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교하던 여중생에게 흉기 휘두른 고교생 검거

스토킹하다 개학 날 범행 추정
피해자 아버지 등 스토킹 신고

안산상록경찰서 전경. /뉴스1

알고 지내던 여자 중학생을 스토킹하다 위해 의사까지 보여 정신병원에도 입원했던 남자 고교생이 등교하던 여중생을 둔기로 내리쳐 살해하려다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안산상록경찰서는 19일 살인미수 혐의로 고교생 A(16)군을 현행범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A군은 이날 오전 8시 16분쯤 안산시 상록구의 한 중학교 부근에서 등교하던 B(14)양의 머리를 둔기로 내려치고,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군은 인근 주민에게 제압됐으며, 출동한 경찰관이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B양은 피를 많이 흘린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이다.

경찰은 A군이 B양의 학교 개학일을 맞아 기다렸다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A군이 소지하고 있던 가방에서는 다른 흉기와 유서가 발견됐으며, 유서에는 과거 범행을 계획했다가 실패했다는 내용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지적장애가 있는 A군은 현재 B양이 재학하고 있는 중학교 출신으로, 과거부터 학교 선후배 사이로 알고 지낸 것으로 파악됐다. 또 이 사건 이전에 이들과 관련해 3건의 신고 이력이 확인됐다.

첫 신고는 지난 2월 4일 A군이 “1~2주 전 코인노래방에 함께 갔던 B양이 손등으로 내 중요 부위를 쳤다”는 내용으로 접수했다. 경찰은 진술의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보고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

지난 3월 31일에는 B양의 아버지가 “딸과 1년 전부터 알고 지냈다는 남학생이 딸의 거부 의사에도 불구하고 계속 따라다닌다”고 신고했다. 경찰은 B양의 아버지가 A군의 이름만 진술하고 연락처 등은 모른다고 말해 A군에 대한 직접 조사 등은 하지 않았으며, B양 측에 고소 절차 등을 안내하는 것으로 종결했다.

또 마지막 세 번째 신고는 6월 27일 A군의 학교 측이 학교전담경찰관에게 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A군을 위기 학생으로 관리하고 있던 학교 측은 “‘A군이 B양을 해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겠다’는 말을 했다”고 경찰에 알렸다. 이에 따라 학교전담경찰관은 B양에게 알리고 스마트 워치 지급 안내 등의 조치를 했다.

또 학교전담경찰관은 A군 부모와 협의를 거쳐 A군을 정신병원에 입원토록 했다. A군은 지난달 2일 병원에 입원했으나 20여일 만인 지난달 26일 퇴원했다. 경찰은 A군 측에 퇴원을 늦추라고 설득했지만, A군의 퇴원 의사가 강해 결국 퇴원하게 됐다고 전했다.

경찰은 이후 지난 13일 A군 측에 전화를 하는 등 모니터링을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A군은 경찰에서 “B양이 만나주지 않아 화가 났다”고 범행 동기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A군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통해 엄정 처벌을 할 것”이라며 “신고 처리와 조치에 문제가 없었는지도 살펴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