가 지난해 11월 실시한 조사에선 영입된 외부인재 중 취업에 성공한 인원의 54%만이 금융과 혁신산업, IT(정보기술) 등 업종에 종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가오차이퉁 프로그램의 상하이롱 창립회장은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일부 조사대상자는 홍콩에 막 도착해 아직 취업까지는 시간이 다소 필요한 상황일 것"이라며 "다만 이들의 상황을 정부가 이해하고, 기업과 연계될 수 있도록 돕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cheer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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