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 향방, 23일 ‘파월의 입’에 달렸다

2024. 8. 19.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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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증시는 지난주 미국 경기 침체 공포를 덜어내면서 올 들어 최고 주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번 주 증시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잭슨홀 미팅(경제정책 심포지엄)에서 9월 금리 인하와 관련해 어떤 신호를 보낼 지에 따라 방향이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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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국 재정·통화정책기조 가늠자
‘0.5%p’ vs ‘0.25%p’ 美 인하폭 촉각
“코스피, 9월 2750선 회복 시도” 전망
전문가 “저평가 반도체·車·기계 주목”
세계 중앙은행 총재들과 경제학자가 모여 통화경제정책을 논의하는 잭슨홀 미팅이 열리는 미국 와이오밍주 티턴국립공원 내의 잭슨홀. 사진은 만년설을 이고 있는 티턴산. [AP]

글로벌 증시는 지난주 미국 경기 침체 공포를 덜어내면서 올 들어 최고 주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번 주 증시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잭슨홀 미팅(경제정책 심포지엄)에서 9월 금리 인하와 관련해 어떤 신호를 보낼 지에 따라 방향이 결정될 전망이다.

파월 의장이 9월 금리 인하를 위한 분위기를 굳힐 것이라는 게 시장의 중론이지만 최근 반등한 주식 시장에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도 배제해선 안 된다는 진단도 나온다. 이에 전문가들은 실적 대비 저평가된 반도체·자동차·기계 업종을 중심으로 투자 전략을 짤 것을 조언했다.

▶“보름 만에 빠르게 정상화”=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뉴욕 증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작년 11월 초 이후 최고의 주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S&P500은 3.93%, 나스닥 지수는 5.29% 각각 올랐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도 2.94% 상승했다. 특히 S&P500지수는 올해 들어 16% 이상 올랐고 지난달 중순 기록한 역대 최고가까지 2% 정도 남긴 상태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시장이 2주 만에 빠르게 정상화됐다”며 “미국 리테일 자금 유입도 꾸준하다”고 했다.

지난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월드 지수도 작년 11월 초 이후 가장 큰 폭 상승했다. 일본 증시 토픽스는 7.9%, 스톡스 유럽 600지수는 2.4%. 한국 코스피는 4.2% 각각 올랐다. 코스피 지수의 경우, 지난 7월 기록한 고점까지 5.4% 남겨두면서 최근 하락 폭의 절반 이상을 복원한 상태다. ‘AI(인공지능) 대장주’인 엔비디아도 지난 5일 저점 대비 20% 이상 뛰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약 4주 만에 15선으로 내려오며 안정세를 되찾았다.

골드만삭스도 내년 미 경기 침체 확률을 25%에서 20%로 낮춰 잡았다. 골드만삭스는 16일 고객들에게 보낸 보고서에서 “다음 달 6일 발표되는 8월 일자리 보고서가 합리적으로 좋게 보인다면 침체 확률을 15%로 낮출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영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미국 소비자 물가는 예상치를 소폭 하회했고 소매판매는 예상치를 크게 상회했다”면서 “경기 침체 확률이 낮아지면서 시장의 회복도 계속될 전망”이라고 했다.

▶파월 의장, 잭슨홀서 금리 인하 힌트 주나=이번주 금융시장은 파월 의장의 23일(현지시간) 오전 10시 잭슨홀 연설에서 9월 금리 결정 관련 힌트가 나올지 촉각을 세우고 있다. 금융시장에선 연준이 9월에 0.25%포인트 내리며 금리인하를 시작할 확률을 75%로 보고 있다. 0.5%포인트 인하하는 ‘빅컷’ 전망은 25%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제를 선도하는 미국에선 10년 만기 채권 금리가 소폭 하락해 3.8% 후반대를 유지했다”면서 “이는 8월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금리 인하 신호가 나타날 것이란 전망을 반영한 결과”라고 했다.

향후 발표될 경기 지표도 금리 인하 폭을 가늠할 주요 변수로 꼽힌다. 7월 개인소비지출(PCE·8월 30일), 8월 고용보고서(9월 8일),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9월 11일) 등이 대표적이다. 임정은 KB증권 연구원은 “해당 지표들은 연준의 인하 속도에 대한 전망을 변화시키면서 시장을 흔드는 변수가 될 예정”이라며 “이번주는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와 FOMC 의사록, 중국 LPR 금리 결정 등 주요국 통화정책 이벤트가 몰려있는 만큼 9월 인하 폭을 가늠할 중요한 한 주가 될 것”이라고 했다.

▶“코스피, 반도체·자동차·기계 유망”=전문가들은 국내 증시도 9월 중 ‘블랙먼데이’ 이전 수준(2750선) 이상으로 회복할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최근 국내 증시가 급반등하며 과열양상을 띄는 만큼, 실적 대비 저평가된 업종을 담아야 한다는 조언도 많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다음 달 2750선 돌파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제한적인 반등이 나타날 것”이라며 “반도체·자동차·성장주(2차전지, 인터넷) 업종은 지난주 낙폭이 컸던 업종이자 바이드 노믹스 수혜 업종으로 해리스 트레이드 유입 시 반등 가능성도 커질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9월 금리 인하 시 단기적으로 증시 상승세가 약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간 금융시장에선 경기 둔화 우려와 고금리가 계속되면서 채권·부동산·경기민감 주식 등에 대한 투자 수요가 줄어들면서 AI 관련주로 매수세가 몰렸다. 하지만 금리 인하가 시작되면 AI에 쏠렸던 투자 수요가 분산되면 AI가 끌어올렸던 동력도 약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강대승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이제는 AI 주식의 상승 동력이 약해질 수 있음을 주의해야 한다”면서 “지금 당장은 금리 인하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채권 비중 확대 추천하고 9월 방향성을 잡고 주식 투자를 진행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유혜림 기자

fores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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