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폭염·폭우 '농산물 물가'에 충격"

남주현 기자 2024. 8. 1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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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후 변화가 농림어업과 건설업 등의 산업 생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분석 결과 이상기후 변화가 과거에는 산업생산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못했지만 2001년 이후 부정적인 영향이 과거(1980~200년)에 비해 크고 지속적인 것으로 파악했다.

다만, 물가의 경우 이상기후 충격은 영향력 크기가 작아진 반면 지속성은 상대적으로 긴 특성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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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후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BOK이슈노트'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28일 서울 시내의 한 마트에서 소비자가 사과를 고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후지 사과 도매가는 10㎏에 8만 4825원, 소매가는 10개에 3만 871원으로 전월보다 11.65%, 9.38% 각각 하락했다. 전년보다는 7.42%, 6.94% 각각 높은 가격이지만 조생종인 쓰가루(아오리)가 지난 11일 대구 군위 등에서 출하되기 시작하면서 하락세에 접어들었다고 밝혔다. 2024.07.28. ks@newsis.com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이상기후 변화가 농림어업과 건설업 등의 산업 생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다만, 최근 물가에 미치는 충격은 상대적으로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FTA(자유무역협정) 이후 농축산물 수입에 따른 대체 효과에 따라 인플레이션 영향이 줄었다는 분석을 내놨다.

한은은 19일 '이상기후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BOK이슈노트'를 발간했다. 작성자는 한은 전북본부 기획조사팀 정원석 과장과 이솔빈 조사역, 금융안정국 글로벌금융규제팀 조은정 조사역이다.

보고서는 지난해부터 글로벌 평균기온이 과거보다 매우 높은 편으로, 이는 국내 이상기후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의 이상기후 지표를 개발하고, 이를 통해 이상기후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분석하고 시사점을 도출했다.

분석 결과 이상기후 변화가 과거에는 산업생산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못했지만 2001년 이후 부정적인 영향이 과거(1980~200년)에 비해 크고 지속적인 것으로 파악했다. 최근(2001~2023년)의 경우 이상기후 충격이 산업생산 증가율을 1년 뒤 약 0.6%포인트 하락시킨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물가의 경우 이상기후 충격은 영향력 크기가 작아진 반면 지속성은 상대적으로 긴 특성을 보였다. 최근(2001~2023년) 충격 반응 정점 크기는 0.03%포인트로 기준기간인 과거(1980~2000년)의 0.08%포인트 대비 0.05%포인트 낮고, 지속 기간은 2개월 정도 길게 나타났다.

저자들은 이상 기후의 물가 영향력이 줄어든 점에 대해 2000년 초반 맺은 FTA 등을 통한 수입증대에 따른 농축수산물 관련 대체효과가 커짐에 따라 이상기후 변화가 가격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기 때문으로 추정했다.

FTA 관련 대체효과를 통제하기 위해 곽노선·임호성 'FTA의 물가 안정화 효과 분석(2017년)' 논문을 참고해 FTA 체결국과의 교역 비중을 활용할 경우 이전 결과에 비해서 인플레이션이 약 0.05%포인트 정도 상승하고, 지속기간이 3개월 정도 더 길게 나타났다.

이상기후의 품목별 물가 영향을 필립스 곡선을 통해 추정할 경우에는 2001년 이후 대부분의 이상기후가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력은 통계적으로 유의했다. 특히 식료품 및 과실의 영향력이 크게 나타나고, 2023년 중반 이후 이상기후가 물가에 미친 영향력이 확대된 현상이 관찰됐다.

베이지안 VAR 모델을 통해 산업별로 분해해본 결과로는 이상기후 충격은 농림어업 성장은 최대 1.1%포인트, 건설업은 최대 0.4%포인트 하락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지난해 이후 이상기후 충격은 인플레이션에서 약 10% 정도를 기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정 과장은 "2010년 이후 이상기후 현상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력이 통계적으로 유의한 가운데 식료품 및 과실의 영향력이 크게 나타났다"면서 "산업별 성장에는 농림어업과 건설업에 미친 부정적 영향이 컸다"고 말했다.

한편, 이창용 한은 총재는 최근 기자간담회를 통해 사과 값 폭등 등 농산물 물가 상승에 대해 통화·재정 정책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하며 "농산물 수입을 통해 근본적으로 이런 문제를 해결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농산물 수입과 유통 구조 개선 등 한은이 제안한 것은 정부가 이미 하고 있는 일이며 (한은의 분석은) 농업 분야의 특수성과 국가적인 측면은 고려하지 않고 물가 중심으로만 단선적으로 본 것으로 판단된다"며 반박해 대립각을 세웠다.

☞공감언론 뉴시스 njh3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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