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벌 해체 후 첫 자민당 총재 선거…日 차기 권력은 누구
일본 집권여당 자민당이 다음달 치러질 당총재 선거 일정을 20일 공시하기로 함에 따라 차기 권력을 둘러싼 경쟁이 본격화된다. 의원내각제인 일본은 다수당인 자민당의 총재가 총리가 되어 국정을 이끈다. 지난해 말 불거진 자민당 파벌 비자금 스캔들로 파벌 해체가 진행된 후 첫 당총재 선거라는 점에서 예전에 없던 혼전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선거 일정이 공시되면 후보자들의 움직임이 한층 활발해진다. 고바야시 다카유시 전 경제안전보장상이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닛케이는 “빨리 출마를 표명해 언론 노출을 늘려 지명도 부족을 보완해 간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가까운 의원들에게 출마 방침을 밝힌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20일 선거 일정이 확정되면 출마를 공식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1년 총재 선거 당시 높은 여론 지지에도 불구하고 당내 지지를 확보하지 못해 기시다 후미오 당시 후보에게 패배했던 고노 다로 디지털상은 일찌감치 출마를 기정사실화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총리 후보 1위로 꼽히는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은 22일 지역구 돗토리현에서 출마선언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 모테기 도시미쓰 간사장,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상, 가미가와 요코 외무상,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 등의 출마도 예상된다. 닛케이는 “후보자로 10명 이상이 거론된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관심을 끄는 건 비자금 파문으로 기존 6개 파벌 중 아소파를 제외한 5개가 파벌 해체를 선언한 상황이 이번 선거에 어떻게 작용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지금까지 총재 선거는 각 파벌별로 지지후보를 결정해 투표에 임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 때문에 여론 지지보다는 당내 역학관계가 투표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경우가 잦았다. 닛케이는 “파벌 해체로 각 의원들이 자신의 의향에 따라 움직이기 쉬워졌다”고 분석했다. 선거 결과가 기존 파벌 구도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난다면 자민당의 변화를 국민들에게 어필하지 못한다는 점도 자민당으로서는 고민이다.
도쿄=강구열 특파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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