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펄 끓는 경남 바다...’수온 30도’ 웃돌며 양식장 ‘비상’
이어지는 폭염에 경남 통영시 앞바다 수온이 30도를 웃돌면서 어류양식 어업인들과 통영시, 경남도 등 지자체도 비상이 걸렸다. 고수온이 이어질 경우 어류 집단 폐사 사례도 늘어날 수 있어 관계 당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의 19일 수온정보에 따르면 경남 남해군~통영시 산양읍 연안의 수온이 29.8~30.1도까지 올랐다. 어류양식집산지인 통영시 산양읍 풍화리, 곤리도, 오비도 연안은 30도가 넘었다. 통영 두미도는 지난 16일부터 수온이 30도를 넘겨 19일에는 30.1도를 기록했다.
경남 남해에서 거제 해역까지는 이미 지난 16일 오후 2시부터 ‘고수온 경보’가 내려진 상태다. 고수온 경보는 28도 이상 수온이 3일 이상 계속될 때 발령된다.
통영시의 경우 전체 어류양식규모 1억2000만미 가운데 고수온에 약한 조피볼락, 광어 등이 절반수준에 이른다. 조피볼락의 경우 28도가 넘으면 폐사하고, 전복은 30도가 넘으면 위험하다.
이에 양식 어업인들은 피해를 줄이기 위해 면역증강제 투여, 산소발생기를 통한 산소공급, 양식장 차광막 설치, 가두리양식장 수심 이동 등의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통영시 연안은 가두리양식장 설치 해역이 수심이 깊은 14개소에서 전체 양식어류의 절반수준인 5000여만미를 양식하고 있어 남해군이나 거제시 연안보다는 피해가 상대적으로 덜할 전망이다.
거제시 연안에선 지난 16일 기준으로 어가 2곳에서 조피볼락(우럭)과 넙치 등 8000마리가 폐사했다. 또 14일부터 16일까지 거제 동부면 5개 가두리 양식장에서 우럭 치어 11만 마리가 폐사했다.
17~18일 주말동안 폐사된 사례는 어민들이 19일 신고를 접수해 20일부터 통계 자료가 나올 예정이다. 경남도 관계자는 “고수온이 이어질 경우 폐사 사례는 더 늘 수 있다”고 말했다.
거제 양식어류의 약 40%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우럭은 한대성 어종으로, 수온이 26도 이상일 때 움직임이 느려지면서 폐사가 시작된다.
경남도는 고수온 비상대책반을 운영하는 등 비상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도에서 운영하는 온라인 밴드에 기상 정보 등을 게시해 관련 사항을 어업인들에게 신속히 전파했다. 도 수산정책과 주관으로 도내 6개 해역에 현장지도반을 편성·운영하고 있으며 지난 14일에는 어업인, 전문가들과 합동으로 사천·남해·하동 지역을 점검했다.
박종우 거제시장 역시 지난 16일 동부면 가배리 가두리 양식장을 찾아 고수온 대응책을 논의했다.
박 시장은 “거제 양식어류 약 40% 비중을 차지하는 조피볼락은 수온이 26도 이상일 때 움직임이 느려지면서 폐사가 시작된다”며 “어려운 상황이지만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차광막, 산소발생기 등 고수온 대응 장비를 가동하고 사육밀도, 사료량을 조절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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