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 열사, 서재필과 입헌정치·공화정 추구
▶ 이준 열사와 그 동지들 |
① 이준 열사, 기독교로 개종하다 ② 이준 열사, 서재필과 입헌정치·공화정 추구 (계속) |
서재필(1864〜1951)은 갑신정변이 삼일천하로 끝나자 1885년 5월 일본을 거쳐 미국으로 망명한다. 미국에서 서재필은 감리교로 개종한다. 이후 서재필의 독립운동은 기독교 정신에 입각한 민주적 정치개혁운동으로 이어진다.
서재필은 천신만고 끝에 1892년 컬럼비안 대학교 재학 중 가필드 병원(Garfield Hospital)에서 1년간의 수련의 인턴 과정을 거쳐 1893년 정식 의무 박사로서 의사면허를 받는다. 이후 서재필은 1895년 갑오경장때 김홍집 내각에서 중추원 고문으로 초빙돼 귀국한다.
귀국 직후 1895년 말 이준과 함께 계몽단체의 조직에 들어가 1896년에 협성회(協誠會)를 출범시킨다. 협성회는 결성 1년 만에 회원 수가 200명이 넘었고, 당시의 민족의식과 계몽사상 확산에 큰 영향을 주었다.
서재필과 협성회를 조직 중이던 1896년 2월 김홍집 내각의 갑오경장이 실패로 끝나자, 이준은 3월 말에 일본으로 건너가 1898년 9월 초까지 동경법률전수학교(와세다대학)에서 국제법을 배운다.
서재필은 신문물 견학을 위한 외국 유학의 중요성을 역설했고, 당시 대한제국에서는 대외 활동을 위한 국제법 전문가가 필요했다. 이준의 일본 유학은 그러한 서재필의 의사를 반영한 것이다.
이준이 한성을 비운 사이 협성회 조직은 완성돼 서재필을 중심으로 독립협회(1896년 7월 2일 창립)와 만민공동회(1898년 3월)가 탄생하는 진원지가 된다. 서재필은 독립협회를 통해 토론회와 강연회, 상소 활동, 집회 및 시위 등을 주도하며 민주주의와 참정권을 소개하고, 해외 유학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한편 전덕기는 독립협회의 운영을 위한 서무(庶務)가 되었고, 독립협회는 첫 사업으로 영은문을 헐고 독립문(1897년 11월 20일 완공)을 건립한다. 그리고 그 시기에 이준은 서재필에 의하여 독립협회 평의원으로 선출된다.
독립협회는 1898년 2월 21일 구국운동을 선언하고, 3월에 민중 토론대회로 '만민공동회'를 처음 개최한다. 한성부의 시민 소상인 지식인 일부가 참여했다. 그러나 독립협회의 개화사상은 대한제국 정부와 수구파의 견제를 받는다.
결국 서재필은 1898년 5월 대한제국을 떠나 다시 미국으로 들어가고, 서재필이 국내에 남긴 정치개혁사상은 같은 해 9월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이준의 향후 활동에 그대로 투영된다. 이준은 귀국하자마자 이름을 과거의 이선재(李璿載)에서 이준(李寯)으로 바꾸었고, 독립협회 평의원이 된다.
서재필이 대한제국을 떠난 이후 1898년 10월 만민공동회는 '관민공동회'라는 범국민적인 대회로 확장돼 10월 28일부터 11월 3일까지 서울 종로에서 대소관민을 모아 국정 개혁안을 결의한다.
특히 독립협회는 가두집회를 거부하고 독립관에서 개최하자는 개혁파 관료들을 설득해 10월 29일 종로에서 각종 사회단체와 일반 시민·학생 1만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관민공동회를 열어 민관 합동으로 '헌의육조(獻議六條)'라는 개혁 강령을 채택하도록 했다.
핵심 내용은 근대적 입헌정치의 실현이었다. 여기 관민공동회에서 이준이 연설한다. 초기에 부정적이던 고종도 이 강령을 재가하고 국정 개혁안을 담은 '조칙오조(詔勅五條)'를 내렸다.
그러나 왕을 폐위하려 한다는 수구 세력의 모함과 방해 공작으로 독립협회의 입헌정치개혁과 공화정은 끝내 좌절된다. 독립협회의 사상과 활동 방향은 독립협회가 해산된 이후 이준의 모든 언행과 활동에서 그대로 이어진다.
이준의 이러한 민간 활동 이면에는 서재필의 기독교 정신에 따른 개혁사상이 있다. 독립협회와 만민공동회의 애국운동은 초기의 기독교인들이 주도한 첫 번째 사회 및 정치개혁운동이었다.
△글쓴이 이양재(69) 선생=독립운동가 이병식 선생의 증손자로 (재)리준만국평화재단 이사장과 (사)한국고서협회 상임부회장으로 고서화감정가이다. 서지학과 회화사학자로 2009년부터 제주에 머물며 제주관련 고서도 수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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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CBS 박정섭 기자 pjs011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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