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완충지대 조성 위해서”…러 본토 급습 이유 밝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를 기습해 러시아 남부 국경 지역인 쿠르스크를 장악한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8일 밤 연설을 통해 “침략자의 영토에 완충지대를 만드는 것이 쿠르스크에서 실시한 작전의 목적”이라고 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오른쪽). / AFP 연합뉴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는 토레츠크 근처에서 러시아 장비를 파괴하는 데 필요한 성과를 거뒀다. 우리의 주요 임무는 가능한 한 많은 러시아의 전쟁 잠재력을 최대한 무너뜨리고 최대의 반격을 실행하는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앞서 쿠르스크를 급습한 것이 우크라이나 북부 수미 지역을 포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 라고만 언급했다. 쿠르스크를 기습한 이유를 정확하게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6일 지뢰밭을 뚫는 것을 시작으로 기습 공격에 나섰고 러시아 국경을 넘는 데 성공했다. 뒤이어 우크라이나 장갑차가 러시아 국경을 넘어 방어선을 뚫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12일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영토 약 1000㎢를 통제하며 20여 개의 정착지를 침략했다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인정하기도 했다. 러시아 본토가 적군에 뚫린 것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앞으로 몇 주가 유럽, 미국 등 다양한 파트너들과의 외교적 노력을 결정지을 것”이라며 “우리는 이 전쟁의 정의로운 종식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범위를 늘렸고, 앞으로도 계속 확대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가 이번 가을에 이전보다 더 강하게 (러시아에) 들어가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서방의 지지를 호소했다. 우크라이나군이 장악한 러시아 영토를 유지하기 위해 인력은 물론 탄약, 군사 장비가 부족하다는 현실을 반영한 발언으로 보인다.

앞서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지난주 1000㎢ 규모의 러시아 영토를 장악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다만, 이 주장은 공식적으로 확인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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