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회장의 대담‧혁신‧포용 리더십…한국 양궁을 세계 최강으로 키웠다

원성열 기자 2024. 8. 19.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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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오른쪽)이 1일(현지시간) 파리 앵발리드에 있는 연습장을 찾아 양궁 3개 종목(여자개인·여자단체·혼성단체) 금메달리스트 임시현(왼쪽), 양창훈(가운데) 여자 양궁 대표팀 감독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제공 |대한양궁협회
2024 파리 올림픽에서 한국 양궁의 전종목 석권 신화를 이끈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의 경영 리더십이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다. 정 회장은 최근 글로벌 모빌리티 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업인 중 한 명이다.

최근 경영학계 등에서 꼽은 정 회장이 양궁을 통해 보여준 경영 리더십의 핵심 요소는 대담성, 혁신성, 포용성이다.

정 회장은 정주영 선대회장, 정몽구 명예회장이 구축한 양궁 발전 기반을 더 고도화시켜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대담함을 선보였다. 단기 성과에 치중하기 보다는 ‘한국 양궁의 중장기 발전’이라는 비전을 바탕으로 리스크를 감내하며 본질적인 경쟁력을 강화하는 담대한 행보를 이어갔다.

대한양궁협회의 공정하고, 체계적인 시스템은 이 원칙아래 더욱 공고해졌고, 지연이나 학연 등 파벌로 인한 불합리한 관행이나 불공정한 선수 발탁이 없는 철저한 경쟁 시스템이 확립됐다.

정 회장은 “공정한 경쟁과 함께 탄탄한 실력을 기반으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줬을 때 스포츠의 가치를 높이고, 사회에 선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혀왔다.

우수 선수 육성 체계도 강화했다. 가능성 있는 인재들을 미리 찾기 위해 2013년 초등부에 해당하는 유소년 대표 선수단을 신설해 장비, 훈련을 지원했다. 이를 통해 ‘유소년대표(초)-청소년대표(U16)-후보선수(U19)-대표상비군(U21)-국가대표’에 이르는 우수 선수 육성 시스템을 체계화했다.

파리 올림픽에서 양궁 3관왕을 차지한 김우진 선수는 ‘한국 양궁이 강한 이유’에 대한 외국 기자의 질문에 “체계적인 육성 시스템, 공정하고 깨끗한 양궁협회, 선수들이 필요로 하는 모든 걸 지원해 주는 정의선 회장”이라고 답했다.

현대차그룹이 개발한 슈팅로봇과 일대일 대결을 펼치고 있는 임시현 선수. 정의선 회장의 제안으로 현대차그룹은 모빌리티 R&D 기술을 적용한 훈련장비 및 훈련법을 개발해 양궁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사진제공 |대한양궁협회
글로벌 스포츠 환경 변화에 새로운 발빠르게 대응하며 최정상을 지켜가기 위한 정 회장만의 혁신성도 주목받고 있다. 2012년 런던대회가 끝난 직후 정 회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자동차 R&D 기술을 선수들 훈련과 장비 등에 적용할 수 있는 지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한양궁협회 회장사인 현대차그룹은 즉시 현대차·기아 연구개발센터를 주축으로 양궁협회와 함께 기술 지원방안을 협의해 나갔다. 대회 때마다 새로운 훈련 장비와 기술들을 적용했고, 이번 파리올림픽에서는 개인 훈련을 도와주는 로봇을 제공하는 등 혁신 기술의 도입에 앞장섰다.

또한 실전에서 겪을 다양한 상황을 사전에 파악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기술과 훈련법을 도입해 이에 대비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소음 속에서 집중력을 높일 수 있는 야구장·축구장 훈련과 실제 경기장을 재현한 연습경기장에서 실전보다 더 실전처럼 연습하는 한국 양궁의 대표적인 훈련 방식이 이렇게 탄생했다. 또한 도쿄대회 때부터 양궁경기에 ‘심박수 중계’가 도입되자 비접촉 방식으로 선수들의 생체정보를 측정하는 ‘비전 기반 심박수 측정 장비’를 선제적으로 도입해 사전에 대비하도록 했다. 발생 가능한 극한의 환경까지 예상해 모든 리스크에 대비하고 있는 것은 기업 경영과 다르지 않다.

선수를 비롯한 양궁인들과의 사려 깊고 진정성 있는 소통을 통해 조직 내 소속감 형성과 신뢰 구축을 이뤄내는 포용성을 발휘한 것도 큰 힘이 됐다.

임시현 선수는 “한국 양궁 대표팀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가장 큰 도움을 주신 분은 정의선 회장님이다. 정의선 회장님이 많은 지원을 해 주셨기 때문에 저희가 보다 좋은 환경에서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회장님이 저희에게 너무 고생 많았다고 말씀하시며 격려해 주셨다”고 진심 어린 감사를 표했다.

정 회장은 현장 경영을 중시하는데 양궁에서도 마찬가지다. 2005년 대한양궁협회장 취임 이후 주요한 국제대회는 모두 참석했다. 현장에서의 스킨십뿐 아니라 선수들이 마음껏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세심한 부분까지 구성원 개개인을 배려하고 존중한다. 이런 포용의 리더십이 한국 양궁을 세계 최강으로 이끌었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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