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 잡아라"…트럼프 VS 해리스, 소셜미디어 주도권 싸움 치열
해리스 캠프, 25세 이하 SNS팀 전진 배치
인플루언서와 협업…트럼프 춤 5000만뷰
해리스, 정치 광고 대신 '10초' 영상 주력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소셜미디어에서 격돌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대선에서 인플루언서들과 협력하거나 짧고 임팩트 있는 영상을 더 강화하며 디지털이 더 익숙한 젊은 유권자 공략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SNS에서 오랜 경력을 쌓은 ‘베테랑’이다. 그간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자신의 메시지를 전파하고, 상대를 공격하며 많은 팔로워를 모아왔다. 지난 6월에 개설된 트럼프의 틱톡 계정은 첫 24시간 내에 270만명의 팔로워를 얻었으며, 현재 1000만 명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의 협력으로 엑스(옛 트위터)에 복귀하며, 소셜미디어에서 존재감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머스크 CEO와 함께 2시간 동안 진행된 인터뷰에서 100만명 이상의 청취자를 끌어모았다.
게다가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메시지를 직접적으로 자유롭게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을 극대화하며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들과 협업에 나섰다. 78세의 트럼프 전 대통령이 23세의 라이브 스트리머 아딘 로스와 협력해 춤을 춘 틱톡 영상은 5000만뷰를 기록했다. 유튜버이자 복서인 제이크 폴과 싸우는 자세로 포즈를 취해 1300만뷰를 얻었고, 유튜브 구독자 470만명인 로컨 폴의 팟캐스트 임폴시브에도 출연했다.
소셜미디어에서 큰 화력을 자랑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맞서 해리스 부통령도 자신만의 모멘텀을 만들어가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의 틱톡 계정은 바이든 캠프에서 인수한 175명 규모의 디지털 팀이 운영 중이며, 모두 25세 이하로 소셜미디어에 능숙한 이들로 배치했다.
특히 해리스 캠프는 단순히 전통적인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대신 소셜미디어가 주로 유머와 바이럴 콘텐츠로 소통되는 공간임에 착안해 밈과 대중적 트렌드를 활용해 트럼프에 맞선 신선한 이미지를 보여주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해리스 캠프는 최근 단 10초짜리 틱톡 영상을 공유했다. 해당 영상엔 “이제 앉아서 쉬면서 저녁을 즐기려는 순간, ‘귀에 거슬리는 성가신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는 오디오 클립을 사용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활주로에서 웃으며 아이들과 악수하는 장면에서 트럼프 진영의 비행기 “트럼프 밴스”를 비추며 긴장감 넘치는 배경음악이 깔린다. 이 영상은 트럼프 진영과의 대립을 직접적으로 드러내면서도 지나치게 공격적이기보다는 유머와 풍자를 통해 경쟁자를 비꼬는 전략을 사용한 것이다. 해당 영상은 2300만뷰를 기록했다.
해리스 캠프 측은 이러한 소셜미디어에서 활약 덕분에 올해 7월 Z세대의 기부가 6월 바이든 캠페인의 기부 대비 10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최근 소셜미디어 플랫폼들이 알고리즘 기반 추천과 바이럴 콘텐츠에 의존하게 되면서 해리스 부통령에게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팀 칼킨스 노스웨스턴대학교 켈로그 경영대학원의 마케팅 교수 “팔로워 수는 이제 더 이상 그리 중요하지 않다”며 “이제는 정말 매력적인 콘텐츠가 있으면 그걸로도 광범위한 시청자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부통령 후보들도 가세했다. 해리스 캠프는 지난 16일 러닝메이트인 팀 왈츠 미네소타 주지사를 위한 틱톡 계정을 만들었다. 2주 전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인 오하이오주의 J.D 밴스 상원의원이 유튜버 그룹과 함께 찍은 첫 번째 틱톡을 올렸다.
현재 여론조사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이 대체로 오차범위 내에서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다. 두 후보자 모두 온라인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며 각자의 지지층을 결집하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온라인에서의 열기가 실제 투표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2008년 버락 오바마 캠페인에서 소셜미디어 전략을 이끌었던 스콧 굿스타인은 “해리스 캠페인은 매우 신속하고 빠르게 대응하는 데 있어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들의 밈 문화 게임은 정곡을 찌르고 있으며, 많은 에너지를 끌어모으고 있다”면서도 “이제 문제는 ‘그 흥분과 열정을 투표로 전환할 수 있는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소현 (atoz@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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