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궁 신화' 정의선 리더십 주목한 경영계…'대담·혁신·포용'

배지윤 기자 2024. 8. 19.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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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파리올림픽에서 한국 양궁이 전 종목 석권을 이루면서 대한양궁협회장으로서 한국 양궁을 전폭 지원해온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양궁 대부'로 다시 한번 집중 조명을 받았다.

경영학계 등에서는 양궁을 통해 보여준 정 회장의 경영 리더십에서 가장 눈여겨볼 만한 요소로 △대담성 △혁신성 △포용성 등 세 가지를 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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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기적 비전 세우고 철저한 '능력 중심' 원칙하에 체계적 지원
비대면 심박수 측정기 등 기술 혁신 주력…선수·협회와 소통 통해 신뢰 구축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지난달 29일 파리 올림픽에서 홈팀 프랑스와의 결승전을 앞둔 남자 양궁 국가대표팀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의선 회장, 김우진 선수, 이우석 선수, 김제덕 선수(대한양궁협회 제공).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2024 파리올림픽에서 한국 양궁이 전 종목 석권을 이루면서 대한양궁협회장으로서 한국 양궁을 전폭 지원해온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양궁 대부'로 다시 한번 집중 조명을 받았다. 대한축구협회 등 다른 협회에서 벌어진 갈등 사태 등과 맞물리며 정 회장은 "축구협회도 맡아달라"는 기분 좋은 압박에 시달리기도 했다.

특히 업계 안팎에선 양궁 지원 과정에서 발견되는 정의선 회장의 리더십에 주목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정주영 선대회장·정몽구 명예회장이 구축한 양궁 발전 기반을 더 고도화해 단기적 성과에 연연하기보다는 대담하게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경영학계 등에서는 양궁을 통해 보여준 정 회장의 경영 리더십에서 가장 눈여겨볼 만한 요소로 △대담성 △혁신성 △포용성 등 세 가지를 꼽고 있다.

먼저 '한국 양궁의 중장기 발전'이라는 비전을 수립하고 리스크를 감내하며 단기적 성과를 넘어 본질적인 경쟁력을 강화하는 '대담성'이 특징이다.

정 회장은 공정한 선발 시스템으로 투명한 운영 원칙을 계승, 발전시켰다. 지연·학연 등 파벌로 인한 불합리한 관행이나 불공정한 선수 발탁을 차단했고, 국가대표는 이전 성적을 배제한 현재의 경쟁을 통해서만 선정된다. 말은 쉬워도 오랜 기간 밀어붙이기는 결코 쉽지 않은 원칙이다. 초등부에 해당하는 유소년 대표 선수단을 신설해 장비, 훈련을 지원하는 등 우수 선수 육성 시스템을 체계화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지난 1일 파리 앵발리드에 있는 연습장을 찾아 김문정 여자 양궁 대표팀 코치와 악수하고 있는 모습(대한양궁협회 제공).

글로벌 스포츠 환경 변화에 새로운 시각과 혁신적인 전략을 통해 빠르게 대응함으로써 최정상 위상을 확보하는 '혁신성'도 발견된다.

대한양궁협회 회장사인 현대차그룹은 현대차·기아 연구개발센터를 주축으로 양궁협회와 함께 기술 지원방안을 협의해 나가고 있으며 대회 때마다 새로운 훈련 장비와 기술들을 적용하고 있다.

세계 정상급인 선수들을 긴장시키는 수준의 실력을 갖춘 개인 훈련용 슈팅로봇, 선수 몸에 기기를 부착하지 않고도 멀리서 얼굴의 미세한 색상 변화를 감지해 심박수를 측정하는 비전 기반의 심박수 측정 장치 등은 모두 현대차그룹의 기술력으로 만들어낸 장비들이다.

파리 앵발리드 경기장을 재현한 진천선수촌 양궁 훈련장(대한양궁협회 제공).

이 밖에 선수를 비롯한 양궁인들과의 진정성 있는 소통을 통해 신뢰를 구축하는 '포용성'도 주목받고 있다.

정 회장은 직접 대회 현장을 찾아 선수들을 격려할 뿐 아니라 평소에도 종종 선수들과 만나 격의 없이 식사를 함께하며 소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선수 등 현장에서 실제 필요로 하는 지원을 제공할 수 있는 바탕이 된다.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양궁 선수들이 인터뷰마다 정 회장 언급을 빼놓지 않는 것은 의례적인 감사가 아니라 진심에서 나오는 표현이라는 게 양궁협회 안팎의 전언이다.

이번 파리올림픽에서 3관왕을 차지한 임시현 선수는 "한국 양궁 대표팀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가장 큰 도움을 주신 분은 정의선 회장님"이라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역시 3관왕을 차지한 김우진 선수도 "정의선 회장님이 머리는 비우고 시합은 즐기라고 하셨다. 그 말을 듣고 즐겼다"고 말했다.

장영술 대한양궁협회 부회장은 "디테일이 살아있는 정 회장 특유의 리더십에 수차례 감동했다"며 "정 회장이 최근 인터뷰에서 '선수들에게 내가 업혀 간다'고 말했지만, 오히려 양궁협회와 국가대표 선수단이 정 회장의 꼼꼼한 준비와 정성 덕분에 성적을 낸 것"이라고 말했다.

jiyounb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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