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10년 새 수출 증가율 중국·대만에 밀려

중국 54.8%, 대만 36.0% 늘었지만
10년 새 한국 수출액은 13.0% 증가에 그쳐

최근 10년간 한국의 수출 증가율이 중국·대만 등에 뒤처진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경제인협회는 19일 이런 내용의 ‘동아시아 주요 경쟁국 수출 경쟁력 분석’ 보고서를 펴냈다. 한국무역협회와 국제연합(UN) 통계 등을 토대로 한국과 중국·대만·일본 등 4개국의 수출액 추이를 짚어본 자료다.

이를 보면, 한국의 수출액은 2013년 5596억달러에서 지난해 6322억달러로 13.0% 늘었다. 같은 기간 중국은 2조2108억달러에서 3조4217억달러로 54.8%, 대만은 3051억달러에서 4148억달러로 36.0% 각각 증가했다. 지난 10년 새 한국의 수출액 증가율이 중국의 4분의 1, 대만의 3분의 1 남짓에 그친 셈이다.

이 기간 일본의 수출액 증가율은 한국·중국·대만 등 3국에 크게 못 미친 0.3%(7149억달러→7168억달러)였다. 엔화 약세로 달러화로 환산한 수출액 증가폭이 쪼그라든 영향이다.

이에 따라 전 세계 수출에서 한국 수출이 차지하는 수출 점유율도 2013년 3.0%에서 지난해 2.7%로 0.3%포인트 뒷걸음질했다. 같은 기간 중국(11.9→14.6%)과 대만(1.6→1.8%)이 각각 2.7%포인트, 0.2%포인트 올라간 것과 대조적이다. 일본의 수출 점유율은 2013년 3.8%에서 지난해 3.1%로 굴러떨어지며 한국과의 격차가 바짝 좁혀졌다.

전자기기·자동차·반도체·기계 등 주요 품목별로 보면, 지난해 한국의 전자기기 수출액은 대만에, 자동차 수출액은 중국에 각각 추월당한 상태다. 2013년까지만 해도 한국의 해당 품목 수출액이 더 많았으나 지금은 반대가 됐다는 얘기다. 예컨대 중국의 자동차 수출액은 2013년 585억5천만달러에서 지난해 1925억달러로 급증하며 한국(지난해 수출액 918억3천만달러)의 2배를 넘어섰다.

한경협은 “최근 10년간 한국과 중국의 자동차·반도체·기계 품목 수출 경합도가 올라가고, 대만과도 전자기기 및 반도체의 경합도가 상승했다”고 진단했다. 수출 경합도 상승은 두 나라 간 수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의미다.

박종오 기자 pjo2@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