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자민당 총재 선거, ‘파벌정치’ 향방 가를까
고바야시 前경제안보상은 오늘 기자회견
비자금 스캔들 후 ‘아소파’만 잔류한 상황
50여 명 의원들 결속 통한 ‘수의 힘’ 의문
아소 “총재 선거 위해 파벌 탄생한건데···
파벌 없는 선거 해본적X 어찌될지 몰라”
일본 차기 총리를 결정지을 자민당 총재 선거를 한 달여 앞두고 유력 후보들의 출마 선언이 잇따르는 가운데 이번 선거가 그간 당 운영의 근간이 돼 온 ‘파벌정치’ 향방을 결정지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9일 아사히신문과 NHK 등에 따르면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총리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시바 시게루(무파벌) 전 자민당 간사장이 오는 22일 고향인 돗토리 현에서 공식 출마를 선언하는 방향을 조정 중이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20명의 추천인 확보가 거의 마무리 단계”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총재 선거에는 이미 10여 명의 후보가 출마 의사를 내비치거나 출마가 유력한 것으로 거론되고 있다.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하려면 당 소속 의원 20명의 추천을 확보해야 하는 만큼 후보자가 난립할수록 추천인 확보 경쟁은 더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당초 이시바 전 간사장은 당내 입지가 약해 여론조사 1위에도 불구하고 ‘20명을 모으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이시바 전 간사장에 앞서 고바야시 다카유키 전 경제안보담당상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출마를 공식 선언한다. 기자회견에서 당 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경제, 외교·안보, 헌법 개정 등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설명할 것으로 알려졌다고 NHK는 밝혔다. 이 밖에 기시다파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도 추천인 20명 확보가 조만간 마무리돼 가까운 시일 내에 공식 출마 선언을 할 계획이다. 기시다파 간부는 “총재 선거 일정이 20일 결정되면 이후 (출마를) 표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같은 파벌에서는 가미카와 요코 외무상도 출마 의지를 보이고 있다.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은 전날 요코하마시에서 열린 당 가나가와현 연합 기자회견에서 출마 여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판단하고 싶다”고 말했고,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전보장담당상은 같은 날 소셜미디어(SNS)에 출마 의지를 드러내는 글을 올렸다.
한편, 이번 선거는 기시다 후미오 총리에 의한 ‘파벌 해산’ 선언 이후 처음 열리는 총재 선거다. 자민당 총재 선거는 국회의원과 당원(당비 납부 일본 국적자)·당우(자민당 후원단체 회원) 투표로 진행된다. 1차 투표에서 과반을 획득하지 못하면 결선 투표에서 국회의원 비중이 커지기 때문에 당내 파벌 구도와 의원 간 이해관계가 중요하게 작용한다. 현재 유일하게 남아 있는 아소파의 동향과 영향력, 다른 (해체를 선언한) 파벌들의 재집결 여부 등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아소파의 경우 파벌 내에서 고노 다로 디지털 담당상이 출마 의향을 굳힌 가운데, 아소 부총재는 파벌의 단결을 통해 ‘수의 힘’으로 존재 의의를 보여주고 싶어한다. 아소파는 2006년 12월 15명의 소규모로 출발해 현재 54명의 규모로 성장했다. 비자금 스캔들로 각 파벌이 해산을 결정하기 전에는 99명의 아베파에 이은 제2 파벌로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그러나 현실이 녹록하지는 않다. 지난 2021년 총재 선거 당시 고노 디지털상은 아소 부총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출마를 강행했고, 파벌 내 핵심 인사들의 반발로 의원들의 개별 의사에 따르는 ‘자주 투표’를 결정한 바 있다. 고노 디지털상은 이번 선거를 앞두고 파벌 간부들과의 관계 개선에 주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거리를 두는 의원들이 적지 않다. 당내 유일한 파벌로서 세를 과시할 기회이기도 하지만, 정작 결속은 쉽지 않은 상황. 이에 아소 부총재는 주변에 “총재 선거를 위해 파벌이 탄생했는데, 파벌 없이 총재 선거를 해본 적이 없어서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속마음을 털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아사히는 “전례 없는 이번 자민당 총재 선거는 창당 이래 계파에 의해 지탱되어 온 당의 장래를 좌우할지도 모른다”고 전망했다.
송주희 기자 ssong@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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