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무엇으로도 채울 수 없는 거대한 공백 남겼다”[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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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에서 알랭 들롱만큼 무자비한 프랑스 스타는 없다."
그와 동시대를 풍미했던 여배우 브리지트 바르도는 "그 무엇도, 누구로도 채울 수 없는 거대한 공백을 남겼다"고 슬퍼했다.
프랑스 영화 제작자 알랭 테르지앙은 "프랑스 영화사의 한 페이지가 넘어갔다"고 말했고, 배우 장 뒤자르댕은 "그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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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삶 흔든 기념비적 존재
프랑스영화 한 페이지 넘어갔다”
‘태양은 가득히’로 스타 반열
누아르 작품 주연 전형 확립
“스크린서 가장 무자비한 스타”
“스크린에서 알랭 들롱만큼 무자비한 프랑스 스타는 없다.”
무자비할 정도로 잘생긴 외모로 세기를 풍미했던 프랑스 배우 알랭 들롱이 18일(현지시간) 88세로 별세했다. 각계에서 추모 물결이 이어지는 가운데, 프랑스에선 대통령까지 나서 그를 ‘불멸의 존재’로 칭송하며 애도하고 있다.
AFP 등에 따르면, 그의 자녀들은 성명을 통해 “아버지는 자택에서 가족들에게 둘러싸여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사인은 발표되지 않았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X(옛 트위터)를 통해 “그는 잊을 수 없는 얼굴을 선보이며 우리의 삶을 뒤흔들었다”며 “프랑스의 기념비적 존재”라고 추모했다. 그와 동시대를 풍미했던 여배우 브리지트 바르도는 “그 무엇도, 누구로도 채울 수 없는 거대한 공백을 남겼다”고 슬퍼했다. 프랑스 영화 제작자 알랭 테르지앙은 “프랑스 영화사의 한 페이지가 넘어갔다”고 말했고, 배우 장 뒤자르댕은 “그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애도했다. 파리 남부 두시에 있는 그의 자택엔 추모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장례식은 오는 28일 파리 생 설피스 교회에서 가족장으로 진행된다.
고인은 1960년대 프랑스 영화 부흥기를 이끌었다. 르네 클레망 감독의 ‘태양은 가득히’(1960)는 그의 최대 히트작이다. 욕망에 가득 찬 강렬한 눈빛의 톰 리플리로 분한 그는 ‘세상에서 가장 잘생긴 남자’란 수식어를 평생 안고 살았다. 장 피에르 멜빌 감독과 함께한 ‘사무라이’(1967), ‘암흑가의 세 사람’(1970) 등에선 깃을 세운 트렌치 코트에 중절모를 쓴 고독한 남자로 나오며 누아르 영화 주인공의 전형을 확립했다.
그는 스타였지만, 분명 배우였다. 세계적 명감독과 꾸준히 작업했다. ‘로코와 그의 형제들’(1960), ‘레오파드’(1963)를 고인과 함께했던 이탈리아 거장 루키노 비스콘티는 “다른 배우를 써야 했다면, 이 영화들을 만들지 않았을 것”이라며 신뢰를 드러냈다. 또 다른 이탈리아 거장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의 ‘일식’(1962)에선 권태로운 현대 남성으로 인상적인 이미지를 남겼다.
어린 시절엔 가난과 싸웠던 고인은 스타가 된 이후엔 여성 편력과 그로 인한 불화가 끊이지 않았다. 그의 세 자녀가 동거녀였던 히로미 롤린을 고인 학대 혐의로 고소하기도 했다. 또 고인은 “말리누아(강아지 품종)로 환생하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강아지 사랑이 각별했다. 고인의 사망을 발표하는 성명엔 세 자녀와 함께 그가 키우던 강아지 이름이 나란히 놓였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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